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의 수다

정보와 수다 사이…당신의 반톡방은 어디에?

반톡방에 대한 학부모들의 솔직한 이야기

정리. 이중기 / 사진. 이승준

‘반톡방’에 한 번이라도 들어가지 않은 학부모는 드물다. 각 반의 학부모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반톡방은 어느덧 특별한 문화가 아닌 보편적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하지만 장점만큼 단점도 만만치 않다는 게 문제다. 반톡방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양천구 혁신교육지구 학부모분과 학부모들이 모였다. 반톡방,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 김연혜, 박혜화, 장지연, 이연희, 김희진, 이상은 씨 (왼쪽부터)

“정말 카톡은 이틀 지나면 내용 폭파 이런 기능 좀 있었으면 좋겠어요. 카톡 대화가 법원에서 증거로 인정되기도 했잖아요. 그만큼 카톡이 지니는 힘을 무시할 수 없다는 거예요.”

장지연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학교에 보내고 있다. 현재 혁신교육지구 학부모분과에서 활동 중이며 동네에서 독서토론회를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 대화는 사람의 표정이나 제스처 같은 것도 언어의 일부로 여겨지잖아요. 온라인 대화는 오직 텍스트로만 대화해야 하니까 오해의 소지가 있어요.”

박혜화
성인 자녀 한 명과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키우고 있는 학부모. 혁신학교에 아이를 보내면서 자연스레 혁신교육지구 업무를 함께하기 시작했다. 현재 혁신교육지구 학부모 분과위원이다.

“회사에서 와이파이가 안 잡히는 곳도 있고, 업무로 바쁘면 일일이 확인하고 댓글 다는 게 쉽지 않을 테니까요. 그래도 알고 싶은 정보가 있다면 이전 대화를 확인해보는 성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연희
고등학교 2학년 자녀를 키우고 있다. 작년에 인문학 아카데미에 첫발을 내디딘 후 지속적으로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함께 해오고 있다. 현재 혁신교육지구 학부모인문학아카데미 시즌2를 함께 준비 중이다.

“말이 어투나 뉘앙스가 있잖아요. 반톡방에선 그게 전달이 안 되니까요. 오해 사기가 쉽죠.”

김희진
10살과 9살 연년생 딸을 키우고 있다. 올해부터 초등학교 운영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혁신교육지구 학부모분과에서 실시하는 인문학 아카데미 시즌 2를 준비 중이다.

“온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게 해결책이 될 수 있어요. 가끔은 온라인에서만 이야기하지 말고 오프라인에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것 정말 필요합니다.”

김연혜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두고 있다. 뒤늦게 학교에 대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현재 양천구 혁신교육지구 학부모분과장으로 학부모 교육과 활동을 위해 노력 중이다.

“사실 반톡방에 안 들어와도 돼요. 요즘 학교들은 웬만하면 다 스마트폰 앱이 있어요. 학교 관련 공지가 다 앱에서 확인 가능하고요. 심지어 가정통신문도 확인할 수 있거든요. 그런 기능은 사용 안 하면서 왜 나한테는 공지 전달 안 해?라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거죠.”

이상은
모두 세 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다. 위로 둘은 성인이 됐고 막내가 아직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학교에서 학교폭력 자치위원회에서 활동 중이고 학부모자치 독서 동아리 모임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현재 혁신교육지구 학부모분과위원으로 참여 중이다.

반(단체) (카)톡방을 아시나요?

아이가 3학년이 되고 나니 반톡방 대화도 부쩍 줄었어요.

1학년 때는 활발하고 해가 갈수록 대화 빈도가 줄어드는 거 같아요.

저도 아이가 1학년 때 활발했던 거 같아요. 반대표 엄마의 성향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고요.

엄마들 성향도 영향이 있죠. 반대표가 전체공지를 띄우면 숫자는 빠르게 사라지는데 답변은 그만큼 없기도 하잖아요.

눈팅만 하는 거죠.

고등학교도 반톡방이 있나요?

그럼요. 학부모 총회를 하면 개인정보동의서를 쫙 돌려요. 거기 사인을 하면 반톡방에 가입하겠다는 뜻이에요. 고학년으로 갈수록 공지 위주고요. 저학년으로 가면 수다 위주가 되는 거 같아요.

몇 년 전만 해도 반톡방은 지양하는 추세 아니었나요? 당시 담임 선생님이 반톡방 때문에 분란이 일어난다고 아예 만들지 말라고 하셨던 게 기억이 나요. 그런데 지금은 반톡방에 가입하는 게 자연스러워진 것 같아요.

중·고등학교도 반톡방이 활성화돼 있군요. 초등학생은 반대표에게 매번 물어보기 미안하니까 ‘알림장 한 번만 찍어줘’ , ‘내일 준비물이 뭐야?’ 등등을 물어보곤 하거든요.

중·고등학교도 똑같아요. 전달사항을 애들이 다 말해주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남자 아이들 엄마가 더 열심히 물어보시는 거 같아요.(웃음)

하지만 그거 아시죠? 중요한 정보는 절대 공유 안 하는 거.

맞아요. 특목고나 자사고는 첫아이 때는 기본적인 정보도 알기 어려워요. 첫아이 때는 그래서 작은 정보 하나가 감사하죠. 셋째까지 보낸 저는 이젠 무감각합니다.

초등학교에서는 소풍 따라가는 엄마가 있어요. 그 엄마들이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기도 해요. 그게 반응이 참 좋아요. 근데 꼭 눈팅만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공지를 위해 들어왔는데 너무 쓸데없는 내용이 올라온다고 생각해서 불편해하는 분들이 더러 계시죠.

불편하면 나가면 되는데 나가지도 않아요. 내용이 궁금은 하거든요.

그게 문제예요. 눈팅만 하는 거죠.

밴드는 장이 퇴출시키면 못 들어와요. 근데 카톡은 그게 안 되잖아요.

또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 정보를 주고 너무 생색 낼 때 있지 않나요?

사실 답변 안 보내는 건 안 얄미워요. 생색 내는 게 더 얄미운 것 같아요.

반톡방 예의가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아직까진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오해는 오해를 낳는다! 반톡방 이용 노하우

근데 카톡이랑 밴드랑 어떤 쪽이 더 편하신 것 같나요?

카톡은 일방통행이죠. 글 삭제도 안 되고요. 밴드는 글 삭제가 가능하잖아요.

밴드가 카톡보다 공공성을 띠는 것 같아요.

카톡은 나중에 초대되면 이전 대화 내용을 몰라요. 밴드는 앨범을 만들면 나중에 들어와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글 지우는 거 중요하죠. 밴드는 방장이 폐쇄할 수가 있어요. 근데 카톡은 방장이 방을 나가도 방은 유지돼요. 게다가 카톡은 글을 못 지우니까 말 한 마디를 더 조심해야 돼요. 계속 남아 있으니까요. 글을 한 번 잘못 써서 두고 두고 회자되는 경우도 여러 번 봤어요.

말이 어투나 뉘앙스가 있잖아요. 반톡방에선 그게 전달이 안 되니까요. 오해 사기가 쉽죠.

오프라인 대화는 사람의 표정이나 제스처 같은 것도 언어의 일부로 여겨지잖아요. 온라인 대화는 오직 텍스트로만 주고받아야 하니까 오해의 소지가 있어요. 그래서 저도 누가 카톡을 보내면 꼭 물결무늬를 넣어요. 행여나 오해 살까 봐요.

저도 이모티콘을 써요. 그런데 이모티콘도 잘못 보내면 오해를 사기도 하지 않나요?

시의적절한 이모티콘을 써야지 엉뚱한 것을 쓰면 되레 오해를 사요. 이모티콘도 신중하게 써야 할 것 같아요.

쓰고 나서 보니 오타가 있을 때도 있죠. 그럴 때는 너무 민망하기도 해요.

그래서 저는 미리 메모로 써보고 그 다음에 복사로 붙여넣어요. 시간이 걸리지만 실수하지 않으려고요.

정말 카톡은 이틀 지나면 내용 폭파 이런 기능 좀 있었으면 좋겠어요. 카톡 대화가 법원에서 증거로 인정되기도 하잖아요. 그만큼 카톡이 지니는 힘을 무시할 수 없다는 거예요. 파급력이 있으니 공연성도 생긴다는 논리로 법원에서도 증거로 인정했다고 하더라고요.

맞아요. 카톡은 ‘교육’해야 해요. 단톡하면서 왕따시키고 학교폭력으로 번지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그게 애들만의 일은 아니에요.

어른들도 함부로 말하고 인격모독도 서슴지 않는 분이 꽤나 많아요.

숫자 1이 없어졌는데 대답 없을 때도 참 그래요.

아, 저도 한동안 몰랐는데 그게 안 읽은 사람 숫자라고 하더라고요.

차라리 몰랐을 때가 더 좋았던 거 같아요. 분명히 글을 읽었는데 답장이 안 오면 민망하기도 해요.

맞아요. 메시지를 밤 늦게 확인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럼 때때로 너무 늦어서 안 보낼 때도 있거든요. 그럴 때 오해가 생기기도 해요.

그렇다고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죠.

좋은 점이 많죠. 공지를 알리는 사람 입장에선 일일이 다 전화하려고 하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죠. 근데 그거 말고 수다의 기능이 점점 강화되니까 문제가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반톡방 거부하는 엄마도 제법 많아요.

따로 개인적으로 문자 달라는 엄마도 있고요.

맞아요. 아직 스마트폰을 안 쓰는 엄마도 계세요. 그럼 반 대표가 너무 불편해져요. 사실 반톡방에 안 들어와도 돼요. 요즘 학교들은 웬만하면 다 스마트폰 앱이 있어요. 학교 관련 공지가 다 앱에서 확인 가능하고요. 심지어 가정통신문도 확인할 수 있거든요. 그런 기능은 사용 안 하면서 왜 나한테는 공지 전달 안 해? 라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거죠.

그걸 주임 선생님이 업로드하는데요. 정기적이지 않아요. 지난 연휴에는 2주 치가 한꺼번에 올라오기도 했어요. 반톡방에 가입하지 않을 수가 없는 거죠. SNS도 이제는 교육이 필요해요.

직장 다니는 엄마들한텐 반톡방이 정말 유용해요.

우리나라가 아파트도 그렇고 칸막이 문화가 심해요. 그래서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단톡방은 정말 필요한 문화라고 생각해요. 반톡방도 그중 하나고요.

근데 우리야 카톡을 낮에도 하지만 맞벌이 하시는 분들은 카톡 확인이 쉽지 않아요.

저 스마트폰 잠시 놔두고 어딜 다녀왔는데 2박 3일간 카톡이 수백 개가 와 있더라고요.

톡 핵폭탄이 떨어진 거죠.(웃음) 근데 직장맘 중에 어떤 분은 이전 대화 내용을 안 읽어보고 질문해요. 찾아볼 생각을 안 하시는 거죠. 그것도 한밤 중인 10시, 11시에요.

저는 조금 이해해요. 회사에서 와이파이가 안 잡히는 곳도 있고, 업무로 바쁘면 일일이 확인하고 댓글 다는 게 쉽지 않을 테니까요. 그래도 알고 싶은 정보가 있다면 이전 대화를 확인해보는 성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녁 8시 이후로는 SNS 하지 않기라는 운동도 있나 봐요?

저는 진짜 공감해요.

아, 정말요? 저는 반대입니다.

저는 12시까지는 허용해야 된다고 봐요.

시간을 정하는 게 우습다고 생각해요. 무음으로 해놓고 나중에 확인해도 되잖아요. 오프라인으로 일일이 다 만나지 못하니까 실시간으로 소통하자는 의미로 SNS가 생긴 건데 이를 제대로 활용해야죠. 한밤중 새벽 3시, 4시면 어떤가요? 잘 때 무음으로 해놓는 게 매너죠.

어느 때나 소통할 수 있는 건 좋은데 저는 카톡을 다 확인하고 잠이 드는 성격이거든요. 그러다 보면 날밤 새우는 날도 종종 있어요.

SNS 매너도 좋지만 사용법도 교육해야 될 것 같아요.

그렇네요. 우리 학부모분과잖아요. 학부모 연수안에 미디어 활용 팁이나 미디어 활용매너 교육 프로그램을 넣어보는 건 어떨까요? 일단 우리부터 배워야 할 것 같고요.

그거 아이디어 좋은데요? 무엇이든 장점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단점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봐요. 사실 단톡방에서 말 몇 마디 나눠보면 인성이 보이기도 하거든요.

기분이 상하는 포인트도 각기 다르니까요.

맞아요. 어떤 분은 카톡 프로필만으로도 기분이 상하기도 하신데요. 예를 들면 하와이 사진 올려놓고 ‘하와이 또 가고 싶어’ 이런 거 올려놓으면 괜히 기분이 상한다는 거예요.

원래 페이스북이 미아찾기 등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많은 이들에게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급속도로 확산되었다고 알고 있어요. 이런 게 SNS의 순기능이 아닐까 싶은데요. 반톡방도 그렇고 본래의 순기능을 찾는다면 지금 말씀하시는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활용법도 알아야 하지만 예절도 정하는 게 시급해요.

그럴 때는 온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게 해결책이 될 수 있어요. 가끔 보면 애들 싸움이 어른싸움이 되기도 하잖아요. 애들 문제 때문에 집은 물론이고 심지어 길거리에서까지 싸운다고들 해요. 정작 아이들은 벌써 화해하고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말이지요. 가끔은 온라인에서만 이야기하지 말고 오프라인에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것 정말 필요합니다.

저희처럼 말이죠?

(일동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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