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서울교육

책을 통해 함께 성장하다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독서

‘책’의 본질은 사람의 삶에 있다. 독서 역시 사람 간의 관계와 소통에 근간을 두고 있다.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은 함께 토론하고 나누며 삶의 변화와 실천으로 이어지는 대장정을 통해 완성될 수 있으며, 앞으로의 독서는 함께 읽고 소통하며 의미를 재창조하는 과정으로 변화해야 한다.

글. 정나미 장학사(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독서·인문사회교육팀)

흰 종이에 검정 활자로 대변되는 책. 그러나 죽간과 점토판, 나무껍질, 종이를 거쳐 디지털로 나아간 ‘책’의 변천사를 보며 ‘최초의 책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이집트의 피라미드에서 발견된 파피루스로 만들어진 두루마리 ‘사자(死者)의 서(書)’라는 설도 있고, 기원전 1750년경 고대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에서 점토판에 문자로 기록한 ‘길가메시(Gilgamesh)’ 서사시라고도 하지만 보다 넓은 관점에서 본다면 최초의 책은 바로 ‘사람 책’이 아니었을까?

저술가 미하일 일린도 그의 저서 <책의 역사>에서 ‘최초의 책은 적어도 오늘날과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책장에 진열되어 있지 않았다. 그것은 말하고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그것은 살아 있는 책, 즉 사람 책이다‘라고 했듯이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로 시작되어 입에서 입으로 전달된 ‘책’의 본질은 사람의 삶에 있으며, 책을 읽는 독서 행위 역시 사람 간의 관계와 소통에 근간을 두고 있는 것이다.

책은 그저 혼자 읽으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공동체를 체험하는 독서, 삶과 만나는 독서, 미래 역량을 키우는 독서로 거듭나기 위해 독서대장정을 함께 떠나보자.

‘함께 읽기’ 책과 사람을 잇다

과거의 독서가 개인적 독서에 머물렀다면 앞으로의 독서는 함께 읽고 소통하며 의미를 재창조하는 과정으로 변화해야 한다. ‘가방에 책 한 권’은 늘 책을 가지고 다니며 읽는 모습이 일상화되는 것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한 학기 한 권 읽기’와 연계되어 우리 교육과정에 한 권의 책이 들어온다는 상징성도 지닌다. 입시와 경쟁의 무게로 다가왔던 아이들의 가방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미래의 삶과 꿈을 여는 새로운 의미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바람길 독서학교’는 우리 교육에 변화의 숨을 틔워줄 ‘바람길’을 만들고자 하는 교원을 위한 독서학교로, 다양한 교과의 교사들이 교과 속 독서교육 방법을 배우고 실천하며 함께 성장하는 길을 모색하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정동길(창덕여중 內)에 자리 잡고 있다.

‘함께 토론하기’ 생각과 생각이 만나다

정해진 답, 경쟁, 승패가 없는 ‘질문이 있는 서울형토론모형’은 짝 토론과 모둠 토론을 의미 있게 결합하여, 서로를 인정하고 다양한 생각의 만남을 통해 사고가 점점 확장되는 토론, 통합적 사고를 촉진하는 토론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이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듯, 스스로 호기심과 관심 속에서 질문을 품고 집단지성을 통해 함께 해결해가는 비경쟁식 상호협력형 ‘질문이 있는 서울형토론모형’은 서울 교사들의 연구를 통해 만들어졌으며 타 시도에도 전파되고 있다.

질문이 있는 서울형토론모형은 교원 연수와 학생 ‘독·토·樂 캠프’를 통해 학교 현장에 확산되고 있다. 입시 경쟁으로 지친 일반고 학생들을 위한 ‘라이브러리 스테이’는 일상의 틀에서 잠시 벗어나 책과 함께 머물면서 쉼과 나눔을 통해 자아를 찾고 세상에 대한 관심을 넓혀감으로써, ‘우리의 삶’에 대해 사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함께 쓰기’ 나와 세상을 잇다

우리는 매일 누군가가 쓴 글을 읽는다. 책, SNS 등을 통해 매일 접하는 수많은 글은 누군가의 생각을 담고 있다. 미래의 시민이자 교복 입은 시민인 우리 학생들 또한 자신과 이웃의 삶을 성찰하고,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을 쓰고 서로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교육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교원 글쓰기 교육 연수’와 ‘교원 책마을 창작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학생 글의 가치에 주목하여 독자에서 저자로 나아가는 ‘책 쓰기 동아리’는 학교생활, 우정, 지역사회 탐방 등 학생들의 관심사와 진로 등을 바탕으로 특정 주제를 선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여 한 권의 책을 완성하게 된다. <가난합니다, 나는>, <수북수북>, <덮으면서 다시 시작하는 그림책> 등 우리 학생들의 경험과 시각을 담은 다양한 책이 출판을 통해 세상과 만나고 있다.

‘함께 살기’ 삶의 무늬를 그리다

‘나는 누구인가? 공동체의 일원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삶에 대한 사유에서 출발한 ‘오늘과 만나는 인문·고전 아카데미’는 과거·현재 그리고 미래와 만나는 시간이다. 사람과 삶에 중심을 둔 체험 중심 인문소양교육으로 독서·출판 단체, 지역사회의 대학과 연계하여 교원·학생·학부모 특강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가 일생 동안 하는 여행 중 가장 먼 여행은 어떤 것일까? 바로 머리에서 가슴,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이라 한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이 공부의 시작이며, 진정한 공부는 가슴에서 끝나지 않고 발까지, 삶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처럼,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은 함께 토론하고 글을 쓰고 나누며 삶의 변화와 실천으로 이어지는 대장정을 통해 완성될 수 있다.

책장 넘기는 소리, 책 읽어주는 소리, 함께 토론하는 소리 가득한 독서대장정, 책을 통해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서울교육이 이제 우리의 삶 속으로 스며들어 더불어 숲을 이루고, 함께 어우러지는 거대한 함성이 되기를 기대한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