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서울교육

학교자율로 미래교육을 디자인하다

2018 한국-핀란드 교육 국제 세미나

지난 5월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 선진국으로 손꼽히는 핀란드의 교육전문가와 국내 교육행정가, 교사 등이 한자리에 모여 교육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핀란드 교육과의 소통을 통해 우리 교육자치의 현주소를 진단한 ‘2018 한국-핀란드 교육 국제 세미나’ 그 현장을 담았다.

정리. 신병철 / 사진. 김동율

교육자치를 위한 행정혁신의 방향 모색

핀란드 교육자치 현황과 학교혁신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의 교육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5월 30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2018 한국-핀란드 교육 국제 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김용련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됐다.

1부에서는 ‘핀란드 교육행정혁신 이행기와 현재’를 주제로 핀란드 반타시 부시장 겸 지자체 교육위원회 위원장인 엘리나 렛토 헤그로트가 ‘핀란드 교육체제 그 역사와 현재’를 발표하고, 이동섭 핀란드 국가교육원 코리아테크넷 직업교육 자문관과 신혜진 서울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의 주제토론이 이어졌다. 이어 ‘핀란드 교육자치와 학교혁신 사례’를 주제로 열린 2부에서는 템페레시 타메르코스키 고등학교의 교감대행 겸 영어교사인 마아릿 룻탈라가 핀란드 일반계 고등학교의 교육과 의사결정 과정 등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고의숙 제주도교육청 장학사와 조남규 난곡중학교 교사의 주제토론 시간이 마련됐다.

본격적인 주제 발표에 앞서 김원찬 서울시부교육감은 “오늘 세미나는 미래교육을 위한 학교자치 담론의 연장선에 있다”라며, “핀란드 교육과 대화를 시도하는 이 자리가 학교자치를 준비하는 학교뿐 아니라 권한이양을 준비하는 교육청과 교육혁신의 주체인 지역 사회 및 학부모 모두에게 행복한 혁신미래교육을 상상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핀란드 교육과의 소통이 남긴 시사점

1부 순서의 발제자로 나선 엘리나 렛토 헤그로트는 “핀란드는 고등학교에서 고정된 학년이나 학급, 성적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교과목 선택권을 확대하고 정기적으로 학습하도록 한다”며, “반타시에서는 직업훈련 역시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공부하면서 주로 기술 자격증 시험에 필요한 모듈을 수료한다. 이후 근무 현장에서 실제적인 직업 훈련을 받으면서 학습한 이론을 모듈 사이사이에 적용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학생과 고용주에게 초점을 맞춰 그들의 필요와 요구를 고려한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이 핵심이다.

이어진 주제토론에서 이동섭 자문관은 “핀란드는 우리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어 여러 가지로 배울 점이 많지만, 하나의 단면이나 눈에 드러나는 피상적인 면만 보면 잘못된 정책을 차용해 펼칠 가능성이 크다”며,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진 핀란드의 교육자치와 행정혁신, 미래교육 과정 개발 뒤편에 가려진 교육철학이 무엇인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래의 기술과 사회변화에 대응해 기대한 학습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동기나 태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질적인 성향이나 오감에 더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지, 아니면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외부적인 학습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한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2부에서는 마아릿 룻탈라가 자신이 근무하는 타메르코스키 고등학교의 학교자치를 사례로 들며 “핀란드에서는 학교와 교사의 자율성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자율성의 틀은 국가 핵심 교육과정에 의해 주어지며 지자체와 학교는 자신들의 필요에 맞게 핵심 교육과정을 완성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을 단독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외 다른 학교들, 고등교육 기관, 기업, 그리고 각종 단체 및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며, “학교는 사회의 섬이 아니라 사회의 일부다. 고등학교 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 건너갈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고 각자의 기능과 관심을 발전시키며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이해를 얻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핀란드의 교육정책이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이를 우리의 현실에 맞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먼저 개선되어야 하는지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우수한 교사들과 교육에 대한 높은 신뢰, 지역 주민들의 높은 교육 참여도, 통합교육과 협력학습, 교원학습공동체 활성화, 여기에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높은 순위를 점유하고 있는 상향평준화된 교육. 익히 널리 알려진 것처럼 핀란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 강국이다. 우리 교육 역시 몇 년 전부터 핀란드의 배움을 중심으로 하는 협력적인 교실문화, 특히 수업과 평가를 벤치마킹해왔다. 핀란드가 어떤 과정과 시스템을 통해서 교육자치를 실현할 수 있었고, 그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지 알아가는 것은 교육자치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준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우리의 학교자치를 진단하고 완전한 교육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하며 미래교육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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