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내 삶의 주인되기, 진로중심교육으로 시작

진로중심 교원 수업동아리 연수 현장 스케치

지난 4월 7일 창덕여자중학교에서 2017년 진로중심 교원 수업동아리 연수가 열렸다. 이날 모인 65명의 교사는 지금까지의 진로교육과 앞으로의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진로교육에 대해 뜨거운 토론을 나눴다. 앞으로 진로교육은 어떻게 변화하여야 할까? 현장에서 나온 다양한 담론과 이를 바탕으로 한 의견들을 간추려 소개한다.

사진. 이승준

진로중심교육과 교육탄력성

지식과 정보를 익히고 배우는 것으로 성공하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넘쳐나는 지식과 정보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여 자신의 것으로 재구성해내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인공지능이 현재의 많은 직업을 대체하게 되는 시대가 코앞이지만 정해진 답을 찾는 훈련에 집중되는 현재의 지식 전달 중심의 교육은 학습자의 미래를 대비해주지 못한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맞춰 학교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교육이 학생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을 대비하는 힘을 길러주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도록 가이드하는 것이라면 진로교육은 어느 특정 교과나 교육활동, 직업교육 등을 뜻한다기보다는 전 교육과정에 걸쳐 모든 교과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교과에서 교과지식을 이해하고 암기하는 단계를 넘어서 학습한 내용을 분석해보고 실제 상황에 적용하거나 지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내용을 창조해보는 고차원적 사고단계로 연결짓는 수업 활동들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에서 미래인재의 핵심역량인 비판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 협업과 소통능력, 창의성과 상상력, 리더십과 자기 계발능력, 시민의식 등이 길러질 수 있는 과업을 디자인하는 능력이 21세기 교사의 전문성이고 이는 혼자만의 노력으로 개발하기도, 지속할 힘을 갖기도 어렵기 때문에 학교 내,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교사들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개별화 교수학습 지향’ , ‘학습자 중심 교육’ , ‘삶의 문제해결 학습’ , ‘블렌디드 러닝’ , ‘프로젝트 기반학습’ , ‘삶과 학습의 통합’ , ‘오픈소스의 활용’ 등 미래교육의 방향은 매우 다양한 측면에서의 연구와 대비가 필요하며 우리 학교 현장에도 미래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교육 탄력성이 요구된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히든 피겨스>에는 이런 인상적인 장면이 나온다. 나사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던 흑인 여성 직원들이 당시 새로 도입된 기기 ‘IBM’에 밀려 실직할 위기에 놓인다. 하지만 정작 IBM은 백인 직원들도 다루지 못하는 고난이도의 기기였다. 흑인 여성 직원들은 남들보다 앞서 IBM에 대해 공부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백인들 밑에서 일하던 흑인 직원들은 반대로 백인 직원들을 가르치는 자리로 올라선다. 이 이야기는 우리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인력을 길러내려면 획일적인 교육 방식이 아닌 다층적인 교육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 관습적 교육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변화도 없다. 우리 교육의 변화가 필요한 때다.

내가 생각하는 진로교육이란?

이날 참여한 교사들은 진로교육과 관련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 중 진로교육에 대해 각 모둠별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나름의 정의를 내리는 시간을 가졌다. 모둠별로 정의 내린 진로교육은 다음과 같다.

  • 미래와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던져지는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고, 다양한 경험에서 성취감을 이끌 수 있는 활동이나 미션이 제공되는 교육
  • 진로는 결국은 삶. 나라는 사람을 투영하는 수단이 진로
  •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협업 등 다양한 의사소통 경험을 통해 알게 되는 교육
  • 미래핵심역량의 중요성에 대해 학생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교육
  • 진로교육은 내면의 바람과 세상의 필요가 만나는 지점을 찾도록 장을 펼치는 것
  • 자신을 찾아가도록 돕는 것
  • 직업의 세계에서 필요한 역량을 모의 환경에서 연습시키는 것
  • 발상의 전환
  • 계획된 우연
  • 아이들에게 삶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익숙함에서 벗어나려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장은경 수석교사(압구정고등학교)

강의와 토론을 나누신 느낌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늘 참석한 선생님들은 진로교육이 무엇이고 이를 위한 교원수업동아리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라 이의 당위성과 교육의 변화방향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논의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수업의 변화는 평가의 변화가 담보되지 않으면 진정한 변화를 이루어낼 수 없으므로 오늘 시간이 부족해 깊이 다루지 못한 ‘평가’ 부분에 대해 보다 더 깊은 논의가 이루어지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랍니다. 평가의 관점이 학습결과만을 측정하는 평가에서 학습을 위한 평가, 학습으로서의 평가가 함께 이루어지고 평가의 과정에서 교사가 제공하는 구체적인 피드백이 학생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어야 하는데 오늘 논의에서도 드러났듯 여전히 평가의 기능을 학생들의 수행결과에 대한 등급을 공정하게 매기는 것에 한정하고 있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한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 진행하신 세계시민교육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의 핵심역량을 어떻게 신장시키고자 하셨으며 학습과정을 평가와 어떻게 연계하여 진행하셨는지를 소개해주셨는데 이 사례들이 각 학교에 적용될 수 있을까요?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교육현장은 살아 있는 생태계라 각자가 처한 학교의 상황과 학생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모듈을 만들어 제공하기 보다는 교내의 수업연구 동아리를 활성화시켜 각 학교마다 새롭고 독창적인 수백 개의 모듈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변화를 학부모들과 함께 고민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내 연수와 안내가 없다면 대다수의 학부모는 집에 와서 이야기하는 학생의 ‘자기 입장에서 각색된’ 내용으로 학교교육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래서 정기적인 학부모 연수가 꼭 필요합니다. 교육의 변화를 이해시키고 교육의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하고요. 비단 학교에서의 노력뿐만 아니라 언론과 사회에서 이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시켜줘야 하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진로중심교육과 관련해 한 말씀 하신다면?

아인슈타인은 “늘 했던 것만 하면 항상 얻던 것만 얻는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반복이 성장을 담보하진 않습니다. 진로교육은 학습자의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이고 이는 변화 없이 불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영국 런던에서 핵심역량 중점교육과 관련해 각국 대표와 교육토론을 통해 얻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Get out of your comfort zone.’편안한 세상에 안주하면 발전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무서운 속도로 변하는 세상,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용기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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