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탐방

마을과 함께 만들어가는 체험형 수업

영림중학교의 창의적 체험 활동

학교 교육과정에서 교과교육과 함께 또 하나의 기둥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창의적 체험 활동. 영림중학교는 마을과의 연계를 통해 기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 이름에 걸맞은 활동이 되도록 창의적 체험 활동의 혁신을 끌어냈다. 마을과 함께 창의적인 체험형 활동이 이루어지는 생생한 현장, 영림중학교를 찾았다.

글. 신병철 / 사진. 이승준

학교와 마을 간 연계를 통한 창체수업 혁신

학교의 교육과정은 흔히 ‘국영수’라고 부르는 교과교육과 창의적 체험 활동으로 구성된다. 이 중 창의적 체험 활동은 학생들이 창의성 있는 미래 시민으로 성장하는 발판으로서 그 중요성 역시 나날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예산, 수업 방향, 내용 구성 등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창의적인 체험’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활동으로 꾸리기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영림중학교(교장 유선욱)는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마을과 손을 잡고 학교와 마을 간의 연계를 통한 창의적 체험 활동의 혁신을 꾀했다.

영림중학교의 창의적 체험 활동은 마을과 함께 이루어진다. 강사비, 재료비 등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예산은 혁신교육지구 사업 지원금을 재원으로 활용했고, 전반적인 수업 구성은 관할 구청에서 혁신교육지구를 담당하는 온마을교육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온마을교육지원센터는 그동안 형성된 네트워크를 통해 학교의 수업 방향과 여건에 맞춰 지역 단체나 활동가를 소개하는 등 학교가 수업을 구성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따르는 부분을 지원했다.

마을과 함께하는 만큼 수업을 진행하는 외부 강사 역시 학생들과 같은 삶의 공간을 공유하는 마을강사다. 또한 마을강사이면서 같은 지역의 학교에 다니고 있거나 졸업한 자녀를 둔 학부모이기도 하다. 심지어 자녀가 현재 영림중에 다니고 있는 마을강사도 있다. 같은 공간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수업은 끈끈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가 높고, 강사 역시 더욱 세심한 보살핌을 기울이는 이유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학교와 마을이 함께 학생들을 돌보는 것이다.

마을과 함께 하는 교육활동의 의미

올해 1학기부터 본격적으로 마을과 함께 한 영림중의 창의적 체험 활동은 5개의 주제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시작한 첫 주제는 전통놀이. 학년 초 학생들끼리도 아직은 서로 데면데면한 시기에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전통놀이가 학생들의 학교 적응에도 큰 도움이 됐다. 담임선생님도 수업에 참관해 누구를 가까이하거나 피하려고 하는지 등 학생들의 교우관계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두 번째 주제인 공정여행은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재래시장을 이용하며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는 여행을 기획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학생들은 비록 교실을 떠나 직접 여행을 떠나지는 못했지만, 참여하는 보드게임을 통해 공정여행의 의미와 구로지역의 공정여행지들을 알게 됐다.

세 번째 주제는 성인권교육으로, 단순한 금기가 아닌 학생 스스로 현실에 필요한 에티켓과 기준을 찾을 수 있도록 기본 관점과 눈높이를 철저히 학생에게 맞췄다. 학생들은 자신이 경험한 남녀차별 사례를 모둠별로 논의하고 발표해 해결책을 찾아보고, ‘성’ 하면 떠오르는 것을 적고 발표하는 등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했다.

네 번째 시간은 사회적 경제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 시간을 통해 학생들은 ‘협동’ 하면 떠오르는 것을 마인드맵으로 그려 발표하고, 종이 탑 쌓기, 눈치놀이 등 공감놀이를 통해 배려와 협동의 중요성을 배웠다.

마지막 주제는 목공수업으로, 학생들은 비록 서투르지만 망치로 못을 박고, 드릴로 구멍을 뚫고, 사포로 나무 표면을 다듬어가며 자신만의 연필꽂이를 만들었다. 특히 직접 만든 결과물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여 학생들의 집중도를 더욱 높였다.

영림중은 마을과의 연계를 통해 형식적인 수업이 아닌, 그 이름에 걸맞은 창의적인 체험형 수업을 구성했다. 이를 지속해서 이어나가고 확대 재생산하기 위해서는 강사비, 운영방식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마을과 손을 잡고 첫발을 내디뎠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다. 앞으로 영림중의 창의적 체험활동이 더욱 알차고 학생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조남규 선생님

창의체험부장을 맡고 있는 조남규 선생님은 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을 온전히 학교의 힘만으로 꾸려나가는 데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마을과 함께하면서 전문성과 학생들의 참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수업 횟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학교나 지역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외부 강사가 수업을 진행하게 되면, 학생들과 유대감을 쌓지 못하고 그저 잠시 지나쳐가는 사람에 그쳐요. 학생들의 관심도나 참여도 역시 마찬가지죠. 마을강사 분들은 같은 지역의 학부모이기도 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맺으며 소통할 수 있어요. 또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수업 수준도 높고 다양한 활동을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마을과 함께하며 이전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지만, 아쉬움도 여전히 남는다. 더 많은 마을과의 만남 그리고 단순한 재미 이상의 수업 구성이다.

“재미에만 국한될 것이 아니라 연령이나 발달단계에 맞는지, 그 시기에 필요한 건 무엇인지 세밀한 연구가 필요해요. 같은 목공수업이라고 해도 발달단계에 맞춰 다르게 구성할 수도 있으니까요. 마을과 함께할 방법이 많은데도 잘 알지 못하는 선생님들도 많아요. 마을과 학교의 더 활발한 연계를 위해 서로 만나 이야기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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