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탐방

체험하며 배우고, 함께 나누는 즐거운 수학

자양중학교의 수학 자율동아리

‘수포자’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목 수학. 학생들은 대학 입학에 중요한 기준이 되는 수학 성적을 높이기 위해 기출문제와 난도가 높은 문제를 모아 문제풀이에만 몰두한다. 수학 공부가 즐겁지 않은 이유다. 그러나 자양중학교에는 이런 수학 공부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동아리가 있다. 즐거운 ‘수학(數學)’여행, 자양중에서 함께 떠나보자.

글. 신병철 / 사진. 이승준

어려운 수학? 즐거운 수학!

‘즐거운 수학공부’.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까지 생겨나는 오늘날 교육현실에서 다분히 이상적인 말로 들리기도 하지만 자양중학교(교장 정대영)에는 즐거운 수학학습문화가 퍼져 있다. 재미있게 배우고, 그 배움을 함께 나누는 즐거운 수학. 그 중심에 자양중 수학 자율동아리가 있다.

자양중 수학 자율동아리 활동에 문제풀이는 없다. 문제집 대신 색종이와 가위, 풀을 꺼내놓고 만들기에 열중하는 모습이 언뜻 미술시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수학 공부를 즐겁게 만드는 자양중 수학 자율동아리만의 학습방식이다. 기존의 문제풀이 수학수업에서 벗어나 실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수업을 통해 즐겁게 수학을 배우는 곳이 자양중의 수학 자율동아리다. 그래서 동아리 이름도 HAPPY MATH의 앞글자를 따서 하마(HAMA)반이다.

하마반 지도교사를 맡고 있는 전영희 선생님은 “성적을 위해 문제풀이만 반복하기보다 수학원리를 직접 체험함으로써 먼저 수학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즐겁게 수학을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 있다”고 동아리 운영의 취지와 방향을 설명했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할 거 없이 문제집을 펼쳐놓고 문제를 풀고 있는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재미도 없고,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대답해요.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사교육으로 내몰리는 거죠. 문제풀이에만 길든 학생들은 풀이가 마음대로 되지 않거나 성적이 상위권에서 멀어지면 자연스럽게 수학에서 손을 놔버려요.”

협력과 상생을 바탕으로 하는 ‘오감 통통’ 동아리

하마반의 학습 모토는 ‘오(五)감 통통’이다. 보고(目), 생각하고(思), 만들고(手), 함께 나누고(行), 이야기(通)하는 다섯 요소가 활동에 모두 녹아 있다. 그 첫 단계는 독서와 토론이다. 학생들은 권장 수학도서 목록 중에서 최소 1~2권을 선정해 1학기 동안 읽고 독후감을 쓰며 수학 배경 지식을 넓힌다. 이어 2학기에는 독서토론 워크숍을 열고 책 내용을 정리해 토론하거나 직접 퀴즈를 만들어 모둠별 퀴즈 맞히기를 하며 수학적 사고력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도 키워나간다. 여름방학 동안에는 실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수학 원리나 이슈가 될 만한 역사적 사건 등을 자유롭게 주제로 선정해 조사하고 발표하는 팀별 과제연구활동을 진행한다. 이렇게 연구한 과제를 직접 발표자료로 만들어 설명한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짐으로써 팀원과 협력하여 익힌 수학지식을 함께 공유하고 협력적 문제해결능력을 높인다.

하마반 학생들이 여러 활동 중에서도 가장 큰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는 활동은 교내 개최 혹은 외부 참가 수학체험전 부스 운영이다. 운영계획 수립, 체험자료 준비, 체험재료 선정 등 사전 준비부터 도우미 역할까지 모든 과정이 학생들의 손을 거친다. 주제 역시 별다면체 만들기, 테셀레이션 열쇠고리 만들기 등 생활과 자연, 놀이에 담겨 있는 수학원리들이다. 학생들은 이런 주제의 체험전을 직접 준비하면서 수업시간에 배운 이론이 실생활에도 쓸모 있는, 살아 있는 지식임을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교과와 연계한 이런 활동들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높이고, 학업성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거라고 생각해요. 시험이나 평가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까 활동에 적극적으로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거죠. 평가에서 해방된 탐구발표, 독서토론 등을 거치면서 학생들이 더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양보와 배려를 바탕으로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거예요.”

3학년 이지연 학생

1학년 때부터 줄곧 하마반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지연 학생은 하마반에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수학을 접했다. 기존의 문제풀이에서 벗어나 체험을 통해 수학을 배우는 하마반 활동 덕분에 수학 공부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한다.

“하마반 활동을 하면서 체험을 통해 수학을 배우는 방법들이 너무 인상 깊었어요. 수학이 단지 앉아서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수함체험전과 수학독서토론, 팀별 과제연구활동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해하고 느끼며 배우는 것임을 깨닫게 됐어요. 수학을 주제로 여러 가지 체험활동을 하면서 수학이 조금씩 즐거워지기 시작했어요.”

이지연 학생은 하마반 활동을 통해서 수학이 실생활과는 전혀 관계없는 그저 어렵고 지겨운 과목이라는 거부감이 사라졌다고 한다. 더불어 정규 수업시간에도 하마반 활동처럼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수학이라는 과목을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연구하고 스스로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해준 하마반이 정말 고마워요. 수업시간에도 동아리에서처럼 토론도 하고, 독서도 하고, 직접 다면체도 만들어보면서 원리나 개념을 깨달을 수 있게 하면 수학이 더 쉽고 즐거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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