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탐방

모두가 행복한 학교…해답은 수업에

서울가재울초등학교의 학년별수업협의회

글. 채의병 / 사진. 이승준 / 사진제공. 서울가재울초등학교

수업을 통해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서울가재울초등학교의 학년별수업협의회에서 논의되는 이야기들이다.
더 좋은 수업을 위해 기꺼이 아이의 눈높이에서 수업을 바라보고, 고민하며 개선방안을 모색해가는 서울가재울초등학교의 선생님들을 만났다.

학교 혁신은 곧 수업 혁신이다

서울가재울초등학교(교장 오종열)는 2016년 3월 서울형혁신학교로 개교했다. 새로 시작하는 학교이니만큼 모든 것이 새롭고 선생님들 또한 의욕적이다. 하지만 만사가 의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법. 오종열 교장 선생님은 교육에 대한 깊은 고민과 칸막이 없는 소통을 지속적으로 이어온 결과 수업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한다. 수업이야말로 학교 혁신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교사와 학생이 수업을 통해 서로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 선생님들이 함께 머리 맞대고 고민한 서울가재울초등학교의 모습입니다. 이를 위해선 수업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요. 초등학교는 한 선생님이 여러 과목을 담당합니다. 그렇다 보니 연구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지요. 교사들 간에 서로 공유하는 과정이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 서울가재울초에는 교원학습공동체가 유난히 많다. ‘감각체험중심교육과정연구회’ , ‘교육독서토론’ , ‘문학연구회’ , ‘발도르프연구회’ , ‘음악수업연구회’ , ‘체육수업연구회’ , ‘학교문화연구회’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가재울초 교원학습공동체는 우리 시대 초등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사회 변화에 부응하는 학습관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에 알맞은 교육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는가? 등등의 교육 이슈를 끊임없는 소통과 토론으로 빚어가려는 노력이다. 예컨대 발달단계에 따라 교육과정이 세심하게 배려되어야 하는 초등 교육 과정에 발맞추어 감각체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거나, 음악과 체육 등을 생활에 밀착시키고 즐겁게 향유할 수 있는 방안들도 연구한다. 학습공동체로 부족한 전문적인 지식은 연수와 소규모 워크숍을 통해 부족함 없이 채우고 있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수업이 보인다

‘학년별수업협의회’의 목표는 단 하나다. 바로 ‘수업 혁신’이다. 서울가재울초 교원학습공동체 중에서 ‘학년별수업협의회’가 유난히 눈길을 끄는 이유는 독특한 수업참관 방식 덕분이다. 기존의 수업참관이 일률적인 체크리스트를 통해 수업을 평가하는 방식이었다면, 서울가재울초는 자율장학방식으로 수업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이를 스스럼없이 공유하기 때문이다. 손명선 수석 선생님은 정형화된 평가보다는 수업의 본질을 꿰뚫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면 수업의 외적 형태나 결과에 주목하여 피상적으로 관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수업의 핵심을 파악할 수 없어요. 관점과 방법이 달라져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아이의 눈으로 수업 대화’를 하곤 합니다. 교사들이 서로의 수업을 ‘맥락’으로 파악하여 학생이 무엇을 경험했느냐에 대해 수업 대화를 나누는 것이죠.”

‘아이 눈으로 수업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수업참관 중 집중 관찰할 학생을 선정하는 게 중요하다. 미리 교사의 추천을 받을 수 있는데 아이가 경쟁적이다, 산만하다, 조용하다는 등 이유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참관자는 수업자가 선정한 아이를 선입견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관찰하면서 상황이 드러나게 구체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학생의 경험 내용, 의도, 관점 등을 상상하면서 기록한다. 그러고 난 후 수업을 한 교사와 참관 교사간의 수업대화가 이루어지고 학년별수업협의회에서도 다시 한 번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손명선 선생님은 교사가 아이 눈으로 수업을 본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며 여러 번 훈련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인다.

“수업을 참관한 교사들이 무척 놀라워했어요. 이전까지 체험하지 못한 수업이었다고요. 아이의 입장에서 느끼는 수업의 어려움, 즐거움을 함께하면서 수업에 대한 관념이 깨어지고 새로운 세상과 마주한 느낌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형식은 쉽고 혁신은 어렵다. 서울가재울초는 혁신이라는 길을 걷는 데 주저함이 없다. 교사가 변하면 학생이 변한다는 믿음으로 개교 1년 차를 알차게 보내고 있는 서울가재울초등학교의 모든 혁신을 응원한다.

“아이들에게 더 좋은 수업을 해주기 위해 오늘도 역량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학년별수업협의회 장명영 선생님

자발적인 교원학습공동체가 없던 시절부터 동료 교사들과 수업재구성 등 교육과정을 연구해왔다는 장명영 선생님. 동료 교사와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고 생각을 발전시켜나가는 과정 속에서 교사로 한층 더 성숙해짐을 매일 느끼고 있다.

“개인의 노력으로 학급을 운영하는 건 가능해요. 하지만 그 이상으로 나아가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교원학습공동체는 교사들 간 수업자료, 방법 등을 논의하는 데 그치지 않아요. 이를 통해 학교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방향과 힘을 얻어가는 자리입니다. 1학기 때 교육과정을 재구성했는데 처음이라 생각한 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았어요. 의욕은 많았지만 막상 하면서 부족한 부분들이 드러나서 당황하기도 했죠. 구성원의 역량을 더 키워서 준비를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수업을 하다보면 교사의 개인적 특성이 많이 드러나요. 교원학습공동체를 하면서 다른 교사들의 조언을 받고 단점을 보완하고 놓친 부분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더 좋은 수업을 해주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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