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토론은 민주시민의 첫걸음

선거권 연령 하향 및 학교민주시민교육 토론회 참가자 인터뷰

이날 토론회는 학생, 교사, 외부전문가 등이 모여 각자가 지닌 생각의 차이를 확인하고 이를 좁혀나가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이러한 토론 문화가 우리 학교 곳곳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학생, 교사 4명을 만나 ‘지금 우리 학교에서의 토론 문화’에 대해 물어보았다.

정리. 이중기 / 사진. 김동율

Q. 학교의 토론 문화, 어디까지 왔다고 보시나요?

수업에선 어려운 게 사실이죠. 학교에서 토론이라 불릴 만한 건 교칙 바꿀 때예요. 일상적으로는 이루어지기 힘들지만 선거 때는 토론이 활성화되고는 합니다. 예컨대 선거 시기 때 어느 정당 정책이 마음에 드는지 등을 발표하며 자연스럽게 토론이 형성되기도 하지요. 사회에서 이러한 계기들이 더 자주 만들어진다면 토론 수업도 쉽게 이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Q. 토론을 통해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적 토대와 학생 스스로도 내 주변에 관심을 가지는 노력이 필요해요. 토론은 상대방 말에 관심을 갖는 행위입니다. 이는 곧 우리가 함께 잘 살기 위한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발전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어느 사회에서나 필요합니다. 토론이 곧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첫걸음인 셈이지요.

Q. 토론은 네모다! 네모 안에 어떤 말이 들어가면 좋을까요?

토론은 ‘서로 이해, 서로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토론을 통해서 합의를 이루고, 이룬 합의를 서로 실천해나가야 하니까요. 토론은 토론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합의된 내용을 실천할 때 진정한 가치를 지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토론은 서로 이해하고 실천함으로써 완성된다고 볼 수 있지요.

Q. 학교의 토론 문화, 어떻게 해야 잘 자라날 수 있을까요?

토론이나 논쟁을 할 수 있는 토대가 없습니다. 토론을 하려면 상대방에 대한 인정이 필요한데 우리 학생들은 그럴 겨를이 부족해요. 입시 위주 교육체제가 자리 잡은 시점에서는 변화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제도가 완비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선생님들이 나서서 민주주의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토론 문화 정착이 민주시민교육과 어떤 연관성이 있나요?

이번 만 18세 선거권 연령 하향 문제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문제와도 큰 연관이 있어요. 예컨대 교육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일반적인 시각도 바뀌어야 하지요. 정치적인 의제에 대해 수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수업에서 교사가 중립적 입장을 가지고 임해야 된다는 뜻인데 이게 잘못되어 정치적 활동까지 못하는 상황이니까요. 만 18세 선거권은 학교 민주주의를 깊게 뿌리내리는 역할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진전시키는 데 필요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Q. 토론은 네모다! 네모 안에 어떤 말이 들어가면 좋을까요?

토론은 ‘상호 존중과 이해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와 수용은 엄연히 다릅니다. 학생들이 어디까지 이해하고 어디까지 수용할 건지에 대한 문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결정하는 게 아니니까요.

Q. 학교의 토론 문화, 학생이 느끼기엔 어떤가요?

토론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고 기회도 많이 없어요. 토론대회가 있기는 하지만 성적이 중하위권인 학생들은 참여도 안 하고 못해요. 상위권 학생들 위주로 돌아가는 문화인 거죠. 그렇다 보니 경험의 기회도 부족하고요. 입시에 대한 부담이나 걱정이 토론 문화 정착의 걸림돌이 된다고 봐요. 제도의 변화와 인식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토론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토론 문화가 정착되기 위한 과정은 이번 토론회 주제인 만18세 선거권 연령 햐항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토론식 수업의 정착과 활성화가 필요할 것 같고요. 토론식 수업에 알맞은 실효성 있는 정보가 수업시간에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토론을 통해 내린 결정들이 학교에 실제로 반영되어야 되겠죠. 예컨대 학교에 대자보가 붙어도 아무 말 없이 떼거나 교무실로 불려가 질책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아요.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참정권이나 토론 문화도 자연스럽게 정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토론은 네모다! 네모 안에 어떤 말이 들어가면 좋을까요?

토론은 ‘모의고사’라고 생각해요. 모의고사가 어렵기는 하지만 꼭 해야 하는 거잖아요? 학생이라면 모두가 보는 모의고사처럼 토론도 최선의 결과를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필수불가결한 절차라고 생각합니다.

Q. 학생이 느끼는 학교 토론 문화는 어떤가요?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저희 학교는 아직 활발하지는 않아요. 수업이 입시 위주니까 토론 수업을 하면 오히려 학생들이 거부감을 느낍니다. 토론은 학급회의 말고는 없는데 그나마도 활성화되어 있지 않고요. 학교의 민주성이 많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개선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말 잘 듣는 학생이 모범학생이라는 구태 문화가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곳이 학교거든요. 아직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바꿔야 할 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Q. 토론을 언쟁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아직까지 많습니다. 토론을 토론답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토론에는 승패가 없다고 생각해요. 승패에 집착하면 언쟁이 될 수밖에 없죠. 토론은 한 주제를 가지고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설득하고 조율하는 민주적인 과정이에요. ‘말하는 도중에 배울 수 없다’라는 말이 있지요?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듣는 것에 더 집중한다면 보다 좋은 토론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 토론은 네모다! 네모 안에 어떤 말이 들어가면 좋을까요?

토론은 ‘민주사회로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해요. 보통 사회에서 보면 힘 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무조건 힘으로 관철시키고는 하잖아요. 토론은 힘과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지배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의견을 교환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는 가장 민주적인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