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이야기

아이들을 춤추게 하는 교육

글. 조호규 교장선생님(금호고등학교)

금호고등학교를 방문하는 손님들은 대부분 우리 학교 아이들을 이렇게 평한다. “이 학교 아이들은 표정이 밝고 활달하다.” 실제로도 그렇다. “아이가 너무 즐겁고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한다”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이의 강력한 증거다. 정말 맞다. 그래서 나는 즐겁고 행복하다.

나는 그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볼 때가 있다.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주변 다른 학교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반고 아이들은 우울하고 활력이 없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뭐든지 적극적으로 나선다. 또한 학교에서 오랫동안 즐겁게 활동하며 머문다. 나를 만났을 때 반갑게 인사하고 심지어 그 이상의 관심 표명을 하는 아이들도 많다. 우리 아이들은 좀 특별하다. 상냥하게 “안녕하세요”라는 행복감이 묻어나는 언어 메시지, 너도나도 하트 모양을 그려 보이는 비언어 메시지 등 이런 행동들은 즐겁고 행복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것 아닐까? 나는 이렇게 중얼거린다. “교장인 내가 특별하게 잘해주는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반갑게 인사하지?” 이건 분명 작은 사건들이다. 우리 아이들의 몸속에서 행복 바이러스가 차고 넘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활달하고 밝은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 나섰다. 좀 더 구체적 근거를 찾고 싶었다. 그 답은 여러 가지였다. 가장 근원적으로는 우리 학교가 지향하는 바, 교육 가치와 교훈, 비전을 선생님들이 진지한 논의를 통해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세워서 실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는 민주적 학교 운영을 지향한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늘 실천적 가치로 삼고 있는 것이 “더불어 숲을 이루자”이고, 넬슨 만델라가 견지했던 ‘우분투(Ubuntu)’다. 우분투란 아프리카 반투어에서 유래한 ‘네가 있으니 내가 있다’는 뜻의 말이다. 우리 학교는 ‘더불어 숲’과 ‘우분투’가 흘러넘친다. 이런 가치들이 수업과 생활 교육에서 실천적으로 녹아들고 있었다. 아이들 각각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보살피며 기다려주는 교육 방식이 온 학교를 지배하고 있으니 아이들이 춤추는 것이 아닐까.

협력·참여 활동이 가능한 ‘ㄷ자형’ 자리 배치 수업으로 자기 존중감과 주도성, 협력적 능력을 키워주고, 경청과 이해 그리고 배려와 돌봄의, 존중하는 생활교육이 구김살 없는 표정과 활달함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 학교는 민주시민교육을 핵심 교육활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매주 열리는 학급자치 시간이 아이들을 능동적 존재로 서게 하고, 학생 160명에 동아리가 무려 50여 개가 열려 있어 활발하고 다양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이 또한 자존감과 자기 주도성을 기른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상급 학교생활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미래 역량 중 하나인 관계 역량을 기르기 위해 17시간의 감정코칭 교과를 운영하고 있다. 2학기에 협력적 예술활동으로 교육적 효과를 더 단단히 다지면 더욱 생동감 넘치는 교복 입은 시민으로 성장할 것임을 확신한다. 아직 확신하기에는 짧은 기간이지만 세 달간의 민주적 학교·학급살이의 성과가 꽃피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성급한 결론일까.

쿠르트 레빈은 <사회적 갈등 해결하기>에서 다음과 같이 논증한다. “민주적 집단을 경험한 아이들이 권위적 집단에 들어갔을 때보다 더 다정하고 열려 있고 협력적이고 생기발랄하다… 아이가 속한 집단에서 아이와 집단의 관계, 아이가 집단에서 차지하고 있는 지위가 아이의 안정감과 불안정감에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 레빈의 논증을 빌린다면 민주적 학교 교육과정, 문화, 분위기가 지금의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만들었다고 확신한다. 루빈의 이 논증을 우리 학교에 적용하면 과한 것일까 자문해본다. ‘더불어 숲을 이루자’ , ‘나를 찾고 우리를 깨닫는 더불어 숲 학교’가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밝고 활기 차고 자기 주도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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