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미래의 삶터를 둘러보는 식농교육

글. 신동진(가평군 마을공동체 통합지원센터 사무국장, 무아농장 교육농사꾼)

풀 멀칭을 한 밭에 토종배추 모종을 심은 모습

토종이 아니면 씨앗이 새 씨앗을 만들지 못한다. 인간의 교만과 탐욕은 씨앗을 그렇게 만들었다. 초국적기업이 우리의 식량주권을 위협하고 있다. 먹거리의 생산, 가공, 유통, 소비, 폐기 과정에서 우리는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다. 어떤 과학자는 2030년, 불과 12년 뒤 북극의 빙하가 다 녹는다고 했다. 이제 기상이변은 우리의 새로운 일상이라고 한다. 끔찍하고 아이들에게 너무 죄스럽다.

교육 혁신을 하자면서 삶을 위한 교육을 하자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정말 소중한 것은 너무 쉽게 얻어져서 소중함을 잊곤 한다. 그래서 교육이 필요하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식생활교육지원법이 있다. 이 법은 가정, 학교, 지역, 그 밖에 모든 분야에서 건전한 식생활 구현에 노력하는 것을 국민의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식생활교육, 식생활체험활동, 한국형 식생활의 확산, 환경친화적인 식생활 실천 등을 부모, 보호자, 교육관계자, 농어업인, 식품 관련 종사자 등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는 이 의무를 얼마나 지키고 있나?

이런 교육을 흔히 식농(食農)교육이라고 한다. 식농교육은 먹거리 안전과 시민의 건강은 물론 기후변화, 에너지 위기, 식량주권, 로컬푸드, 사회적 경제 등 인류와 국가의 지속가능한 생존에 대한 교육이기도 하다. 그래서 공동체를 위한 교육이기도 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어떤 고민을 해야 할까? 농촌이 소멸한다고 한다. 농촌에서 서울로 올 인구도 소멸되고, 출산율 전국 꼴찌인 서울의 소멸도 시간문제고, 그 전에 교육의 존립도 위기다. 서울에는 청년이 넘쳐나는데 일자리는 없고 사는 곳은 ‘지·옥·고’다. 농촌은 청년이 부족하고 빈집과 묵밭이 넘쳐난다. 최근 청년 귀농귀촌인들이 생겨나고는 있지만 아직 청년과 농촌의 심리적 거리는 멀다. 이 심리적 거리를 식농교육이 메워줄 수 있다. 청소년들에 대한 식농교육은 미래 내 삶터의 견학이다. 미래세대의 역량에 창의성, 생태감수성, 관계성이 중요하다면 식농교육은 바로 그 역량을 기르는 교육이다. 그리고 소 팔고 논 팔아 농촌의 희생을 통해 만들어진 서울시가 해야 할 공동체 교육이다.

필자가 있는 가평군에는 서울시학생교육원이 있다. 그런데 교육원의 교육 프로그램 중에 식농교육과정이 있는가? 서울시 학생들에게 농촌은 소비와 유흥의 공간으로 교육하는 것은 아닐까? 교육원을 서울과는 경관이 다른 또 다른 서울로 인식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성벽을 쌓은 청년들이 농촌으로, 농업으로 진로를 삼기는 어려울 것이다. 닭과 돼지의 살처분에 눈물을 흘린 뒤 허기진 배를 기름진 패스트푸드로 채우는 시민들로 길러내는 게 분명 서울교육의 미래와 혁신은 아닐 것이다.

위의 사진, 어떤 이는 새 둥지에 알을 낳은 것 같다고 했다. 내게는 지구를 아프게 바라보는 땅의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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