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교육

서울학교협동조합 가능성과 전망

성장과 변화를 끌어내는 학교협동조합

현재 새로운 학교 교육으로서 학교협동조합이 서울에만 23개교가 운영되고 있다. 올해 말에는 전국적으로 100개교 이상이 운영될 예정이다.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학교협동조합의 가능성과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글. 이미애(서울학교협동조합 민관협의회 부회장, 영림중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학생들의 참여와 실행을 통한 경제교육

“자녀의 학교에는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는 곳이 있나요?” 이런 질문을 받게 되면 학교와 협동조합이라니 무슨 말을 하는지 아리송한 분들도 많을 것이다. 학교협동조합은 학교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주민이 공통의 필요와 욕구를 스스로 해결하고자 만든 사업체다. 학교라는 공동체를 바탕으로 하여 학교 구성원들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들이 참여와 민주적 운영을 통해 충족된다.

이런 설명에도 여전히 아리송할 수 있다. 현재 학교협동조합의 많은 유형을 차지하는 매점사업을 예로 들면 더욱 이해가 쉽다.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매점에서 경제적 논리로 건강하지 못한 먹거리가 판매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학교 매점에서만 유통되는 불량 빵들이다. 영림중사회적협동조합은 이런 불량식품 판매 매점을 학부모들이 개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됐다. 따라서 초창기에는 학생들에게 안전한 먹거리 제공과 올바른 식생활을 알려주고자 했던 학부모의 의지와 활동이 강했다.

건강한 먹거리 제공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학생들의 주체적 활동이다. 영림중은 창립단계에서는 학생들의 참여가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학생조합원이 생겨났고 활동도 다양해지고 있다. 먼저 사업 운영상의 참여다. 다양한 먹거리 선택은 학생들의 큰 즐거움이다. 상품개발부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들여놓고, 적정가격을 결정해 운영이 효율적인가를 판단한다. 안전한 먹거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양도 무시할 수 없다. 먹고 돌아서면 허기지고, 냉장고 문을 연신 열어대는 시기에 몸에 좋은 생협 제품이라고 해도 부족하면 불만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청량음료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물을 찾듯 청량음료 판매를 요청하기도 한다. 상품개발부의 자치활동을 통해 이런 문제들을 학생들이 스스로 풀어나간다. 마케팅 및 홍보부에서는 새 상품 홍보와 학생들의 입맛을 확인하기 위해 이벤트를 기획한다. 쉬는 시간을 이용한 시식행사와 인기상품 스티커 이벤트 등 학교협동조합이 학생주체의 활동공간임을 인식시키고자 한다.

학교협동조합에서 또 중요한 것이 바로 교육이다. 교육이 없다면 학생들에게는 일반 매점과 별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건강한 먹거리 판매와 소비의 필요성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다. 달콤하면서 입에 착 달라붙는 식품첨가물의 유해성에 대한 설명만으로는 식상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실험을 통해 보고 결과를 확인한다면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성분 비교를 먼저 하게 된다.

이렇듯 학교협동조합을 운영하는 학교에서는 학생들 역시 공동사업의 주인인 조합원으로서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한다. 이러한 참여를 통해 새로운 교육이 발생한다.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아니다. 실행과정 속에서 스스로 느끼고 본인이 가진 사전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해본다. 이를 통해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고 스스로 성장하는 배움이 발생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진로교육이 아닐까 싶다.

학교와 마을의 연계, 학생 활동이 사회로 뻗어나간다

학교협동조합의 또 다른 특징은 배움이 학교에서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학교 밖으로 확장된다는 점이다. 마을은 학생들의 삶의 터전이자 열린 교육장이다. 학교 밖에는 교육 인프라가 다양하므로 찾아가는 체험교육과 학생이 주체적으로 장기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열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마을교육자원을 이용한 아동, 청소년의 결합이 새로운 마을교육생태계를 만들어간다. 또한 학교협동조합을 통해 마을-학교 연계형방과후학교, 방과 후 돌봄사각지대 해소 및 효과적인 마을방과후 융합돌봄 체계 구축을 시도할 수 있다.

학교와 마을, 학교협동조합 간에도 다양한 배움이 일어나고 있다. 2017년 4월 창립한 서울학교협동조합협의회는 첫 사업으로 ‘해냄프로젝트 사업’을 실시했다. 말로만 듣던 창업기회를 학생들이 스스로 조직하고 기획과 실천, 실무, 결과물에 이르기까지 경험했다. 팀별과의 만남 조율을 통해 전체를 통솔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모르는 어른과 사업 관련 교육섭외를 했으며, 평상시 호기심이 많은 학생은 시제품제조과정 및 물품구매까지 기획했다. 다소 움직임이 부담스러운 학생은 그림과 글로 표현하는 마케팅전략을 세우는 등 회계, 결과발표 등 전 과정을 머릿속이 아닌 실천으로 무수한 교육적 효과를 거둔 프로젝트였다.

다만 학교협동조합에도 여러 고민이 있다. 가장 큰 고민은 지속가능성이다. 활동 임기가 최장 3년이기에 바통을 건네줄 후임자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교사들도 업무과중으로 부담스러워하고, 학부모 또한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사장들은 4주체와의 원만한 소통뿐만 아니라 대외적인 네트워크, 사업운영 등 가장 중요한 교육까지 맡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학교의 관심도 중요하지만 교육청 지침으로 학교와 협동조합의 축제를 연 1회 이상 주관했으면 한다. 학교협동조합의 주관보다는 학교가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학부모들이 관심을 더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

마을과 연계된 지원도 중요하다. 현재 학교협동조합은 10개교가 뉴딜여성일자리지원을 2년 동안 받고 있다.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예상할 수 없지만 이러한 지원이 계속되길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교육부와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할 부분이지만 총회의사록공증면제에 대한 학생비율이 현 50%에서 40%로 인하됐으면 한다. 학교협동조합은 4주체의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되어야 한다. 학생의 활동이 많고 참여 또한 비율을 차지하니 40%로 하고, 나머지는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바쁜 학생들을 대신해 어른들의 협력과 협조가 없다면 지속가능성에 큰 무리가 온다. 학생은 졸업하면 진로에 따라 다른 지역이나 외부로 가지만 학부모는 동생도 있고, 지역을 삶의 터로 생활하면서 지속적인 협력자로 있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조합원이 늘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학교협동조합은 교육적 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주체의 자발적 참여는 무한한 상상력과 즐거움을 창출한다. 교육의 진정한 의미는 성장과 변화이기에 학교협동조합의 지속가능성을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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