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탐방

내 안의 나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과정

서울상현초등학교의 진로교육

흔히 아이들은 꿈을 먹고 자란다고 한다.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은 다양한 꿈을 꾸며 성장해야 한다. 서울상현초등학교는 아이들이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도록 여러 교과와 연계한 진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잠재능력을 발견하고 감춰진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하는 서울상현초의 진로교육을 소개한다.

글. 신병철 / 사진. 김동율

꿈을 찾고 길을 여는 진로교육

오늘날 우리 아이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그리고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할까? 예전만 하더라도 아이들은 대통령, 과학자, 소방관, 화가 등 다양한 직업을 장래희망으로 말했다. 그만큼 아이들이 꾸는 꿈은 다양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꿈이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장래희망을 ‘7급 공무원’이라고 급수를 콕 짚어 이야기하는가 하면, ‘건물 임대업’을 하고 싶다는 학생도 부지기수다. 아이들의 이러한 꿈은 어쩌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안정만을 중시하는 어른들의 꿈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바탕으로 그에 맞는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도록 자아를 탐색하고 자신에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는 진정한 진로교육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상현초등학교(교장 송미숙)에서는 학생들이 긍정적으로 자아개념을 형성하고, 진로탐색을 위한 기초 소양을 키움으로써 진로 개발 역량의 기초를 배양할 수 있도록 발달 특성에 기초한 진로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진로교육은 단순 일회성의 체험이나 교육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교과 및 체험활동과 연계하여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이러한 진로교육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활동은 학기별로 5학년과 6학년 학생들이 운영하는 ‘진로의 날’ 행사다. ‘진로의 날’은 학급별로 모둠을 구성하고, 모둠별로 직업을 선정해 학생들이 해당 직업을 조사하고 공부한 뒤 진로체험 활동 부스를 만들어 후배들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다.

진로의 날에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자신이 조사한 직업을 설명하고, 직접적인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부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모든 과정은 실제 교과 학습과 융합되어 있다. 직업에 대해 공부하면서 글을 읽고 정보를 찾아 내용을 정리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활동은 국어와, 모둠활동을 통해 상황과 상대에 맞는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법을 익히는 활동은 도덕과, 진로의 날 진행을 위한 안내판 만들기는 미술과, 직업 정보 탐색 프로젝트 중간 발표는 실과와 연계되는 등 학생들은 교과 학습을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진로를 탐색하고 자신의 적성을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뿐만 아니라 모둠활동을 통해 자신과 다른 의견을 수렴하는 의사소통 과정과 진로의 날을 후배들과 함께 나누는 과정을 거치며 친구, 선후배 간의 교우관계를 더욱 돈독히 다지는 것은 물론이다.

자신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

서울상현초의 진로교육이 더욱 의미 있는 점은 자신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에 있다. 꿈을 먹고 성장하는 시기의 학생들이 다양한 꿈을 꿀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김지은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자기이해라고 강조한다.

“초등학교의 진로교육에 있어서 진로탐색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자기이해예요.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고 생각해보는 기회를 줘야 해요. 그러면서 다양한 직업 세계를 부담 없이 알아보고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거죠.”

학생들이 지나치게 현실적인 직업을 꿈으로 삼는다고 해서 현실을 무시한 진로교육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 없이 성장한다면 정작 현실적으로 진로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몰라 큰 혼란을 겪기도 한다. 미리 특정 직업을 정해놓고 그 직업을 갖기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보고 이해하는 시간을 충분히 그리고 여유 있게 갖자는 것이 서울상현초 진로교육의 근본적인 목표다.

“진로를 탐색하고 직업을 체험해보는 공간이 많이 있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만 체험하는 곳이 대부분이에요. 물론 아이들이 흥미를 느낀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는 있죠. 하지만 아이들이 직접 전문가가 되어 자신이 공부한 직업에 대해 친구와 후배들에게 설명하고 체험하면서 공급자와 소비자의 입장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우리 학교 진로교육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다양한 꿈을 꾸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직업에 대한 평등한 대우가 이루어져야 함과 동시에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꿈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어른들에 의해 주입되고 강요되는 꿈이 아니라 다양한 체험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고 만들어가는 진로교육이 서울상현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오늘도 서울상현초의 학생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활짝 펼칠 자신만의 날개를 가꿔가고 있다.

김지은 선생님

서울상현초등학교의 김지은 선생님은 학생들이 진로교육을 통해 숨겨진 잠재능력을 발견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한 사람의 교사로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역할을 온전히 해내는 당당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교사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미래에 무슨 직업을 갖게 될지보다는 사회에 잘 적응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잘해낼 수 있을지를 걱정하기 마련이에요. 진로교육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친구들과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나누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걱정을 하나씩 덜게 돼요.”

김지은 선생님은 아이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진로교육이 가지는 또 다른 의미를 설명한다. 진로교육이 없었다면 아이가 가진 잠재능력은 보지 못하고, 그저 성적으로만 평가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공부하는 모습만 지켜본다면 성적 뒤에 감춰진 아이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았을 거예요. 성적을 기준으로 삼아 아이를 바라보고 그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거죠. 하지만 진로교육을 통해서 감춰진 잠재능력을 표출하고, 그 능력이 개발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의 가능성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가늠할 수 있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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