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교육

차별 없는 ‘모든 이를 위한 교육’

성공적인 통합교육을 위한 제언

미국의 작은 섬 마서스 비니어드 사람들은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차별받지 않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하나로 통합된 사회를 이루며 살아간다. 사람이면 누구나 성격, 가치 등에 차이를 가지고 있지만, 이 차이가 차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마서스 비니어드 섬처럼 편 가르지 않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 통합교육은 이 ‘다름’에 대한 인식과 수용에서부터 출발한다.

글. 강경숙(원광대학교 중등특수교육과 교수)

차이로 인한 차별이 없는 사회

“글쎄, 우리는 그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들은 다른 이들과 같았어요.” 17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미국의 작은 섬 마서스 비니어드의 청각장애인들은 대다수 청각장애인의 경험과는 달리, 그들 자신을 장애인이나 소외된 그룹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지역 주민들도 이들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마서스 비니어드 섬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상대방에 따라 모국어와 수화를 일상어처럼 사용하였다.

세상에서 자신과 아주 정확하게 일치하는 외모와 성격, 습관, 가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이면 누구나 차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종종 사람들 사이에 있는 차이가 차별이 되는 경우를 만나게 되는데 장애인은 그들이 갖고 있는 차이로 인해 차별받는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다. 그러나 최근 외국에서는 장애인을 지칭할 때 ‘다른 장점을 지닌 사람’이라고 하기도 하고, ‘장애를 지닌 사람’이란 명칭도 ‘People First 운동’에 의해 장애를 사람 뒤에 써서 ‘Disabled Poeple’이 아니라 ‘People with Disability’라고 쓴다. 영국에서는 장애학생을 호칭할 때도 특정 장애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Special Education Needs’라고 하여 특별한 교육적 요구가 있는 학생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장애를 개인의 결점이 아닌 하나의 개성으로 여기자는 주장도 적지 않다. 나아가 장애라는 개념에 의미를 부여할 때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기보다는 장점을 부각해서 인식하자고 한다.

세계인권선언문을 비롯한 유엔의 인권 관련 문서에는 ‘비차별’을 인권 증진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가장 주요한 원칙 중 하나로 명시한다. 차별로 인한 인권 침해는 예나 지금이나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차별의 이유도 국적, 인종, 빈곤, 소수 민족, 장애인, 성 소수자, 학력, 외모 등 다양하다. 차별의 뿌리 깊은 원인을 생각하면 ‘편견’을 꼽을 수 있다. 확실한 근거도 정보도 없이, 자기의 가치 기준이 부지불식간에 친구나 이웃을 함부로 판단하고 비난하는 잣대가 된다. 그리고 그 편견은 내 안에 깊게 자리 잡고 변하지 않는 고정관념이 되어버린다. 이러한 차별은 인권을 침해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통합교육을 위해서는 이러한 편견과 차별을 인식하여 스스로 성찰하는 인권감수성이 필요하다.

다름에 대한 수용에서 시작되는 통합교육

학교를 들여다보면, 일반학급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장애학생을 포함하여 그 구성원의 유형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일반 공립학교라도 한 학급 구성원은 동질집단이 아닌 이질집단에 가깝다. 그러므로 인종, 민족, 가족구성원, 사회·경제적 계층, 성 정체성, 능력, 외모 등을 포함한 다양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점차 확대되는 개인의 다양성 수용과 관련된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해야 한다. 장애학생을 고려하여 모두를 포함할 수 있는 유연하게 설계된 교육을 한다면 사각지대의 학생들을 모두 포함할 수 있다.

통합교육을 활성화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먼저 ‘다름’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표방하는 학교문화를 정착하는 것이다. ‘다름’이란 물론 장애학생이 지니고 있는 다양성을 표방하며, 장애학생들은 기본적으로 교육적 욕구가 대다수의 일반학생에 비해 다르기 때문에 특수교육이 필요하며, 이러한 ‘다름’에 대한 인식과 수용 없이는 성공적인 통합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다.

이러한 통합교육의 당위성은 세계 기구에서 강조하고 있는 평등, 통합, 정상화 이념을 통해 뒷받침해주고 있다. 모든 이들은 국가로부터 평등하게 평생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 2000년 세네갈 ‘유네스코 세계교육포럼’에서 ‘모든 이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 EFA)’이라는 권고문을 채택한 바 있다. 특히 국가는 사회적으로 약하고 소외받는 영유아,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기본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을 균등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모든 측면에서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여 모든 이들의 수월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24조 교육 1항은 ‘당사국은 장애인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인정한다. 당사국은 이러한 권리를 균등한 기회에 기초하여 차별 없이 실현하기 위하여 모든 수준에서의 포용적인 교육시스템과 평생교육을 보장한다’는 교육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포용적 교육시스템이란 우선 사회적 약자에게 열려 있는 수용적인 교육의 구조를 말하는 것이며, 다시 말해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 공존하는 교육 공간을 의미하는 것이다.

영국의 국가성인계속교육연구소(NIACE)는 장애 성인 평생교육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이슈로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이 연구소의 장애 성인을 위한 실천 연구들에 주력해왔던 서트클리프는 배제가 ‘고립, 분리, 고독, 낙인, 억압, 착취’를 불러일으킨다고 비판하면서 통합만이 학습 곤란을 가진 장애 성인을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통합과 함께 ‘정상화’의 이념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장애가 없는 사람과 지역에서 보통의 생활을 영위하는 사회를 지향하는 생각’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도 EFA의 법적 근거는 헌법 제31조, 교육기본법 제3조 외에 교육기본법 제4조에 ‘모든 국민은 성별, 신앙, 신념,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교육의 기회가 일반인보다 소홀히 제공될 수 없다.

한 사회에서 같은 유형의 모습을 지닌 사람들끼리만 모이고 편견과 차별로 분리하여 편 가르기보다 다양한 모습의 이질적인 사람들과 통합하여 함께 가는 것은 건강한 사회의 척도라고 할 수 있다. 마서스 비니어드 섬 사람들의 모습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장애라는 구분 없이 하나로 통합된 사회를 이룰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는 실제 사례이며, 그 답은 '예스!'인 것이다. 우리는 모두 ‘마서즈 비니어디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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