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서울교육

새로운 변화의 숨길

바람길 독서학교

흔히 앞으로 로봇이 많은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들과는 달리 사람만이 잘해낼 수 있는 핵심 역량은 무엇일까? 하루하루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의 시대, 독서와 토론에서 그 해답을 찾는 선생님들이 있다. 우리 교육에 새로운 변화의 숨길을 만들어보자는 철학이 담긴 ‘바람길 독서학교’를 소개한다.

글. 이화(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독서·인문사회교육팀 장학관) / 사진. 이승준

바람길을 묻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독서교육’의 강화다. 경쟁에 치여 공감·협업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치유하고, 4차 산업혁명 등 큰 변화를 맞이해야 할 아이들에게 처방전을 내놓은 것이다. 그리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 ‘한 학기 한 권 읽기’ 단원을 마련했다.

그러나 정작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시작하려는 선생님들은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다. 독서·토론을 실제로 경험해 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부담이 적지 않다.

정동길에 위치한 서울독서교육지원본부에서는 이에 대한 실천적인 해답을 주기 위해 ‘바람길 독서학교’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바람길 독서학교’는 교원의 독서·토론 교육 역량을 키워 우리 교육에 새로운 변화의 숨을 틔워주는 바람길을 만들고자 마련된 교원 독서·토론 연수다.

깊이 읽기 그리고 넓혀 읽기

바람길 독서학교는 독서·토론을 배우고자 하는 선생님들, ‘한 학기 한 권 읽기’와 처음 만나는 선생님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지도 방법을 스스로 체득할 수 있도록 기획한 연수를 연중 운영하고 있다.

‘한 권의 책, 삶과 만나다’라는 주제로 매주 화요일에 운영하고 있으며, 상반기에는 ‘나’(관계 속에서 나에 대한 사유), ‘일’(일의 의미와 노동에 대한 성찰), ‘사랑’(사람 간, 사물과의 다양한 관계)을 소주제로 총 3기에 걸쳐 진행됐고, 하반기에는 ‘도시’(삶의 터전, 우리 사회 바라보기), ‘여행’(다양한 체험과 떠남의 의미), ‘경계’(나를 가두는 경계 넘나들기)를 소주제로 하여 3기가 진행된다.

기존의 교원 연수와는 달리 바람길 독서학교는 각 기별 세 번의 만남으로 이루어지는데 1회차에는 선정 도서를 깊게 읽고 비경쟁식 토론을 나눈다. 2회차에는 관련 도서와 연계하고 삶으로 넓히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수업 적용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3회차에는 대표 저자와의 만남과 월드카페 토론을 통해 반별 도서를 주제로 통합하게 된다.

2018년 상반기에는 오정희 소설가, 구본권 기자, 심윤경 소설가가 대표 저자로 참여하여 선생님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고, 하반기에는 유현준 건축가, 고미숙 작가, 김중미 소설가가 함께하게 된다.

정답이 아닌 새로운 질문을 찾아서

“바람길 독서 연수는 시원한 바람 부는 들판에 서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베이컨은 ‘Reading makes a full man’이라고 말했다지만 저는 ‘Reading makes a lot of question’이라 말하고 싶네요. 이 연수를 통해 새로운 분야의 책을 읽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어떤 교사여야 하는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바람길을 다녀간 선생님들의 소감에서 볼 수 있듯 바람길 독서학교 연수에 대한 선생님들의 반응은 몹시 뜨겁다. 책을 읽고 소규모 그룹별로 토론하는 과정, 또 전체가 모여 토론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통해 한 권의 책을 깊게 생각해보고 삶에 적용해보는 연수 프로그램이 짜임새 있게 진행되어 선생님들의 참여와 공감을 얻게 된 것이다.

바람길 독서학교는 기존 연수에 대한 대안으로, 정답에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질문을 던지며 늘 변화의 길목에 있다. 공모를 통해 주제에 맞는 책과 강사를 선정하는 방식도 열려 있지만, 진행 방식에서도 참여 선생님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바람을 담다

협력적 함께 읽기를 통해 새로운 변화의 숨길을 열어가고자 하는 바람길 독서학교는 국어과를 넘어 다양한 교과 선생님들이 함께 어울려 소통하며 공감의 이야기꽃을 피우는 교육의 새로운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바람길의 다양한 갈래 길이 각 학교에 생겨나고, 선생님들의 배움과 성장이 교실 수업으로 이어져 토론과 질문이 살아 있는 교실, 삶과 만나는 교육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바람길 독서학교 직무연수 오는 길이 매번 설레고 기뻤다는 어느 선생님의 말씀처럼 함께 나누고 성장하는 독서·토론 수업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도 ‘아침이 설레는 학교’를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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