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탐방

헌내기와 새내기의 손 맞잡기

효문중학교의 신규 교사 적응 프로그램

효문중학교는 신규 교사가 많은 학교의 특성을 고려해 신규 교사 적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규 교사의 원활한 학교생활 적응뿐만 아니라 선후배 교사의 자연스러운 교류를 바탕으로 구성원 간의 끈끈한 유대감과 수업 나눔 문화가 형성됐다. 신뢰를 토대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현장, 효문중학교를 찾았다.

글. 신병철 / 사진. 김동율

선배 교사가 전하는 응원과 격려

새로운 시작, 새로운 출발. 새로움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설렘과 기대라는 감정을 안겨준다. 그러나 새로움이 늘 가슴을 부풀게 하고, 두근거리게 만드는 것만은 아니다. 설렘과 기대 뒤에는 걱정과 불안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이전과는 모든 것이 다른 낯선 환경과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학교에 부임하는 신규 교사도 마찬가지다. 한 명의 교사로서 처음 맞이하는 학교생활은 설렘 반 두려움 반이다.

효문중학교(교장 김경기)는 학교의 위치, 교통 여건 등 학교 특성상 신규 교사가 많은 학교다. 올해만 4명, 지난해에는 5명의 신규 교사가 효문중에 발령을 받았다. 효문중이 첫 학교인 교사가 전체 정교사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다. 이에 효문중은 신규 교사의 원활한 학교 적응을 돕고, 건전한 교직관과 수업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신규 교사 적응 연수 및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규 교사 및 희망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연수는 선배 교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했다. 이에 따라 연수 내용은 거시적인 교육론보다는 정보 기기 활용 실무 연수, 학부모 총회 대비 교원 연수, NEIS 및 업무관리시스템 활용의 실제, 시험감독의 실제 등 신규 교사가 학교 현장에서 겪는 보다 현실적인 어려움에 초점을 뒀다. 또한, 신규 교사 적응 연수뿐만 아니라 신규 교사와 선배 교사를 멘토-멘티로 매칭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하여 더욱 가까이에서 선배 교사가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신규 교사가 안정적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효문중의 신규 교사 적응 프로그램이 더욱 특별한 점은 ‘우리 학교의 이야기’로 연수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자신이 생활하게 될 학교만의 분위기, 시설, 학생의 특성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선배 교사의 실제 경험담은 일반적인 교사 연수에서는 접할 수 없는 내용이다.

김홍태 선생님은 “거시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의 연수를 통해 교육철학과 교육론을 공유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 학교만의 개별 사례를 통해 실제 현장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했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수업 진행 능력이 좋은 것과 학교 현장에 적응하는 건 별개의 문제예요. 당장 교무실만 하더라도 처음에는 그 분위기에 적응하기가 어렵거든요. 연수를 진행하는 선생님들도 자신이 초임 시절에 겪었던 어려움이 생각나서인지 흔쾌히 나서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교류 문화

신규 교사로서 처음 마주하는 학교생활은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다. 선배 교사에게는 당연하고 일상적인 일도 신규 교사에게는 무엇보다 큰 고민거리가 되기도 한다. 올해 효문중학교에서 처음 교단에 서게 된 이경채 선생님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것 하나도 혼자서는 잘해내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부담이 많았어요. 연수가 마련되기 전에는 신규 교사끼리 모여 어떻게 해야 하나 끙끙대곤 했었죠. 지금까지의 연수가 하나도 빠짐없이 큰 도움이 됐어요. 일반적인 연수와는 달리 더욱 깊이 있게 선배들의 노하우를 들을 수 있었고, 너무 당연한 걸 물어본다고 생각하실까 봐 먼저 말하기 어려웠던 고민까지 모두 알려주셨거든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회에 찾아온 변화의 바람은 학교 현장에도 여러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점차 개인성이 강조되면서 개인화되고 파편화된 관계 문화는 학교 내에서도 구성원 간의 유대감과 공동체성의 약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하지만 효문중의 신규 교사 적응 프로그램을 통한 선후배 교사 간의 교류는 신규 교사의 안정적인 적응뿐만 아니라 학교 구성원 사이의 유대감 형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신뢰를 토대로 쌓아 올린 유대감은 곧 수업 나눔 문화로 이어졌다.

“선생님들이 수업을 공개하고 함께 공유하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을 느끼고 있지 않아요. 오히려 연세 지긋하신 선생님이 먼저 자신의 수업을 공개하고 언제든 후배 교사들이 와서 볼 수 있도록 하셨어요. 선후배 교사가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학교의 분위기를 바탕으로 함께 더 나은 교육을 고민하는 수업 나눔 문화가 형성된 거죠.”

신규 교사의 적응, 개인 간의 관계성과 공동체성 회복. 이를 바탕으로 하는 수업 나눔 문화. 이렇듯 효문중의 신규 교사 적응 프로그램은 연쇄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냈다. ‘나’와 ‘너’가 아닌 ‘우리’가 되어 더 나은 교육을 고민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교육 현장, 효문중학교의 이야기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

김홍태 선생님

효문중학교의 신규 교사 적응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김홍태 선생님은 선배 교사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후배 교사들에게 고스란히 전수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설명한다. 자신의 신규 교사 시절 역시 그랬다.

“초임 시절을 떠올려보면 처음 교무실에 앉아서 컴퓨터를 켠 순간부터 모든 게 막막하고 낯설었어요. 업무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선배들의 노하우가 배고픈 시절이었죠. 하지만 퇴임을 하는 선배들이 쫓기듯 현장을 떠나면서 자신만의 경험이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이 많았어요.”

김홍태 선생님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개인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서로 존중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관계의 단절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늘날 효문중의 신규 교사 적응 프로그램이 더욱 의미를 가지는 이유다.

“각자 알아서 자신이 맡은 일만 하겠다고 생각하면 교류의 필요성은 낮아지기 마련이에요. 사회 추세도 예전과 같은 공동체 문화는 사라지고 점점 개인화되고 있잖아요. 그러나 관계의 단절은 경계해야 해요. 과거의 공동체 문화로 회귀하자는 게 아니라 선배 교사의 조언을 통해 경험이나 철학이 후배에게 전수되도록 더 많이 교류하자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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