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탐방

내일의 행복을 찾아 나서는 교실

신서고등학교의 꿈틀교실

신서고등학교에서는 5교시가 되면 이색적인 수업이 열린다. 바로 꿈틀교실이다. 신서고 꿈틀교실은 학생들이 다양한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그 길을 제시하고, 학업 부진으로 상실한 의욕을 북돋아주는 학교 내 대안교육 과정이다. 내일의 행복을 찾아 나서는 교육현장, 신서고등학교를 찾았다.

글. 신병철 / 사진. 이승준

공교육 체계 안에 마련된 대안적 교육 기회

이제 막 5교시가 시작되려는 오후 1시. 신서고등학교(교장 모상기)의 한 교실 안 모습이 이채롭다. 정규수업시간이 분명한데, 모여 앉은 여학생들은 책상 위에 메이크업 도구를 펼쳐놓고 화장을 하고 있다. 다른 교실에서는 주걱을 들고 밀가루 반죽이 한창이다. 친구들과 어울려 왁자지껄 소란스럽기도 하지만, 학생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지 않는다.

신서고에서는 5교시부터 정규수업 외에도 담임 선생님 면담, 학부모 동의를 거친 학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수업이 열린다. 바로 꿈틀교실이다. 꿈틀교실은 기초 직업교육과 직업 체험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찾는 학교 내 맞춤형 대안교육 과정이다. 꿈이 없거나 막연한 꿈만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길을 제시하고, 학습 무기력에 빠져 의욕을 잃은 학생들의 자존감 회복을 목적으로 한다. 성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소외당하거나 그로 인해 자칫 학습뿐만 아니라 행복한 미래의 삶을 꾸려나가는 의욕마저 잃지 않도록, 공교육 체계 안에서 대안적 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박정훈 선생님은 “꿈틀교실의 수업이 직업으로 곧장 연결되지 않더라도 더 즐거운 학교생활이 되도록 의욕을 심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모두가 공부를 잘해야 할 이유도 없고요. 그러나 가능성보다는 점수로만 모든 걸 평가하는 사회를 학교에서부터 경험하면서 실패와 좌절을 겪으며 의욕을 잃고 무기력에 빠지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책임도, 잘못도 아닙니다. 성적으로만 아이들의 가능성을 판단하지 않고, 모든 학생이 각자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곳이 꿈틀교실입니다.”

꿈과 끼를 찾기 위한 꿈틀교실

올해 2학기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출발한 꿈틀교실은 중간고사를 제외하고 학기말고사 전까지 14주 동안 월, 화, 목, 금요일 매주 네 차례씩 열린다. 학생들은 오전에는 각자의 반에서 정규수업을 듣고 점심식사 후 꿈틀교실로 모인다. 수업은 스마트폰 영화 제작, 리듬과 비트, 제과제빵, 미용 체험, 진로 체험, 보드게임, 스포츠스태킹 등 총 7개로 구성되어 있다.

월요일에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영화 제작, 리듬과 비트 수업이 열린다. 촬영 계획 수립부터 역할 분담, 콘티 만들기, 촬영, 편집 등 제작 전 과정이 학생들의 손을 거친다. 이러한 제작활동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문화예술에 대한 역량을 키우고 소통과 배려의 방법을 익힌다. 리듬과 비트 수업은 단순한 음악수업이 아니다. 이 수업을 통해 보디 퍼커션과 타악기를 배우고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협동심을 키우고, 공연 발표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는다.

화요일은 제과제빵, 미용 체험 수업이 진행된다. 제과제빵 수업에서 학생들은 매주 빵, 과자, 케이크 등을 직접 만든다. 전문 직업인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 내재된 가능성을 발견함과 동시에 무언가를 만들고 완성하는 과정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주된 목표다. 미용 체험 수업은 헤어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미용 관련 분야를 직접 체험하고 본인의 적성을 확인하는 수업이다. 미용에 대한 단순한 관심과 막연한 동경을 벗어나 진지하고 현실적인 미래를 그려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목요일은 예술 매체를 중심으로 창의적인 조형 활동을 체험하고 캐릭터 디자이너, 캘리그래퍼 등 다양한 직업을 접하는 진로 체험 수업이 열린다. 금요일은 보드게임, 스포츠스태킹 수업이 있다. 그저 친구들과 어울려 게임을 하며 노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놀이, 개인 및 단체 경기를 통해 서로 소통하면서 의견 조율, 공감, 갈등 해결 등의 사회적 능력을 높인다.

삶의 방식이 다양하듯 우선시하는 가치 역시 하나일 수 없다. 보편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실패는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의 기준, 하나의 가치로만 모든 학생의 가능성을 재단하고 있는 건 아닐까. 내일을 만들어가는 곳, 신서고의 꿈틀교실에서 학생들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끝없이 펼쳐지기를 기대해본다.

1학년 서수경 학생

매주 화요일은 서수경 학생이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다. 바로 꿈틀교실의 미용 체험 수업 때문이다. 미용 분야에 대한 막연한 관심은 있었지만 진로로 선택해도 좋을지 고민 중이었는데 꿈틀교실을 통해 진로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평소에 미용 분야에 관심도 많고, 관련된 일을 배워보고 싶었는데 전문학원에 다니는 건 망설여졌어요. 아직 진로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는데 흥미가 있는 것만으로 많은 돈을 내면서 학원에 다니기가 부담스러웠거든요. 꿈틀교실을 통해 직접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정말 흥미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어떤 일인지 느끼면서 진로 선택을 깊게 고민하는 계기가 됐어요.”

1학년 허정환 학생

허정환 학생에게 꿈틀교실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경험’이다. 교실을 벗어나 친구, 선배들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하는 꿈틀교실 수업을 들으며 학교생활이 더 즐거워졌다고 한다. 지금의 체험이 바로 직업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고민 중인 진로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교실에서 정규수업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실 밖에서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부모님께서도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며 제가 꿈틀교실에서 수업 듣는 걸 지지해주셨어요. 꿈틀교실 수업을 통해 지금까지 제가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요. 교실에서만 수업을 들을 때보다 학교생활이 더 즐거워요. 앞으로도 계속 꿈틀교실 수업을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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