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교육 돋보기

한국과 덴마크 교육의 공통점과 차이점

덴마크 교육의 근간 ‘삶을 위한 교육’

우리나라와 덴마크의 교육은 그 목표와 방향이 유사하다. 그런데도 왜 두 나라의 교육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일까? 덴마크의 교실에는 우리나라 교육을 상징하는 물건인 ‘교탁’이 없다. 이 차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글·사진 제공. 안용순 선생님(배명중학교)

그람스비어 직업학교의 수업시간 모습

우리나라와 덴마크 교육의 공통점과 차이점

필자는 올해 서울시교육청 교육연수원에서 학습연구년 교사로 선발되어 일 년 동안 학교교육의 혁신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그동안의 입시경쟁교육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인식하고, 그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교육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교육혁신의 모델을 보기 위해 우리나라의 혁신학교, 대안학교, 국제학교를 탐방했다. 또한 다른 나라의 사례로 북유럽 교육선진국 중 하나인 덴마크의 교육을 살피고자 했다. 그 단초가 된 것은 올해 4월 8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연수원에서 있었던 ‘덴마크 대안교육을 만나다’ 강연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자유학교(프리스콜레), 직업학교(애프터스콜레), 평민대학(폴케호이스콜레)의 설명과 사례를 접하고, 덴마크 교육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교사들은 지난 10월 23일부터 5박 7일 동안 덴마크의 자유교육을 보기 위해 코펜하겐과 오덴세, 로스킬레의 자유학교, 직업학교, 일반 공립학교를 탐방하고 돌아왔다.

먼저 우리나라와 덴마크 교육의 공통점을 살펴봤다. 덴마크는 행복교육을 표방하고, 그 키워드는 자유, 안정, 평등, 신뢰, 이웃, 환경이다. 우리나라도 교육 목표는 비슷하다. 서울시교육청의 교육 방향은 ‘모두가 행복한 혁신미래교육’이다. 그 밑의 정책방향은 창의교육, 책임교육, 참여교육, 안심교육, 어울림교육행정이다. 이 정도면 거의 유사한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왜 우리나라와 덴마크 교육이 차이가 나는 것처럼 보일까?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하면 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교실을 보자. 일단 교탁이 눈에 띈다. 교탁은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자리다. 하지만 이것은 교탁에 서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아이들의 시선을 잡는 교사 권위의 상징이다. 덴마크 교실에도 교탁이 있을까? 없다. 교탁만 없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르는 권위도 없다. 떠들거나 학업이 느리면 기다려주고, 서로 충분히 소통하는 배려심 있는 교실이다.

또 무엇이 다를까? 덴마크의 자유학교에 가봤더니 학교 현관 앞에 도서관처럼 책꽂이들이 자리 잡고 있고, 그 앞에는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소파가 여러 개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는 도서관이라고 하면 일단 도서관이라는 명칭이 있어야 하고, 대출을 위해 마련된 대출대에서 책을 빌려간다는 표시를 해야 하는데, 덴마크의 학교 도서관은 특별한 공간 없이 현관 앞에 자연스럽게 책을 비치해놓는 것이 특징이었다. 물론 좀 더 큰 고등학교에서는 도서관이라고 해서 따로 공간을 마련해놓은 학교도 있었다. 학교마다 조금씩 다른 모양이었다. 하지만 책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하는 학교의 배려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시험도 달랐다. 물론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우리와 유사한 시험이 있지만, 자유학교에서는 시험을 활동적인 프로젝트형으로 본다. 우리나라도 수행평가가 확대되는 분위기여서 비슷하게 시행되기는 하지만, 하나의 정해진 항목으로 잘하고 못하고 순위를 매기는 수행평가가 일반적이다. 글쓰기를 한다면 방법을 알려주고, 그것을 측정하여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다. 그런데 덴마크는 각자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계획하고, 그것을 프로젝트형으로 제작하는 방법으로 평가한다. 학생의 자발성을 일으키기 위해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충분히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해 만들고 평가받는다. 한마디로 결과보다는 과정중심의 평가이고, 순위를 매기기보다는 자신의 것을 스스로 결정해 만들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여기에 수업에서 질문을 통해 수업을 열고, 활동으로 수업을 완성해나간다. 자유학교 체육시간이었는데 높이뛰기 수업을 하면서 20여 분 동안 높이뛰기를 하는 의미, 방법 등을 이야기했다. 먼저 교사가 높이뛰기에 대해 아는 것을 말해보라고 한다. 아이들은 자신이 아는 높이뛰기 선수를 이야기하고, 높이뛰기에 어떤 신체능력이 필요한지 이야기한다. 그러면 교사는 높이뛰기를 하면 어떤 근육을 써야 하고, 그 근육은 어떻게 발달하는지 질문한다. 그렇게 이야기가 오가고 나서야 높이뛰기 시범을 보이고, 한 사람씩 높이뛰기를 한다.

마리엔달 자유학교 학생들의 교실 꾸미기

덴마크 교육이 우리 교육에 주는 시사점

덴마크 학교의 특징은 첫째, 아이들의 안정감과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소통하는 인간관계를 중시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교사-학생, 학생-학생 간 인간관계를 다루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런 인간관계의 성장을 통해 아이들이 안정감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교육활동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생활 속에서 실천한다. 둘째, 가르침은 지식이나 기술보다는 문제해결의 방법과 방향을 알려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지식을 전달하기만 하는 교육은 쉽지만, 교사는 아이들이 스스로 깨닫게 하도록 많은 질문을 하고, 그것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깨닫는 법을 알게 한다. 셋째, 내가 행복하려면 남도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나와 남과 우리가 행복해야 진정한 행복이 온다는 것을 생활 속에서 실천한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보면, 덴마크 교육의 핵심은 성과, 결과보다 학생들의 생각과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철학에서 나오는 것으로, 170년 전의 철학자 그룬트비에게서 영향 받은 ‘삶을 위한 교육’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권위가 지배하는 학교가 아닌, 상호 교류와 협력관계로 이루어진 협업시스템이 깔린 학교로 그 철학을 실천해서 일반화시켰다. 거기에 능력으로 학생들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학생들도 기다려주고 서로 돕는 공동체문화가 생활화되어 정착됐다. 덴마크 교육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아직 성숙하지 않은 아동과 청소년에게 인간적 삶을 고민하게 하고, 그들이 누려야 할 자유와 행복, 개성적 생활 등을 자유롭고 안정적으로 발현하게 하는 생각이 교육의 중심 생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 차이를 갑자기 줄일 수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학교에서도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다. 자유학기제와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자유롭고 행복한 교육을 지향하고 있으며, 차차 자리 잡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이것을 실현하면서도 그 기본이 되는 철학인 ‘삶을 위한 교육’이 중심이 되어 아이들이 행복하고, 교사도 행복한 삶을 위한 교육의 새싹이 자라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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