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탐방

경쟁이 아닌 화합의 한마당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설 고등학교의 교내 체육대회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설 고등학교에는 매년 봄 축제가 열린다. 다름 아닌 교내 체육대회다. 일부 선생님과 학생들의 축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서울사대부고의 체육대회는 학교의 구성원 누구 하나 빠지는 법이 없다. 교내체육 한마당이라는 이름처럼 한마당에 학부모, 교육실습생까지 모두 모여 서로 소통하고 함께 어울린다.

글. 신병철 / 사진. 이승준

다 함께 웃고 즐기는 축제

살랑대는 봄바람이 기분 좋게 코끝을 간질이던 5월의 어느 날 아침,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설 고등학교(교장 이기성)의 운동장이 어느 때보다 시끌벅적하다. 학교로 들어서는 아이들의 복장도 예사롭지 않다. 교복 대신 각양각색의 개성 넘치는 옷을 맞춰 입고 발랄한 머리띠나 선글라스까지 낀 모습으로 보아 분명 보통 날은 아닌 듯하다.

바로 이날은 서울사대부고의 체육대회가 있는 날이다. 대개 체육대회라고 하면 대부분 학생들에게는앉아서 기다리는 시간이 더 많은, 지루하고 특별할 것 없는 날이기 마련인데 운동장으로 모여드는 학생들의 표정은 어째서인지 설렘으로 가득하다.

최근 서울사대부고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지난 2014년 서울대 소속으로 편입되어 법인화된 것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유지되어왔던 체육대회의 전통은 변함이 없다. 서울사대부고의 체육대회는 학생은 물론이고 교직원, 학부모, 교육실습생이 한데 어울려 다 같이 즐기는 축제 형식으로 열린다. 특히 체육대회가 운동 잘하는 일부 학생들만의 전유물이 되지 않도록 한 명의 학생도 행사에서 소외되는 일 없이 함께 떠들고 웃고 즐기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된다. 그래서 체육대회의 공식명칭도 교내체육 한마당이다. 학생들의 표정이 기대감에 한껏 부푼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선생님과 학생의 거리를 좁히는 교육의 연장

서울사대부고의 체육대회는 어울림을 바탕으로 하는 축제다. 구성된 프로그램만 봐도 그렇다. 여느 체육대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구기종목 하나 없다. 몇몇 학생만 참가하는 개인종목보다는 줄다리기, 단체줄넘기 등 한 학급에서 최대한 많은 학생이 참가할 수 있는 단체종목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계주 등 일부 개인종목이 있기는 하지만, 중복출전을 금지하고 모든 학생이 경기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전원 참여 원칙은 학생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서울사대부고의 체육대회는 전 교직원이 동참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체육대회가 체육과 선생님들만의 단일 행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선생님은 각자 역할을 맡아 곳곳에서 체육대회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거나 자발적으로 학생들과 어울려 응원전을 벌이기도 한다. 담임선생님은 경기에 직접 참여하고, 때로는 맡은 학급의 단체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마이크를 잡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등 이날만큼은 교사의 체면은 잠시 내려두고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춘다.

학부모와 교육실습생도 빠지지 않고 체육대회를 함께 즐긴다. 사제 동행 계주에서는 학부모 1명과 교육실습생 3명이 담임선생님, 학생과 함께 학급을 대표하는 주자로 참가해 바통을 주고받는다. 오로지 학부모와 교육실습생만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구성되어 있다. 2인3각 경기는 학부모만 참가하는 순서로 진행됐고, 교육실습생들은 점심시간이 끝난 뒤 그동안 직접 기획하고 연습한 특별공연을 선보였다. 선뜻 학생들 앞에 나서기가 부담스럽고 쑥스러울 만도 하지만 체육대회의 취지를 설명 듣고 나면 누구보다 열심히 공연을 준비한다.

서울사대부고의 체육대회는 일부를 위한 행사가 아닌, 모두를 위한 축제로 매년 기획된다. 체육과 선생님들만의 단일 행사가 아니라 교육의 연장선상에서 선생님과 학생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 교육적 수단의 하나로 열리는 것이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이러한 취지를 이어온 것처럼 앞으로도 서울사대부고의 체육대회가 학교의 구성원 모두를 위한 한마당으로 변함없이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김병호 선생님

김병호 선생님은 교육실습생 시절에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설 고등학교에 있었다. 당시에도 체육대회는 지금과 같았다. 체육대회가 모든 학생을 위한 행사가 될 수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당시의 기억을 설명한다. 이 경험은 체육교사와 체육대회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한 달이라는 실습기간 동안 직접 수업을 진행해보고 지도안을 검토받는 것만으로는 교사의 역할을 완벽하게 습득할 수 없지만, 학교의 한 구성원이 되어 직접 아이들과 유대감을 쌓는 프로그램을 경험해보면 예비교사로서 느끼는 바가 많아요. 실제로 교육실습생들이 체육대회에서 공연을 마치고 나면 본인들이 제일 뿌듯해해요. 직접적인 경험이 무엇보다 큰 동기부여 수단이 되는 거죠.”

현재도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깊은 체육대회이지만, 지금보다 더 풍성한 행사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체육대회의 규모를 축소하거나 걷기대회, 마라톤대회로 변경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쉬움도 크다.

“내년 체육대회에서는 아이들이 응집력을 높이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테마를 더 추가하고 싶어요. 체육대회가 더 많은 학교에서 활성화돼서 학교 전체를 아우르는 대표 행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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