지금 우리 교육

‘알파고 시대’ 우리 교육, 어떻게 나아가야 하나?

인공지능을 이끄는 진정한 리더의 길

류청산 교수(경인교육대학교)

2016년 3월에는 인류 역사상 중대한 전환점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 있었다. 다름 아닌 구글의 알파고와 인류의 자부심이라 할 수 있는 천재 바둑기사 이세돌과의 대국이라는 세기의 매치였다. 이 대국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4대 1로 완승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이제는 인문학 분야까지 인공지능이 점령하는 것은 아닐까? 일자리를 모두 빼앗아 가는 것은 아닐까?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은 아닌가? 등등의 걱정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알파고의 완승은 미래학자에게는 어느 정도 예견된 사건이었다.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에서 수학 및 컴퓨터과학과 전공교수로 활동하였던 빈지(Vernor S. Vinge) 교수는 1990년대에 저술한 자신의 저서에서 미래의 집단지성(Pack Intelligence)에 관한 언급을 한 바 있다. 이번 대국은 개인지성과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대결에서 집단지성의 완승이나 마찬가지다. 이러한 결과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인류를 대표하는 이세돌이 알파고를 이길 수는 없었을까?

우리 교육과정에는 없는 알파고 알고리즘

알파고를 제작하는 과정에 참여한 대부분의 프로그래머와 공학자들은 ‘승산비(Odds Ratio)’라는 개념을 기본 알고리즘으로 사용하였다. 이들은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실용적인 통계학을 공부하면서 승산비의 개념을 이미 체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 수학 교육과정에서는 승산비의 개념을 찾아볼 수가 없다. 이세돌은 학창시절에 승산비의 개념을 배운 적이 없다. 그렇기에 자신의 인지 능력에 기반한 가치 판단의 수를 둘 수밖에 없었지만, 알파고는 수학적 판단, 더 정확하게 말하면 승산비를 기본 알고리즘으로 활용하는 통계적 판단을 하였기 때문에 승률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퇴색된 의식 속에서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과 달리 구글의 관심은 승패보다 이번 대국을 통해 천재 이세돌이 펼치는 ‘사고의 틀’과 ‘인지 전략’을 스캐닝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번 대국을 통해 이세돌의 인지 구조를 학습한 알파고는 인공지능 진화의 시간을 상당 부분 앞당기는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언제쯤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추월할 것인가? 그리고 인류는 교육을 통해서 이러한 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방안을 모색해보기로 하자.

만물지능 시대…인간+기계 ‘하이브리형’ 인재상 요구

우선, “앞으로의 50여 년 동안 인공지능이 어떻게 발달해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인류가 리더십을 가지고 추구해야 할 인재상에 대해 정리해보면 아래 표와 같다.

* 출처 : 류청산(2011). 인류의 미래와 교육. 강현출판사, p.28.
~1999 2000~2030 2031~2060
Artificial Intelligence Machine Intelligence Non-Biological Intelligence
인지적 인재상 감성적 인재상 하이브리드형 인재상
Human Being Hyper-Human Trans-Human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은 계산 및 반복 수행 능력이 사람보다 탁월하다는 특징으로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이 상식으로 통하던 20세기에 적합한 용어이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은 기계와 융합(Convergence)되면서 인간의 인지능력을 위협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번 대국에서 충격적인 결과가 현실로 나타나게 되었다.

따라서 기계 지능(MI; Machine Intelligence)의 시대라 불리는 2030년 전후까지는 감성에 초점을 맞춘 인재상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2030년 이후 부터는 기계뿐만 아니라 식물, 동물, 인간과 같은 생명이 아닌 모든 사물들에 지능이 융합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러한 시대를 만물 지능(NBI; Non-Biological Intelligence)의 시대라 정의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기에는 인간과 기계가 융합되는 하이브리드형 인재상을 추구해야만 한다. 부연설명하자면 인공 지능을 탑재한 기계가 인간의 지적 신체적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체와 결합되는 ‘인간 중심의 하이브리드형 인재상’과 인간의 감성적 지능을 탑재하여 보다 인간적인 ‘기계 중심의 하이브리드형 인재’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므로 이 시기를 대비하기 위해서 교육은 하이브리드형 인재상을 추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시대, 인간이 기계보다 우수한 면 키워야

그렇다면 “우리 앞에 펼쳐질 미래의 변화를 감지하고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란 질문에 유용한 자료가 있어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

지성 감성 영성
상상력, 창조성, 발명 언어능력, 연역적 추리력 실시간 소통능력, 공감 능력
도덕성, 공정성 영성능력 사회적 존재

이 자료는 인간 지능이 기계 지능과 다른 점에 대한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의 10가지 질문에 기초하여 재구성한 것이다. 커즈와일의 10가지 질문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1. 기계지능은 프로그래밍이 되지 않은 시나리오를 만들거나, 소설과 같은 글을 창의적으로 써본 경험이 있는가? (상상력, the power of imagination)
  2. 기계지능은 창의적인 생각, 이론, 철학 또는 인류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원리나 법칙을 독자적으로 만들어 낸 적이 있는가? (지속성, 근원성, 창조성; sustained, original, ceative)
  3. 기술이 스스로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낸 적이 있는가? 다시 말하면 인간이 지금까지 생각해내지 못한 기계를 발명한 적이 있는가? (발명력, invention)
  4. 기계지능이 신조어나 문장을 만들어 낸 적이 있는가? (언어능력, original linguistic talent)
  5. 기계지능은 까다로운 사회문제나 범죄를 해결하고 복잡한 법적 문제에 대한 판결을 내린 적이 있는가? (연역적 추리력, deductive reasoning)
  6. 기계지능이 진심어린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란 표현을 한 적이 있는가? (인간과 컴퓨터의 실시간 소통, real time communication)
  7. 기계지능이 진심어린 마음으로 ‘유감입니다.’란 표현을 한 적이 있는가? (감성지능의 공감능력, sympathy)
  8. 기계지능은 프로그래밍이 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양심에 입각하여 독자적으로 일을 처리한 적인 있는가? (도덕성/공정성; ethics/sense of justice)
  9. 기계지능이 종교적 또는 영성적 경험, 예수 공현, 발명의 기쁨 표현, 즉흥적인 기도, 신앙심, 경외심을 표현한 적이 있는가? (영성능력, human spirituality)
  10. 기계지능이 자발적으로 다른 존재들과 거래하거나 사회활동을 한 적이 있는가? (사회적 존재로서의 사회, 경제, 정치 활동 참여에 관한 질문, social being)

위에 제시된 10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모두 ‘예’가 되는 날을 커즈와일은 기계지능이 인간 지능에 도달하는 특이점(Singularity)이 될 것이라 하였으며, 이를 2045년쯤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10가지 질문에서 우리는 한시적으로나마 인간이 기계보다 우수한 특질(Soft & Hard Skills)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을 정리한 것이 위의 표이다. 따라서 청소년들을 인공지능의 리더로 키우기 위해서는 위의 표에 제시된 역량을 어떻게 배양할 것인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 시대, 상호협력 교육이 필요해

인공지능을 만들어가는 이유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 않는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만 하면서 살고자 하는 생존본능의 기본적인 욕구’에 있다고 가정할 경우에는 인류에게 ‘축복’이지만, 기계가 인간에게 불복종하게 되는 상황이 예기치 않게 발생한다면 그것은 곧 ‘재앙’이 될 것이라는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들의 불복종 보다 인간을 증오하는 특정 소수의 인간들을 기계지능보다 더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미래세대에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기계도 학습을 하기 때문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서, 거짓말과 권모술수가 능한 모습을 인간이 계속해서 기계지능들에게 보여준다면, 이것 또한 기계들이 학습하게 될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우리가 우려한 대로 기계에 의한 재앙의 시대가 시작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권모술수를 학습한 기계가 인간을 역공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재앙을 축복으로 바꾸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우리 사회가 신뢰와 투명 그리고 정직하면서도 서로를 인정해주는 상호 협력적인 모습을 청소년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교육은 인공지능을 이끄는 진정한 리더의 길을 청소년들이 걸을 수 있도록 안내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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