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탐방

학교생활이 즐거워지는 학생 자치활동

서울동원초등학교의 즐거운 학교 만들기

서울동원초등학교는 지난 한 학기 동안 여러 학생 자치활동을 진행했다. 모든 활동은 즐거운 학교를 만들자는 학생들의 의견에서부터 출발했다. 자신이 다니는 학교를 즐겁게 만들자는 생각은 주인의식에서 비롯된다. 학생 자치활동을 통한 주인의식 고취, 서울동원초의 학생 자치활동은 민주시민교육과도 맞닿아 있다.

글. 신병철 / 사진. 김동율

학생의 의견을 존중하는 학생 자치문화

‘가장 위대한 영광은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음이 아니라 실패할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데에 있다’(공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영국속담).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이가 우리 삶에 실패와 좌절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실패한 순간 좌절하며 다시 도전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겠지만, 실패에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끝내 원하는 바를 이룬다면 그 과정에서의 경험은 그 어떤 성공의 과정보다 더 값질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실패할 수도, 좌절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럴 기회를 주는 것, 그리고 실패해도 다시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문화와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것이다.

서울동원초등학교(교장 이만영)의 학생 자치활동은 학생들이 자신 있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때로는 그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다시 한번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학생 개개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문화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러한 경험이 반복되며 학생들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주인의식을 갖춘 민주시민으로 성장한다.

서울동원초는 이번 1학기 동안 총 네 번의 학생 자치활동을 진행했다. 구체적인 활동 계획 수립부터 운영, 그리고 홍보까지 전 과정은 학생들의 손에서 이루어졌다. 또한 모든 자치활동은 학생들이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 아래 직접 제안한 의견에서부터 출발했다. 가장 먼저 지난 4월에는 5,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급 대항 피구대회를 열었다. 학생들은 경기 날짜, 시간, 방식을 논의한 뒤 각자의 역할을 나누고 직접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 학교 알림판과 교실 게시판에 부착하며 대회를 알렸다.

이어 5월에는 보물찾기 활동을 기획해 진행했다. 지난번 피구대회가 5, 6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만큼 이번에는 1~4학년 학생들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기회를 마련해주자는 취지였다. 이번에도 역시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보물 상품과 쓰레기 처리 및 뒷정리 방법 등을 논의하고, 보물찾기 당일에는 진행임원들이 몇몇 지점에서 학생들의 안전까지 책임졌다. 6월에는 ‘동원 버스킹’을 개최하고 점심시간에 전 학년이 한자리에 모여 연주, 춤, 노래 공연을 펼치고 곡 알아맞히기 게임활동을 하며 함께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어 복도에서 뛰는 학생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달라는 교사회의 요구에 따라 일주일간 복도에서 피켓을 들고 안전한 복도 만들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학교는 민주시민교육의 배움터

서울동원초에서 한 학기 동안 열린 학생 자치활동이 거창하거나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특색 있는 활동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울동원초의 학생 자치활동이 무엇보다 의미 있고 뜻깊은 건 활동의 규모나 특색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이 다니는 학교를 즐거운 곳으로 만들기 위해 자기 의견을 자신 있게 말하고, 그 의견이 반영되는 과정에 있다. 학생자치를 담당하고 있는 김다미 선생님은 이를 위해 어떤 의견이라도 무시당하지 않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혹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상처받지 않고 자신 있게 다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 자치회의 때 아이들의 의견이 아무리 허무맹랑한 이야기일지라도 적어도 회의 안에서는 유효한 의견으로 남을 수 있도록 최대한 존중해주고 있어요. 아이들이 의욕이 앞서다 보니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힘든 의견도 있지만, 다른 방법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또 다른 의견을 내게끔 하는 거죠. 이런 반복적인 경험은 아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내는 데 주저함이 없도록 자신감을 심어줘요. 그렇게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성취감만으로 성장하는 건 아니라고 느꼈어요. 비록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배운다면 아이들에게는 충분히 의미가 있는 거죠.”

이렇게 결국 자신의 의견으로 인해 학교에 변화가 이루어지고,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경험은 주인의식을 고취시킨다. 서울동원초의 학생 자치활동이 모든 학생이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기획된다는 점은 바로 이 주인의식에서 비롯된 것 아닐까.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타인과 소통하며 합의점을 찾아가는 민주적인 과정을 경험한 아이들은 이 사회 그리고 자신의 삶에 스스로 주인이 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것이다. 스스로 만들어 가는 즐거운 학교, 서울동원초의 민주시민교육은 학생 자치활동에서부터 시작된다.

6학년 김주희 학생회장

서울동원초의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김주희 학생은 여러 학생 자치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며 어려움도 많았지만, 뿌듯함을 더 많이 느낀다고 한다. 또한 학생 자치회의를 주도하며 자신감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작년에도 학생회 임원활동을 했었는데, 그때는 학생회장을 하던 선배를 보면서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직접 학생회장이 돼보니 생각보다 힘들고 어려운 점도 많았고, 친구들이 저를 믿고 회장으로 뽑아줬다는 생각에 부담감도 있었어요. 하지만 저 혼자의 힘이 아니라 다 같이 주도한 행사에 다른 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한 마음이 컸어요. 또 회의를 진행하면서는 좋지 않은 의견이라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때로는 학생 자치활동을 맡아 진행하며 힘들고 지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선생님들의 응원과 친구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친구들과 함께 학생 자치활동을 기획했던 경험도 무엇보다 소중하다.

“처음에는 학생회장의 역할을 잘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괜히 학생회장을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제가 겉으로 힘든 티를 내지 않아도 담임 선생님을 비롯해 많은 선생님이 부담 갖지 말고 힘내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이제는 친구들도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고 말해줘서 학생회장을 맡은 걸 후회하지 않아요. 무엇보다 다른 임원들과 힘을 합쳐서 직접 행사들을 기획하는 게 정말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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