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미래교육은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위한 것인가?

글. 서덕희 교수(조선대학교 교육학과)

4차 산업혁명에서 한 번 뒤처지면 회복 불가능하니 이를 선도해야 한다는 생존담론이 교육담론을 좌지우지하려고 한다. 시대 흐름에 밝은 학부모들은 코딩학원을 보내기 시작하였으며, 교사들은 4차 산업혁명에서 한국사회가 살아남아야 한다는 부담을 어깨에 지고 떠밀리듯 수업과 평가 방법을 바꾸어 교실에 들어선다. 연구자들은 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며 새로운 교육 개혁 담론을 생산해내기를 요구받으며, 교육정책 입안자들과 집행자들은 어떻게 새로운 용어로 기존 정권과 차별화된 개혁의 색채를 분명히 할 것인가에 관심이 있다.

미래에는 진정 예기치 못한 속도와 폭과 깊이로 사회가 변화할 수 있다. 공교육은 분명 그러한 사회변화를 반영하고 때로는 선도해야 한다. 그래서 사회변화에 대한 고려는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시기마다 전문가집단에 의하여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2015 개정 교육과정도 그런 과정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와 혁신에의 요구가 교육계 밖으로부터, 그것도 생존담론으로 학교현장을 압박하고 있으며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한다는 점이다.

미래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평생 배우고자 하는 의지와 능력이며,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일하고 공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이다. 그런데 이러한 의지와 능력은 미래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여기 나의 삶을 인간답게 살아나가는 데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지와 능력은 바로 지금-여기 배움이 즐겁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는 일이 행복해야 진정으로 내 것이 된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에도 여전한 무한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 논리는 관계를 분리시키고, 서로를 적대적으로 보게 하며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게 한다. 이렇게 되면 진정 몇몇 미래학자가 주장하듯이 인간의 인간다움이 사라진 디스토피아가 도래할 수 있다.

최근 학교혁신의 방향을 지시해주는 미래사회 핵심역량이라는 것은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여기 우리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교사가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수업방법을 개선하며 과정중심 평가를 해야 하는 것은 교사와 모든 학생이 함께 자신의 삶 속에서 실존적으로 성장하고 행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결국 교사들이 학생 개개인의 실질적 성장 속에서 진정한 교육적 권위를 찾고 교사로서의 가치와 보람을 찾는 일과 다르지 않다.

부모와 교사로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직접 지금-여기에서 체험하고 지향하는 삶의 가치와 의미가 무엇인지를 성찰하는 것이다. 만약 자신의 이기적인 안위를 넘어서 헌신하고 있는 가치와 의미가 없다면 지금이라도 찾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아래 세대가 어떤 사회에서건 인간답게 살아가는 데 힘이 되는 ‘유산(遺産)’을 갖게 될 것이며 부모와 교사로 비로소 아이들 앞에 희망을 비추는 ‘어른’으로 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유산’이 4차 산업혁명이든 그 무엇이든 미래사회를 인간답게 만드는 바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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