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서울교육과 함께한 사람들

오디세이학교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오디세이학교 전(前)·현(現) 담당 장학사 대담

공교육 안정성과 대안교육 상상력의 만남. 지난 2015년 힘차게 출발한 오디세이학교가 어느덧 4기 입학생 맞이를 앞두고 있다. 내년 3월에는 시범운영을 마치고 각종학교 형태로 정식개교까지 앞두고 있다. 그 시작을 함께한 오디세이학교 전 담당 장학사와 현 담당 장학사가 만나 오디세이학교의 성과를 되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글. 신병철 / 사진. 이승준

오디세이학교의 출발과 성장

홍숙정 오디세이학교의 원래 이름은 인생학교였어요.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는 교육원정대’라는 학교의 철학과 비전을 담을 수 있는 학교 이름을 공모했는데, 오디세우스가 수많은 고난을 견뎌내고 내면적 역량을 키워 귀향하는 모습을 그린 서사시의 이름과 같은 ‘오디세이’가 지금의 학교 이름이 됐죠. 전례 없던 학교 모델이었기 때문에 교실 공간을 만드는 것부터 협력기관 공모와 선정, 업무담당자를 설득하는 일까지 어려움도 많았어요.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오디세이학교가 잘 정착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지만, 교육감님의 철학이 확고했고 뜻을 같이하는 분들의 많은 도움 덕분에 하나하나 해결해나갈 수 있었어요.

전국 첫해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학기 중간에 모집했던 것과 달리 2기부터는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학기 시작에 맞춰 모집해서 운영하고 있어요. 2~3기 학생 모집에서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하지만 내년 4기는 설명회에 250명이 참석했을 정도로 긍정적인 신호들이 보여요. 학교 일과를 경험해보는 체험의 날 행사도 예전에는 추가 신청을 받아야 했는데, 이번에는 첫 신청부터 모집인원을 넘길 정도였어요.

홍숙정 첫해 입학식을 하던 날 너무 감격스러웠어요. 아이들이 직접 기획한 입학식에서 당당히 자신을 표현하는 걸 보면서 성공 가능성을 봤어요. 어려웠지만 보람 있었던 시간이었고, 가능성을 봤기에 오디세이학교 담당 업무를 떠나면서 아쉬움도 컸죠.

전국 2년 동안 오디세이학교를 담당해오면서 무엇 하나라도 배워가지 않는 학생은 없다고 느꼈어요. 학생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성장하는 모습을 확연히 볼 수 있었어요.

홍숙정 사실 일반학교에서는 자기 의견을 표현할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그런데 오디세이학교에서 학생들이 자기 생각을 당당하게 발표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아이들이 성장했구나 싶었어요. 주입식 교육을 받고 자란 우리 세대는 대학생 정도는 돼야 자기 생각이나 사회참여 의견을 말하곤 했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오디세이학교 아이들이 충분히 사회 변화의 주역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국 학생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되고 있어요. 오디세이학교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홍숙정 공교육과 대안교육을 어우러지게 하는 데 어려움도 있지만,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교류하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교육철학, 시스템, 공간 등이 기존 학교와는 다르다 보니까 선생님들의 생각이나 학생을 대하는 방식도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사실 첫 시작 때 ‘대학입시가 코앞인데 오디세이학교가 하는 게 뭐냐, 복교 후에도 책임을 질 거냐’는 비판도 있었어요. 아직도 대학입시에만 몰입하는 선생님들이 계신데, 오디세이학교 학생들이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는 모습을 통해 그런 선생님들의 고정관념도 바뀔 거예요. 내년3월 각종학교 형태로 개교하고 정식학교로 자리 잡고 나면 공교육에 미치는 영향도 더 커질 거예요.

전국 실제로 수료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반학교 교사들에게서 달라진 반응들이 많이 생겼어요. 오디세이학교라는 좋은 기회를 통해 아이가 주체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다시 돌아온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걸 보면 선생님들의 인식은 많이 개선된 것 같아요.

공교육 혁신의 모델을 향해 나아갈 길

홍숙정 지금의 학교는 교육과정이나 운영방식, 사제관계 등 많은 변화가 이루어져야 해요. 그런 면에서 오디세이학교가 학교 변화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는 학부모들이 오디세이학교 설명회나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바로 학교 변화에 대한 요구에서부터 이어진 것 아닐까요.

전국 오디세이학교와 일반학교의 가장 큰 차이는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에 있어요. 일반학교는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그대로 반영할 수밖에 없는 제한 속에서 운영되는데, 오디세이학교 교육과정의 80%가 자율적으로 운영돼요. 일반학교도 교육과정에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다면 아이들이 더 많이 참여하고, 더 도움이 되는 배움이 이루어질 거예요.

홍숙정 교육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러나 교사의 질이 교사가 얼마나 많이 다양한 지식을 가졌는지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자신의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내적 역량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교육하는 선생님들이 있기 때문에 오디세이학교 학생들의 입학 후 1년 뒤 모습이 달라지는 거죠.

전국 아직 풀어야 할 과제는 많아요. 시범운영에서 단위학교로 형태가 바뀌면 교육청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유지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하고, 학교 안에서 민관협력을 어떻게 유치해갈 것인지 고민해야 해요. 오디세이학교는 민관협치 모델이자 공교육의 변화를 유도하고자 만든 학교예요. 오디세이학교의 창의적, 자율적 교육과정이 일반학교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역할은 아직 미흡해요.

홍숙정 앞으로 오디세이학교가 현재의 수준을 더 발전시켜서 성공적인 모델로 남았으면 해요. 규모보다는 질적인 성공모델로서 공교육 변화의 기폭제가 되어 다른 학교에까지 파급효과를 미치는 그런 학교가 됐으면 좋겠어요.

전국 말씀처럼 현재의 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그런 의미의 역할은 어느 정도 했다고 생각해요. 오디세이학교가 추구하는 철학이나 가치는 훼손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요. 욕심을 부리자면, 양적 확대도 의미가 있다고 봐요. 현재 정원이 일반학교 서너 개 학급에 해당하는 80명인데, 지금 규모로 공교육 혁신의 모델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오디세이학교가 추구하는 취지나 배움이 더 많은 학교와 학생들에게 전달되도록 질을 담보한 양적 확대가 앞으로 오디세이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홍숙정 장학사는 학교 출범 첫해인 2015년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오디세이학교 담당 장학사로서 그 기반을 다졌다. 뒤를 이어 전국 장학사는 현재까지 오디세이학교 담당 장학사를 맡으며 학교가 자리 잡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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