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마을과 학교에서 놀면서 배우다

행복한 쉼이 있는 방과후학교

정리. 신병철

마을과 함께 하는 방과후학교 운영 사례 방과후학교가 마을과 손을 잡았다. 학교가 운영주체가 되어 자치구의 지원을 받아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방식, 자치구가 주체가 되어 학교 밖에서 진행되는 방식 등 마을과 함께 하는 방과후학교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마을과 손을 잡고 학교 안에서마을과 함께 하는 방과후학교의 다양한 모델 중 학교 지원형은 학교가 운영주체가 되어 자치구의 지원을 받아 학교 내에서 진행되는 방과후학교다. 자치구에서 방과후학교 운영을 지원할 학교를 선정한 뒤 지원 내용을 자치구와 학교 간 협의를 통해 정하고, 이에 따라 자치구가 행·재정적 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학교 안 사례 1

온전한 성장을 위한 배움과 돌봄 교육공동체_ 서울연신초등학교

서울연신초등학교는 학교의 교육과정과 마을의 교육자원 및 마을배움터를 연계해 학교와 마을이 단단한 관계망을 형성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의 다양한 수요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학교 중심의 방과후학교에서 벗어나 마을과 협력하여 마을의 다양한 인적·물적 교육자원을 활용함으로써 그동안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다. 이로써 배움과 돌봄의 교육공동체를 마을과 함께 구축하여 지역사회의 교육 경쟁력 제고는 물론, 사교육비 절감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학습 욕구를 충족시키고, 공교육의 신뢰 구축, 사교육 소외계층 학생들의 교육 기회 확대 등 교육복지를 실현해나가고 있다.

서울연신초의 방과후학교는 ‘학습’이 아닌 ‘체험’이다. 학생들의 흥미와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여 성취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특기적성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번 2학기에는 지난 1학기 동안 진행됐던 사물놀이, 난타 이외에 보드게임과 항공과학을 추가로 신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다양한 영역의 경험과 함께 즐기는 게임을 통해 창의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을 기르고, 자연스럽게 또래 집단과 우호적 관계를 형성한다. 더불어 학기마다 수업공개 후 가정통신문을 활용한 만족도조사, 수요조사를 실시하여 더욱 효과적이고 원활한 방과후학교가 운영되도록 하고 있다.

학교 안 사례 2

마을과 함께 아이들을 키우다_ 서울문교초등학교

서울문교초등학교는 지난 2월 자치구와 업무협약을 맺고 나래폼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나래폼방과후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걱정과 부담을 최소화하고,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 사업이다. 마을은 기존 방과후부장과 코디맘을 대체할 센터장과 상담사를 배치하여 강사 및 학생 관리의 운영을 맡고, 학교는 장소 제공 및 수납관리를 함으로써 교사의 업무를 줄이고 정규수업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학부모와 마을자원을 활용한 특성 프로그램을 기획, 제공함으로써 수업의 질을 높이고 마을 전체가 함께 학생들을 교육하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나래폼방과후학교의 문교포근센터는 학생들의 휴식공간, 학부모의 의견 공유 공간, 강사와 선생님이 수업을 준비하는 교육사랑방이다. 각 학교의 포근센터는 추후 마을의 방과후학교 네트워크 형성과 프로그램 공유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나래폼방과후학교는 학생들에게 주도적으로 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즐겁게 놀며 배우는 수업으로 진행된다. 한 예로 ‘요리조리 푸드여행’은 재료 탐색 후 요리를 정하고, 선정한 재료를 직접 구매하는 한편, 필요한 곳을 정해 대접하고 나눔의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로젝트 수업이다. 강사 한 명이 진행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두세 명의 강사가 모여 통합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함께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의 안전과 교육의 질을 높였다.

학교 안 사례 3

학생들이 행복한 놀이, 쉼, 배움_ 서울장월초등학교

서울장월초등학교는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 이후 학생들의 자주적 삶과 행복한 성장, 마을과 학교가 함께 협력하는 진정한 ‘마을 교육 공동체’ 실현을 위해 10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마을과 함께 방과후학교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장월초가 추구하는 방과후학교는 학생이 행복한 ‘놀이, 쉼, 배움’이 있는 곳이다. 프로그램은 그 숫자를 늘리는 양적 확대보다 학생들에게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사교육비 부담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선행학습 기반의 교과과목은 배제하고, 학생들의 특기와 적성을 키우는 여가활동 관련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학생과 학부모의 희망, 마을과 학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학생들이 특기를 개발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그램과 이에 걸맞은 운영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마을과 함께하는 방과후학교를 만들어가기 위해 프로그램 중 일부는 학교 내 공간뿐만 아니라 마을의 다양한 공간에서도 이루어진다. 이를 위해 전체 방과후활동 총 교육차시 중 1차시는 마을과 연계하여 마을의 가치를 담은 수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마을 안에 사업장을 두었거나 거주하고 있는 마을강사와 마을 안 사업장 또는 미술관, 박물관 등 마을에 마련된 학교 밖 거점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학교 밖 마을공간을 활용한 방과후학교 방과후학교는 학교 지원형 모델과 달리 학교와 자치구가 함께, 혹은 자치구가 운영의 주체가 되기도 한다. 주체와 운영방법에 따라 마을 공급형, 개별 학교 맞춤형, 사회적 협동조합형으로 나뉜다. 마을 공급형은 자치구에서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학교에 제공하는 방식이며, 개별 학교 맞춤형은 자치구와 개별학교가 서로 협의하여 해당 학교를 위한 맞춤형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는 모델이다. 사회적협동조합형은 그 이름처럼 협동조합이 방과후학교를 위탁 운영한다. 모델별로 운영방법이 조금씩 다르지만 학교 내뿐만 아니라 학교를 벗어나 마을의 다양한 공간에서도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체, 운영방법, 장소 등에 따라 여러 모델로 나뉘지만 자치구와 학교의 여건에 맞춰 모델을 혼합하여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학교 밖 사례 1

마을에서 알찬 방학 보내기_ 서울신남초등학교

서울신남초등학교의 지난 여름방학 방과후학교는 조금 특별하게 운영됐다. 서울신남초는 방학기간 동안 학교 주변 및 교실 내부 공사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학교 내에서는 여름방학 방과후학교를 운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마을과 함께 해결했다.

서울신남초는 마을의 협동조합과 연계하여 학교 주변에 위치한 사회복지관과 주민센터 등 마을공간에서 여름방학 방과후학교를 진행했다. 프로그램 역시 마을-학교 연계 교육콘텐츠 자료집 등을 중심으로 검수 후 교육지원청, 학교, 마을이 함께 선정했다. 학교는 수강생 모집과 콘텐츠 감수, 협동조합은 학생 출결 및 강사관리, 마을은 운영총괄 등 각자 역할을 분담하여 학생들의 여름방학을 책임졌다.

약 4주 동안 여름방학 방과후학교를 진행하며 기존 프로그램과의 차별화, 장소의 적절성과 근접성 등 몇몇 향후 보완점도 있었지만, 참여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대단히 높았다. 여름방학 방과후학교 신청 학생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95%의 학부모가 ‘자녀가 여름방학 방과후학교 수업에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만족했던 점으로는 가까운 거리와 저렴한 수강료, 새로운 것을 직접 만지고 느끼는 기회를 꼽았다. 참여 학생 만족도 조사 역시 프로그램 내용의 유익함 등 7가지 항목의 만족도 평균점수가 5점 만점에 4.724점으로 조사되어 성공적인 여름방학 방과후학교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밖 사례 2

마을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과학탐구_ 서울상천초등학교

서울상천초등학교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마을의 다양한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가 끝나면 학교뿐만 아니라 마을의 우주학교, 환경센터 등에서 여러 가지 탐구, 관찰, 체험활동을 하며 탐구능력과 창의력을 키워나간다.

매주 화요일에는 1학년과 2학년을 대상으로 학교 내 과학실과 환경센터에서 환경과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태양, 물, 바람의 힘을 활용한 재생에너지에 대해 배우고 소금물 연료전지, 풍력발전기 등을 직접 만든다. 또한, 실내공기오염 학습, 생활 속 유해물질 알아보기 등으로 환경보호의 가치를 깨닫고 내가 사는 마을 주변의 하천에는 어떤 생물들이 사는지 알아보기도 한다.

4, 5,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각각 천문우주 탐구교실과 전자과학 & 3D프린터 교실이 열린다. 학교와 마을의 우주학교에서 진행되는 천문우주 탐구교실에서 학생들은 태양과 지구, 달의 모형을 만들어 태양과 태양계 행성의 특징을 탐구하고, 우주의 시작부터 물질과 생명의 진화, 외계 행성 탐사까지 우주의 원리 및 개념을 습득한다. 전자과학 & 3D프린터 교실은 더욱 깊이 있는 과학탐구 시간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쉽게 접하지 못했던 3D프린터를 활용하여 이름표, 이어폰줄 정리홀더 등 3D모델링 작업을 경험한다.

학교 밖 사례 3

학교 담장의 경계를 허물고 마을 돌봄을 책임지다_ 서울천왕초등학교

백미 반, 흑미 반의 텃논. 서울천왕초등학교의 학생들이 매주 이곳에서 벼가 자라는 모습을 보며 매일 달라지는 자연의 신비를 느끼는 건 온마을방과후학교라서 가능한 행운이다. 학생 수 폭증으로 5개의 돌봄교실에 입급하지 못한 대기자의 불운이 온마을방과후학교라는 대안을 창조해냈다.

하나둘 돌봄교실의 빈자리로 들어가고 남은 10여 명의 학생은 온마을교사와 함께하면서 발도르프수공예, 생태텃밭교육, 놀이수학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놀이터와 운동장으로, 학교 뒷산 자락의 텃밭과 텃논으로, 때로는 학부모회실을 잠시 빌려 쓰기도 한다. 텃밭의 상추가 자라면 삼겹살을 구워 먹고, 수박과 참외가 익으면 과일화채를 만들어 먹는다. 학생들은 학교 담장의 경계를 허물고 학교와 마을의 울타리 안에서 공부한다. 공간문제로 인한 유랑생활에도 불구하고 온마을방과후학교가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는 데는 ‘마을강사’가 한몫했다. 마을결합형학교의 하나로 2년 전부터 진행한 마을교사 양성과정은 한 아이의 엄마를 천왕동의 엄마로 거듭나게 했다.

부모가 자녀들의 모든 발달 과정을 돌보기 힘든 시대에 마을이 손을 내밀었다. 서울천왕초의 마을과 함께 하는 방과후학교가 백미 반, 흑미 반의 텃논처럼 각양각색 아이들에게 제 색의 옷을 입혀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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