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교육

너와 내가 서로 다른 하나가 되는 교육

네덜란드 다큐멘터리 영화 <호랑이 키트 선생님>

글. 이중기

키트 선생님은 난민 학생들을 가르친다. 이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네덜란드라는 공동체에 잘 적응하는 것. 그리고 네덜란드 교육 시스템 안에 잘 안착하는 것이다. 키트 선생님의 가르침도 이 두 가지를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편한 아랍어가 아닌 네덜란드어로만 대화해야 하고, 중동에서는 학교에 다니지 않아 다소 어렵지만, 난이도 있는 공부도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과정들이지만, 키트 선생님의 도움 아래 조금씩 성장해나간다.

하지만 공동체의 구성원이 되는 건 쉽지 않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왔어도 아랍어라는 공통분모가 있는 아이들은 쉽게 소통할 수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 아이들과는 다르다. 생김새와 사용 언어 그리고 삶의 방식까지 다른 이를 친구로 받아들이는 건 어려운 일이다.

“모든 차이가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우리가 저마다 다른 모습인 게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거야.” 친구들과 싸우면 으레 키트 선생님이 하는 말이다. 서로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름의 소중함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어찌 보면 지금 아이들에게 가장 시급히 필요한 교육은 유창한 네덜란드어만큼 서로 다름을 이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름을 이해한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서로 다르지만 충분히 의지하고, 의지하도록 해줘야 할 대상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게 중요하다. 이 영화에서는 유난히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는 가르침이 자주 등장한다. 대표적인 예는 바로 서로의 등을 마주대고 상대방을 업어주기. 친구를 전적으로 신뢰해야 할 수 있는 체육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친구는 나를 보듬어줄 수 있는 존재이고 나 또한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으로 아로새겨간다.

새로운 공동체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크리스마스가 되자 학교는 축제 준비로 분주해진다. 하지만 이슬람 문화권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에게 무작정 크리스마스 문화를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키트 선생님은 산타클로스가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축제의 면은 부각하되, 종교적 의미가 있는 행위는 일절 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크리스마스를 받아들이고 즐기게 된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시리아 난민 출신 조르디가 종교적 색채가 다소 묻어 있는 산타클로스 옷을 입고, 아이들에게 ‘할랄 푸드’를 나눠주는 장면이다. 아이들은 크리스마스의 색다른 문화를 축제로 만끽하면서 자신들의 정체성은 존중받는 방법을 키트 선생님을 통해 배운다.

학기 내내 열심히 배운 뮤지컬 안무. 뮤지컬을 준비하면서 아이들은 전신 거울을 통해 자신을 마주하는 연습을 한다.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이든,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든 거울에 비친 존재는 나이고 나를 사랑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이런 연습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게 된 아이들은 타인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서로 다른 색깔의 옷을 입고 있지만 같은 음악에 같은 안무를 맞춰 연습하는 아이들. 자신을 사랑하고 다름을 인정하며 그 사이에서 함께하는 가치를 깨달은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 찬란하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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