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왜 장애를 가진 학생들은 가까운 일반학교에 다니기 어려울까?

통합교육 현황 및 개선방안

지난 9월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장애학생 어머니들이 무릎을 꿇었다. 왜 장애학생 어머니들이 집에서 가까운 학교를 놔두고, 별도의 특수학교를 지어달라고 하면서 무릎을 꿇어야만 했을까? 왜 가까운 학교는 다니기 어려웠을까? 대한민국 통합교육의 현황과 개선방안을 짚어본다.

글. 류경원 (서울독산초등학교 특수교사)

장애인 통합교육의 현주소

현재 대한민국은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학교에서 거부당하지 않는다. 「장애인차별금지법」과 「특수교육법」에 근거하여 교육책임자는 장애인의 입학 지원 및 입학을 거부할 수 없고, 전학을 강요할 수 없으며, 장애인이 당해 교육기관으로 전학하는 것을 거절해서도 안 된다. 특정 수업이나 실험·실습, 현장견학, 수학여행 등 학습을 포함한 모든 교내외 활동에서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의 참여를 제한, 배제, 거부해서도 안 되고, 장애인의 능력과 특성에 맞는 진로교육 및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장애학생은 법률에 근거하여 일반학생과 똑같이 집 앞 가까운 학교에 다닐 수 있다.

장애학생은 교육활동에 불이익이 없도록 장애유형, 정도, 특성에 따른 편의 제공만 이루어지면 어디에서나 공부할 수 있다. 통학 및 학교 내에서의 이동과 접근에 불이익이 없도록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장애특성에 따른 각종 교구, 학습보조기기, 보조공학기기 등을 제공하며, 적절한 교육 및 평가방법을 제공할 수 있는 교사와 교육보조인력이 존재한다면 장애학생은 집 앞 가까운 학교에 얼마든지 다닐 수 있다.

「특수교육법」에서 ‘통합교육은 일반학교에서 장애유형·장애정도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또래와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특수학급을 설치하여 통합교육을 지원하도록 했다. 1971년에 불과 1개 있던 특수학급은 2017년 현재 1만 325개로 늘어났다. 그러나 특수학급이 설치된 학교 수 비율은 여전히 낮다. 전체 학교 수 대비 특수학급 설치 학교 수 비율을 보면 유치원 약 8%, 초등학교 약 69%, 중학교 약 32%, 고등학교 약 27%로서 과정별 설치 비율 편차가 심하고, 초등학교 과정에 집중되어 있다.

특수교육 대상으로 선정된 장애학생은 2017년 현재 총 8만 9353명으로 2만 5798명은 특수학교에 재학 중이며 6만 3154명은 일반학교에 재학 중이다. 특수교육지원센터 지원을 받는 장애영아 401명을 제외하면 전체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70.7%가 일반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다.

2014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한국정부에 일반학교에서 통합교육을 받는 장애학생들이 특수학교로 돌아가고 있고, 장애와 관련된 욕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는 통합교육환경에서의 장애인 교육권 증진을 위한 정책을 권고했다. 이러한 우려와 권고는 일반학교 내 장애학생 교육지원 시스템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 예로 특수학급이 설치된 한울중학교도 본관에만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어 별관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을 받으려면 선생님이 학생을 업고 올라가야 한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는 장애학생이 어려움 없이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서울시교육청에 승강기 설치 등 행정 지원을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다.

통합교육을 위한 첫걸음

1971년 일반학교에 특수학급이 처음 생긴 이래 47년 동안 일반학교 통합교육 지원 시스템은 변화가 없다. 특수학급 교사 1인이 통합교육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특수교사는 특수학급 수업 때문에 장애학생이 일반학급에서 수업할 때 적절하게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형 통합교육 모형 개발 연구(2011,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유치원 이외 특수교사 97% 이상은 시간이 없어 통합학급 수업 지원을 못하고, 88% 이상의 특수교사는 협력수업을 하지 못한다.

일반학교 내 통합교육 지원 시스템이 개선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시행되어야 할 정책은 통합교육을 지원하는 특수학급 설치 및 특수교사 배치 비율을 과정별 편차 없이 9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다.

통합교육을 위한 가장 중요한 바탕은 장애학생이 학교의 한 구성원이고, 장애인이 이 사회의 한 구성원인 것처럼 장애학생이 학교에 있는 건 당연하다는 인식이다. 통합교육은 효과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이다. 통합교육이 일반학생에게 어떤 효과가 있을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흑백통합교육을 말하면서 흑인학생이 백인학생과 함께 통합교육을 할 때 백인학생에게 어떤 효과가 있을까에 대해 질문하는 것과 같다. 통합교육은 마땅히 해야 하고, 장애학생이 일반학교에 다니는 것은 당연하다.

학교는 장애학생에게 각종 교육활동 및 수업을 위한 정당한 편의 제공과 함께 장애유형, 특성에 따른 교육목표, 내용, 방법, 평가를 수정하여 제공해야 한다. 일반교사들은 일반학생들 전체를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과정 수정 시 특수교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일반교사는 특수교사와 협력하여 수업 중 장애학생에게 적절한 교육적 지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학생과 일반교사들은 장애학생의 장애유형과 장애특성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장애 이해 및 장애인권 교육이 실시되어야 하고, 장애학생에 대한 일반교사들의 교과교육 및 생활지도 능력이 제고되어야 한다. 일반학생이 장애학생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장애학생도 일반학생과 더불어 생활할 수 있도록 사회적 기술을 배워야 한다.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기본습관과 태도를 형성하기 위해 학급규칙을 지키고, 사회성 및 의사소통을 증진할 수 있는 교육을 받아야 하며, 기본적인 일상생활 기술을 습득하고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장애유형별, 정도별, 과정별 통합교육 지원 시스템이 다양해져야 한다. 특수학급 교사 1인 시스템이 아니라 장애유형, 정도에 따라 특수학급도 여러 개, 특수교사도 여러 명 존재하면서 장애학생에게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과정별 학생 발달 및 학교특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치원 및 초등학교는 일반교사와 특수교사 간 협력수업, 중학교 및 고등학교는 통합교육 컨설팅 형태로 통합교육을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장애학생에 대한 대한민국의 통합교육은 제대로 시작되지 않았다. 법만 있을 뿐 행정적 지원은 실제로 없는 상태에서 학교의 노력만 강조했다고 생각한다. 장애학생을 위한 정당한 편의 제공과 통합교육을 위한 행정 지원 그리고 학교 내에서의 노력을 제대로 시행한 후에 일반학교 내 통합교육이 어렵고 힘들다는 말을 꺼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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