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탐방

땀 흘린 만큼 우리는 함께 자란다

서울용마초등학교의 스포츠클럽 활동

“깡! 깡!” 알루미늄 야구 배트의 청량한 타구음이 운동장에 울려 퍼진다. 서울용마초의 학생들은 방학 중에도 스포츠클럽 활동을 하기 위해 매일같이 학교를 찾는다. 운동장에 모인 학생들의 얼굴은 한여름 더위가 무색할 만큼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스포츠클럽 활동이 무더위도 잊을 정도로 이토록 즐거운 이유가 궁금해진다.

글. 신병철 / 사진. 김동율

방학에도 즐겁게 학교를 찾는 이유

뙤약볕이 머리 위로 쏟아지며 푹푹 찌는 찜통더위가 매일같이 이어지던 8월의 어느 날. 대부분 학생이 얼마 남지 않은 방학의 아쉬움을 늦잠으로 달래고 있을 시간, 서울용마초등학교(교장 이상봉)의 교문을 들어서자 저 멀리 운동장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이스 캐치”, “2루 2루!”, “자세 더 낮추고 원바운드로 처리해야지!”

야구 글러브를 끼고 베이스마다 줄 서 있는 학생들은 자신에게 공이 오는 차례를 기다리며 수비 연습에 한창이다. 방학 중의 이른 아침, 게다가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뺨을 타고 땀이 줄줄 흐르는 더위에도 불구하고 연습에 열중하는 학생들은 분명 ‘운동부 선수’의 모습이다. 언뜻 봐도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실력도 그렇다. 안정적인 포구, 정확한 송구,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드는 투구, 심지어 그런 투수의 공을 정확하게 배트에 맞춰 빈 곳으로 공을 날려보내는 여학생 타자까지 예사 솜씨는 아닌 듯하다. 구슬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더위에도 학생들의 얼굴에는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이 어느 때보다 즐거운 듯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서울용마초는 학생들의 기초 체력을 향상하고, 스포츠맨십을 통한 올바른 인성 교육 및 건강하고 바람직한 여가생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야구, 소프트볼, 티볼 등 야구형 게임을 주 종목으로 하는 스포츠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운동장에 모인 학생들은 운동부 선수가 아닌 바로 서울용마초 스포츠클럽의 학생들이다. 서울용마초 스포츠클럽은 남학생뿐만 아니라 여학생의 참여도 적극 장려하여 현재 5, 6학년 남학생 22명, 여학생 13명 총 35명이 활동하고 있다. 학기 중에는 정규수업 시작 전, ‘0교시 체육 활동’으로 오전 7시 50분부터 50분 동안, 방학 중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연중 계속 운영된다.

엘리트 체육 지도자로서 오랜 경험을 쌓은 정원욱 선생님과 함께 매일 운동장에서 기량을 갈고닦은 학생들은 다양한 대회에 학교를 대표하는 선수로 출전한다. 지난 2016년 스포츠클럽이 운영된 이래 올해까지 3년간 꾸준히 서울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 출전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소프트볼 종목에서 서울시 3위, 여자 티볼 종목에서는 서울시 준우승을 거두기까지 했다. 올해 역시 남자 티볼은 지역교육청 1위로 서울시 본선 진출을 확정했고, 여자 티볼은 광역 예선전 조 1위로 서울시 본선에 올랐으며, 여자 소프트볼은 9월 서울시 결승을 앞두고 있다.

교실 밖 스포츠클럽 활동이 갖는 의미

각종 대회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는 것도 물론 스포츠클럽 활동의 목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용마초 스포츠클럽 활동이 갖는 진정한 의미는 이러한 활동이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수많은 긍정적 효과를 불러온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용마’라는 이름을 가슴에 달고 학교를 대표한다는 데 누구보다 큰 자부심을 느낀다. 자랑스러운 우리 학교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이다. 방학에도, 이른 아침에도 항상 즐겁게 그리고 누구보다 진지하게 연습하며 활동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애교심에서 비롯된다.

스포츠클럽 활동은 학생들의 안정적인 학교생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때로는 교실에서 담임선생님이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에너지가 넘친다. 뛰고, 달리고, 구르고, 매달리고 싶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욕구다. 이러한 욕구를 충분히 발산할 기회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자칫 학교폭력으로까지 이어지곤 한다. 서울용마초에서는 스포츠클럽이 운영된 이후 학교폭력이 자취를 감췄다. 스포츠클럽 활동이 넘치는 에너지와 욕구를 육체적으로 해소하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밖에서도 리틀야구단이나 유소년야구단 등을 통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스포츠 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용마초의 스포츠클럽은 외부 활동 못지않은 수준임에도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어떠한 경제적 부담도 돌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학교 울타리 안에서 매일 마주하는 친근한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어느 곳에서보다 안전하고 즐겁게 땀 흘리며 운동한다.

서울용마초의 스포츠클럽 활동은 학생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학창 시절의 추억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학교를 대표한다는 자부심,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학교 이름을 외치고 환호성을 지르며 울고 웃었던 기억. 10년, 20년이 지나도 평생 가슴속에 자리할 소중한 추억이다. 오늘도 서울용마초에서는 “용마 파이팅!”을 외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운동장을 가득 채운다.

정원욱 선생님

취재를 위해 학교를 찾았을 때 정원욱 선생님은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운동장에서 모자도 쓰지 않은 채 직접 배트를 휘두르며 학생들의 수비 연습을 돕고 있었다. 검게 그을린 얼굴은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학생들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사랑스러움이 묻어났다.

“어느 한순간을 보람 있었다고 꼽기 어려워요. 제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걸 베풀고, 아이들은 그런 저를 믿고 따르면서 1년을 함께 땀 흘리며 운동하는 매 순간순간이 행복해요. 가끔 졸업한 아이들이 찾아와 선생님과 함께 운동했던 때가 그립다곤 하는데, 아이들도 매 순간 최선을 다했고 즐거웠기 때문인 거죠.”

매년 너무 많은 학생이 신청하는 탓에 선발 테스트를 거쳐야 할 만큼 학교 내 인기 활동으로 자리 잡았고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바로 더 많은 학생과 함께하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이다.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은 많은데 실제로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교사가 현장에 많지 않아서 더 많은 아이에게 기회를 주지 못하는 게 아쉬워요. 또, 부상이나 사고 위험 때문에 스포츠 활동을 꺼리기보다는 교실 밖에서의 이런 활동도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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