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눈으로 본 세상

청산

사진·글. 가재울중학교 이민주 학생

곧게 닫혀 있던 박노수 화가의 미술관
안내줄 사이로 어렴풋이 보이는
집의 모습이 아쉬웠다.
미술관 앞 세워진 소개 표지판이라도 읽자.

소개 표지판에 들어가 있던 <산>
푸른 청산이 아름답구나.
소년의 푸름이 눈부시구나.
‘사진 한 장 찍어야지!’ 하고 휴대폰을 들었다.

찰칵. 셔터 소리에 소개 표지판 뒤 벽까지.
그 벽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튀어나오셨다.

할아버지의 구부정한 허리,
그럼에도 등 뒤에 메신
가방끈을 꼭 쥐고 계셨다.
마치 학교 가기 싫다고 떼쓰는 어린아이처럼.

나도 유치원 가기가 싫어서
유치원에 갈 때마다
가방끈을 꼭 쥐고 엉엉 울었다.
이유 없이, 그냥.

이제는 아니다. 사진 속 할아버지 옆에는
청산이 있는 것처럼, 나에게도 산이 있으니까.

그래서 이 사진이 더욱 맑고 깨끗해 보인다.
순수한 시골 소년처럼.

어쩌면 이 사진을 본 나도
누군가의 청산이 아닐까.

* '아이들의 눈으로 본 세상'의 사진과 글은 '2017 인사동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직접 촬영하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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