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촛불혁명 이후의 민주시민교육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글. 심성보(부산교육대학교 교수, 서울시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장)

2016년 말과 2017년 초에 걸쳐 진행된 대한민국 촛불집회는 국민주권의 신성하고, 평화로운 대축제였다. ‘촛불시민혁명’은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무혈혁명이었다. 촛불집회를 통한 민주시민의 의식 고양은 폭발적이었다. 촛불집회는 최고 권력자를 몰아낼 수 있는 힘을 보여줬다. 행정부가 자정 기능을 잃고, 의회는 감시 능력을 상실했을 때, 시민들의 직접민주주의가 최후의 보루가 된 것이다. 그 결과 2017년 5월 9일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다. 그런데 이것이 촛불혁명의 완결은 아니다. 불안정한 교두보를 마련하였을 뿐이다. 그러기에 정권교체를 넘어 새로운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새로운 사회체제를 향한 대이행으로 나아가는 전환에 직면해 있다. 촛불시민혁명은 새로운 사회의 형성을 위한 새로운 시민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체제를 요청하는 시대에 그 체제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교양시민으로서 공중(公衆, Public)이 탄생하여야 한다. 개인적 삶에 매몰된 사람들, 즉 ‘우중(愚衆)’은 낱개의 군중이나 다름없다. 시민이 우중으로 변질되면 소크라테스와 같은 죽음을 불러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구체제의 유령이 다시 살아날 것이다. 이러한 유령의 부활을 막으려면 분노로 발현된 촛불시민을 넘어 ‘민주적 공중’으로 진화되어야 한다. 책 읽는 시민, 공부하는 시민, 봉사하는 시민, 참여하는 시민이 탄생하여야 한다. 듀이가 강조하듯 공교육의 완성은 민주적 공중의 탄생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이 말은 교사들이나 학생 모두에게 그대로 적용될 것이다.

민주적 공중은 학교생활, 지역사회 활동, 평생학습 활동을 통해 형성된다. 민주적 공중은 어려서부터 보고 배우는 지속적이고 의도적인 훈련과 습관의 결과다. 아이들의 민주시민성은 또래 간 그리고 그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어른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지는 학습과정의 종합적 결과다. 이렇게 볼 때 민주시민교육은 교육과정, 문화, 지역사회의 융합을 잘 이루어야 성공할 수 있다.

아이들이 순종적 태도를 갖는 사회화의 기능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그것을 넘어 어른의 행위에 도전하고 저항하지 않으면 안 되는 반사회화, 즉 주체화의 기능도 중요하다. 사회화와 반사회화의 변증적 활동 속에서 아이들은 성숙한 시민이 되어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의 시민생활에 ‘더 많은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고 ‘더 좋은 민주주의’를 필요로 한다.

촛불시민혁명은 현재진행형이다. 광장민주주의는 생활민주주의, 즉 가정민주주의, 학교민주주의, 마을민주주의 등으로 진화·발전되어야 한다. 새로운 사회의 출현을 위해 학교의 민주적 주체 형성뿐 아니라 마을의 민주적 주체 형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따라서 학교생활로부터, 나아가 자기가 사는 가까운 이웃에서부터 학습동아리, 자치활동 등 민주적인 문화적 진지를 구축하여야 한다. 이제 우리 어른부터, 교육자 자신부터 먼저 새로운 인간, 새로운 시민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우리 교육자들이 새로운 사람 및 시민으로 재탄생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새 시대를 이끌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제 국가를 감시·견제할 수 있는 튼튼한 시민사회를 위해 우리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시민’으로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래야 촛불시민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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