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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권옹호관을 아시나요?

‘학생인권지킴이’ 학생인권옹호관

지적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안전한 환경, 튼튼한 건강, 정서적 지원, 신뢰할 수 있는 사회관계다. 사람을 우선하고 스스로의 질문으로 미래를 여는 창의적 인재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출발은 언제나 인권 존중이다.

글. 윤명화(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

학교는 시민사회, 학생은 ‘학생시민’

하루 중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학교! 학교는 즐겁고 행복한 곳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학교가 학생에게 여전히 두렵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곳은 아닐까?

학생인권교육센터에는 갖가지 불만이 쏟아진다. “치마가 짧다며 바꿔 입으라고 교문에서 돌려보내 수업을 못 들었다.” , “자율학습이나 방과 후 수업에 빠졌다고 벌금을 냈다.” , “갈색 머리인데 검은색으로 염색하라고 했다.” , “가방을 뒤져 파우치를 가져갔다.” , “남자친구와 있으면 풍기문란이라고 한다.” , “휴대폰을 등교하자마자 압수한다.” ,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는다.”

2010년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실. 교사가 교단 앞에 선 초등학생의 얼굴을 무자비하게 때리고, 쓰러뜨려 발로 차는 사건이 발생했다. 혈우병을 앓고 있는 학생까지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는 폭로에 큰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체벌 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이를 계기로 서울시교육청은 학생인권보장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화 노력을 시작했다.

차별받지 않을 권리,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교육을 받을 권리, 두발·복장 등 개성을 실현할 권리, 자치 및 참여의 권리, 교육환경에 대한 권리 등과 소지품 검사 금지, 휴대폰 사용 등 사생활 보장, 양심·종교 및 표현의 자유 보장 등의 내용이 조례에 담겼지만, 이 권리들이 학교 안으로 들어와 생동하고 있다고 단언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학생들의 ‘불만제로’를 위해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에는 학생인권옹호관이 있다. 학생인권옹호관은 학생인권에 대한 전문가로서 인권침해 민원이 접수되면 사건을 조사하고,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있었다고 판단될 시 가해자나 관계자, 교육감에게 인권침해 행위 중지 등의 조치를 취하는 역할을 한다. 쉬운 표현으로 말하자면 ‘학생인권지킴이’다.

학교는 시민사회고, 학생은 ‘학생시민’이다. 사회는 보호받아야 하는 권리와 지켜야 할 규범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학교는 여전히 학생시민의 충분한 권리를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 학생은 미성숙하고 어리기 때문에 보호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엄격한 학교규칙을 적용하고, 이로 인해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받는 사례가 많아지자 2012년 1월 26일 서울시민 10만 명의 서명과 청원으로 서울학생을 위한 인권조례가 제정됐다.

이와 함께 2015년 3월 1일 임명된 학생인권옹호관은 학생인권교육센터에서 학생인권의 지킴이로 실태조사 및 연구를 진행하며 제도 개선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또한 학생인권위원회는 학생인권종합계획 수립에 대한 심의와 평가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올해 11월 3일 학생인권의 날을 맞이해 조례 제정 5년 만에 2018~2020 학생인권 증진을 위해 학생인권종합 3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학생은 권리의 주체로 존중받아야

서울시교육청의 종합계획 발표로 학생인권은 한 걸음 더 진전됐다. 학생인권옹호관은 매년 학기 초에 학생인권안내문을 배포하고, 인권침해 재발방지 권고를 해왔다. 그리고 학교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인권센터는 법률 지원이 가능한 사무관, 장학사, 인권조사관과 성인권정책전문관, 노동인권전문관, 주무관, 인권조사관이 한 팀으로 숨 가쁘게 돌아간다. 학생인권교육센터와 학생인권옹호관은 학생인권이 존중되도록 교육감에게 정책을 제안하고 모니터링하는 등 옴브즈만 기능을 수행하며 정부의 국가인권위원회와 유사한 일을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한다. 또 그동안 1500여 건에 이르는 상담과 200여 건에 이르는 학교 및 교사 대상 학생인권옹호관의 권고문을 서울시교육감 명의로 시행해 왔다.

또 학생인권옹호관은 다양한 학생인권침해에 대해 시정 권고하고 있다. 방과 후 프로그램 선발 시 명확한 기준 마련, 종교 교육 동의서에 대한 시정, 서약서에 대한 시정, 성차별 발언 및 체벌에 대한 신분상 조치 및 인권교육 실시, 소지품 검사에 대한 학교규정 개정, 흡연검사 방법 개선 등을 권고해 왔다. 부족하지만 한 걸음씩 학생인권보장이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인권은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거나 교사의 수업권을 방해하는 것에 대한 관점과 지향의 미묘한 차이 등으로 여전히 어려움은 있다. 그러나 학교는 민주주의를 학습하는 최고의 장으로서 학교의 구성원인 학생, 교직원, 학부모 3주체가 권리와 책임에 대해 소통하며 민주적인 방식으로 운영하는 과정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야 한다.

인권친화적인 학교는 민주주의가 살아 있다. 학생은 민주시민으로서 소양을 배우고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고 학교는 경청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겨울 생생한 민주주의를 경험했다. 국민들의 목소리만으로도 부패를 무너뜨리고, 무력 없이 정권을 교체하는 역사적인 광경을 어린이와 청소년, 어른, 장애인과 소수자의 눈으로 봤다. 우리나라 그리고 서울은 민주주의 체험의 장이었다. 학교에서는 이 경험을 더 쉽게 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은 어리고 미숙해서 보호하고 돌보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권리의 주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교사의 수업권은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위해서라도 존중받아야 한다. 학교는 공동체로서 서로 지킬 수 있는 규범을 만들고, 이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인권교육센터는 이 규범과 약속, 존중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학생인권의 이끎이 역할을 할 것이다. 학생인권옹호관 역시 학생인권의 옹호자로서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다.

윤명화

파리7대학에서 근대문학을 전공했고, 서울시의원을 지냈다. 8대 서울시의원으로 교육상임위에서 학생인권조례, 무상급식조례, 혁신학교조례 등을 통과시키는 데 분투했으며, 현재 초대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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