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인권, 일상이 되고 행복이 되다

학생인권이 존중되는 차별 없는 세상 만들기

학생인권 페스티벌 현장

인간으로서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는 권리 인권. 우리 학생들은 얼마나 인권을 존중받으며 차별 없는 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지난 5월 26일 서울시교육청은 인권존중 문화 정착과 인권감수성 제고를 위해 ‘학생인권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겪었던 생생한 인권 이야기를 정리해 소개한다.

글. 신병철 / 사진. 김동율 / 사진제공. 서울시교육청

인권존중 문화 정착을 위한 대화의 장

학생은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이유로 잠시라도 마음 편히 쉬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시간 없이 연일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우리 아이들. 나이가 어려서, 여자라서, 혹은 남자라서 받는 차별들.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학생들은 어떤 인권침해 및 차별을 받고 있으며, 가정, 학교, 사회 속에서 학생인권을 존중하는 문화는 얼마나 자리 잡고 있을까? 지금부터라도 이러한 침해 및 차별행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학생들의 목소리에 보다 더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지난 5월 26일, 서울시교육청은 인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 인권감수성을 제고하기 위해 ‘학생인권 페스티벌’을 처음으로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학생참여단 및 초중고 학생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인권체험 부스, 인권공감 토크 콘서트, 인권 관련 문화공연 등이 운영 및 진행됐다. 인권체험 부스는 서울시교육청 제6, 7기 학생참여단과 여러 인권단체가 참여해 학생인권, 노동인권, 성인권 3개 분야로 운영됐으며, 총 7개 부스에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홍보, 보드게임으로 익히는 노동법 및 노동상담, OX 퀴즈 등이 진행됐다.

일상에서 겪는 인권 침해 및 차별

메인 행사인 인권공감 토크 콘서트는 1,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특히 진행자와 패널, 학생들 간에 실시간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스마트폰을 활용해 토크 주제에 댓글을 달거나 전자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1부에서는 방송인 박슬기 씨의 진행으로 ‘생활 속 인권 이야기’라는 주제로 휴식권 침해와 성별, 나이, 외모로 인한 차별 등에 대해 토론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의 윤명화 학생인권옹호관은 “현재 우리 학생들은 학원과 집을 오가며 월화수목금금금을 보내는 것이 현실”이라며, “많은 학생이 학업과 여가생활의 균형을 바라고 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학생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며 이번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로 행사 현장에 참가한 한 학생 역시 “수행평가를 준비하느라 지난주에는 새벽 4시 이전에 잠을 잔 적이 없다”며, “평소에도 학원을 가야 하는 탓에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지 못하고, 이런 일이 잦아지면서 친구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졌다. SNS에서 친구들이 올린 사진을 볼 때마다 함께 어울리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다양성연구소의 김지학 소장은 “지금 우리는 행복을 미루는 사회에 살고 있다”며, “많은 부모가 이 모든 게 자녀가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을 얻어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결국 행복은 제일 마지막 순위다. 행복을 10년, 20년 뒤로 미루지 말고 바로 지금 사람다운 생활을 누리며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놀 권리, 쉴 권리가 존중되지 못하는 데 이어 나이, 성별에 따른 차별도 겪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객석에서 마이크를 잡은 한 학생은 “남동생이 잘못한 일이 있어 누나로서 야단을 치면, 어른들은 이유도 묻지 않고 왜 남동생에게 그러냐고 오히려 나를 질책한다. 또, 학교에서는 담임선생님이 어떻게 여자반이 남자반보다 반 평균 점수가 낮을 수 있냐고 하신 적이 있는데, 성적에 성별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지학 소장은 이에 대해 “이러한 차별과 억압은 남자는 남자다워야 하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성별이분법에 의한 고정관념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며, “가정에서도 부모님들이 성별이나 나이에 따라 누구 한 명을 차별하거나 편애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2부에서는 ‘미디어 속 인권 이야기’를 주제로 김지학 소장의 강연이 이어졌다. 김지학 소장은 “우리가 접하는 많은 영화, 드라마, 광고 등에는 남성중심적, 이성중심적, 외모지상주의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며, “미디어가 전하는 메시지에 의해서 억압받거나 차별받는 상황은 없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의심하는 비판적 사회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등산복의 기능을 어필하기보다 모델의 예쁜 외모와 스타일에만 치중하는 광고, 전구 교체나 컴퓨터 수리는 아빠나 오빠에게 맡겨야 한다며 성 역할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광고 등 실제 광고를 사례로 들며 미디어에 숨겨진 메시지를 간파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 1미디어 시대에 살고 있는 여러분이 미디어를 바꿔나갈 수 있는 주체이며,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 생산자”라며, “여러분에게는 자신이 속한 곳의 문화를 바꿔나갈 힘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더는 차별행위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자신 주변의 문화를 바꿔나가는 주인공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까지 학생들을 어리고 미성숙한 존재로만 여기며, 그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교육청이 마련한 이번 ‘학생인권 페스티벌’은 더욱 의미가 깊다. 인권이 존중되는 문화 속에서 학생들이 차별 없이 행복한 미래를 꿈 꿀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학생인권 페스티벌’과 같은 소통의 장이 더욱 많이 마련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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