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이야기

1학년 1반!

글. 위유정 선생님(서울송파초등학교)

31년차 교사인 나는 지금까지 5, 6학년 담임을 주로 맡았었다. 특별히 고학년을 선호한 것은 아니건만 어쩌다 보니 그리 됐다. 작년에는 1, 2학년 군에서 크게 바뀐 통합교과 교육과정 연계가 궁금해서 27년 만에 2학년 담임을 신청했다. 그런데 어쩐다. 내가 만난 2학년은 그 옛날 2학년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그다지 많이 자라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또 마냥 어린 아이들도 아니었다. 전형적인 개구쟁이 몇 명뿐 아니라 하루가 멀다하고 상담을 해야 하는 아이까지…. 그야말로 지지고 볶고 울고 웃으며 무사히 1년을 보내고 나니 그래도 '아이들도 나도 성장했다'는 작은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아이들과 나누는 아침인사, 대부분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학교 산책과 바깥놀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흥미로웠던 통합교과를 거치며 새롭게 1학년 담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올해 1학년을 배정받고 1반을 맡게 됐다. 그래, 나는 이제 우리 학교 학급의 시작인 1학년 1반 담임이다. 입학식 날 만난 1학년 아이들은 어찌나 귀엽고 천진난만한지 그 사랑스러움에 훅 빨려 들어갔다. '올해는 정말 보람 차고 행복한 일 년을 보낼 수 있겠구나'라는 내 생각은 완전 맞아떨어졌다. 1학년 1반 아이들은 열심히 놀고 재잘거리며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면서 성장하고 있다.

우리 반은 아침에 등교하면 앞문으로 들어와 아침인사를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들이 “사랑합니다”라고 말하고, 나도 “사랑합니다. ○○이 어서 오세요” 하고 인사를 나눈다. 이때 나는 일부러 활짝 웃어주는데, 그러면 내 기분도 좋아진다. 등교시간보다 조금 일찍 온 아이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이야기를 나눈다. 소소한 이야기로 친교활동을 하며 아침을 연다. 등교시간이 다 되면 아이들은 그림이야기책을 본다. 책 한 권을 두세 명이 함께 보며 자연스럽게 책을 소개하고 내용을 나눈다. 1교시 시작종이 울리면 10분 정도 자기 자리에서 조용히 책 읽는 시간을 갖는다. 친구들에게 방해되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1학년 1반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단연 중간놀이 시간이다. 요즘에는 학교 공사 때문에 교실놀이만 하는데도 온갖 물건으로 놀이를 창조하며 역동적으로 논다. 아이들은 일상 생활에서 나오는 물건들을 모아놓고 놀잇감으로 사용한다. 요즘에는 우유곽을 접어 만든 딱지로 딱지치기가 한창이다. 다음으로 1주일에 한 번 하는 체육관 수업을 손꼽아 기다린다. 체육관에서는 교과 교육과정에 있는 신체 활동뿐 아니라 학급 전체가 함께할 수 있는 놀이 중심으로 수업을 하는데, 땀에 흠뻑 젖어도 마냥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순수한 행복을 느낀다. 체육관 수업을 위해서 연수도 받고 놀이에 대해 더 많이 고민했더니,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배운 놀이가 재밌다고 이야기한다. 1학기 말에 ‘○○이의 1학년 1학기는요. ( )’라는 제목으로 자기 생각을 써보라고 했더니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어서 좋았다’라는 말이 가장 많았다. 1학년은 무조건 학교가 즐겁고 재미있는 곳이어야 하는데 바깥놀이, 교실놀이, 체육관 수업이 가져다 준 결과가 좋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2학기에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교과서에서 빠져나오기이다. 수업활용 사이트와 이별하기도 쉽지는 않았는데, 나의 이 도전이 무모한 도전으로 끝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올해가 끝날 때 ‘올해는 정말 보람차고 행복한 일 년을 보냈어’ 하면서 ‘내년에도 1학년을 한 번 더 맡아볼까?’ 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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