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탐방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삶의 힘을 기르는 교육

서울광진학교의 진로직업교육

서울광진학교는 특수학교다. 이곳에서 이뤄지는 모든 교육은 학생들이 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맞춰져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진로직업교육이다. 장애학생이 졸업 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인생교육이자 삶의 힘을 길러주는 교육이기 때문이다.

글. 채의병 / 사진 제공. 서울광진학교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는 교육

서울광진학교(교장 강병두)는 1999년에 개교한 공립 지적장애 특수학교다. 현재 초, 중, 고등 그리고 전공과 과정까지 총 23학급 150여 명의 학생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특수학교의 교육목표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기본 생활습관 형성’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을 통해 가정이나 사회에서 일상생활을 충분히 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고 그것이 더 나아가 진로직업교육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특수교육은 장애학생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차이를 이해하며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물론 학생의 장애 정도가 심한 특수학교에서 진로직업교육을 하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진로직업교육에 더욱 특별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행복한 삶을 위한 진로직업교육

광진학교에서는 체험 중심의 맞춤식 진로직업교육이 이루어진다. 체험 활동을 통해 학생의 긍정적 자아를 형성하고 직업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진로 탐색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광진학교는 작고 좁은 공간이지만 진로직업교육을 위한 도예실, 조립실, 조리실, 바리스타 실습실 등의 직업교과 교실을 운영 중에 있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해보는 것이 낫다는 만고불변의 진리처럼 오늘도 광진학교 학생들은 다양한 체험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힘을 조금씩 길러나가고 있다.

광진학교는 1학기마다 ‘진로콘서트’를 2학기에는 ‘교내직업경진대회’를 연다. 올해 열릴 ‘진로콘서트’는 취업한 졸업생들과 초청된 강사, 장애인 예술가들이 함께 모여 진행할 계획이다. 2학기에 진행할 ‘교내직업경진대회’는 전교생이 참여해 옷 걸기, 상 차리기, 학용품 분류하기 등의 6개 종목에서 직업기능훈련을 체험하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희망찾기 프로젝트 교내직업실습’을 통해 급식실 보조, 청소 보조 등의 영역에서 실습을 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유관기관과 협력해 바리스타, 제과제빵, 공예, 도예의 4개 영역에서 진로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광진학교가 중요시하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졸업생이다. 졸업생에게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졸업생들의 소모임을 지원하는가 하면 졸업생들이 취업한 기관을 꾸준히 방문하며 취업생 상담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잘 적응하고 자리 잡는지 확인할 필요도 있지만, 선배들의 모습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효과도 적지 않다.

최철호 교감 선생님은 “특수학교의 진로직업교육은 초, 중, 고, 전공과 과정이 함께 운영되므로 학교 교육활동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취업 및 고용과 연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장애학생의 진로교육과 취업은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관심이 병행되지 않으면 실현될 수 없기 때문에, 학교의 진로직업교육은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참여와 관심 그리고 재활시설이나 복지관, 사업체 등 관련기관의 협력이 필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광진학교는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진로직업교육을 표방한다. 예컨대 교사연수와 학부모 연수를 병행하여 공감대를 형성하고, 끊임없이 학령기 이후 교육훈련 기관 및 보호고용 가능한 업체를 발굴하려 노력하고 있다.

모든 장애학생은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자신의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진로를 탐색할 권리가 있다. 이는 모든 학생이 사회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의 권리다. 서울광진학교의 이러한 노력이 장애학생들의 보편적인 행복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길 기대한다.

김인숙 선생님

“진로직업교육은 내재된 잠재력을 깨우는 겁니다. 꽃망울이 활짝 피어날 수 있게 돕는 것이지요.”

특수학교에서는 ‘직업’이라는 말만 들어도 우리 아이들이 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김인숙 선생님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우리 아이들도 할 수 있다는 의식이 생기면, 자연스레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의 진로지도는 평소 우리 학생들에게 내재되어 있는 가능성을 발현시키고 올바르게 평가해보고 제대로 해낼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평소에 학생들에게 ‘뭐든지 한번 해보자, 우리는 할 수 있어, 우리가 이런 것도 할 수 있어.’ 이런 말을 자주 하며 용기를 북돋웁니다. 또 실제로 잘해내고 있어 보람도 큽니다.”

학생들이 잘하면 칭찬이 이어지고 칭찬이 이어지면 학생들도 신이 나서 더 잘하게 된다는 선순환 구조가 광진학교에서는 자연스럽다. 졸업 후에도 사회의 일원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진로직업교육을 펼치겠다는 김인숙 선생님의 이야기에 광진학교 학생들의 행복한 미소가 겹쳐 보이는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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