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탐방

이론과 경험이 하모니를 이루는 산교육의 현장

용산공업고등학교의 용공모터스

용산공업고등학교 한쪽 편에는 자동차정비소 ‘용공모터스’가 있다. 이곳은 실제 직업 현장이자, 생생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교실’이다. 용공모터스에서의 배움은 이제 곧 직업 현장에 나서게 될 학생들에게 어디서도 쉽게 얻지 못할 값진 경험이 된다. 이론과 경험이 한데 어우러지는 생생한 교육 현장, 용산공고의 용공모터스를 찾았다.

글. 신병철 / 사진. 김동율

학교에 자동차정비소가 있는 이유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제법 선선한 바람이 상쾌함을 더하는 가을의 초입, 용산공업고등학교(교장 강성봉)를 찾아간 취재진은 생경한 모습에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정문을 조금 지나쳐 학교 안으로 들어섰을 때 마주한 풍경이 다름 아닌 자동차정비소였기 때문이다. 주소를 잘못 찾아 엉뚱한 곳에 온 걸까? 그러나 주소는 정확했다. ‘용공모터스’라는 이름과 주변의 모습으로 미루어봤을 때 분명 이곳은 용산공고, 학교가 맞았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학교 안에 자동차정비소가 자리하게 된 걸까?

용공모터스는 용산공고가 지난 2006년에 설립한 학교기업이다. 다양한 최신 정비 기자재와 유능한 정비 기술자를 갖춰 다른 자동차정비소와 다를 바 없다. 학교 ‘기업’이라고 해서 이윤 추구가 목적은 아니다. 용공모터스의 궁극적인 운영 목적과 진정한 존재 가치는 그 방향성이 교육과 학생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용공모터스에서 학습인정 현장실습, 취업희망자 인턴십 등을 거치며 실무능력과 직업 현장에 대한 적응력을 강화해나간다.

용산공고의 자동차과 학생들은 교실에서 책으로 배운 이론을 용공모터스에서 훈련용으로 마련된 실제 차를 이용해 실습한다. 운전자의 안전이 달려 있기 때문에 고객이 의뢰한 차량을 직접 정비하지는 않지만, 숙련된 선배 정비사들이 실제로 작업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배울 수 있으니 어느 곳에서보다 생생한 교육이 이루어진다. 현재 용공모터스의 전문 정비사들도 모두 용산공고 출신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모교 후배인 만큼 귀찮은 내색 하나 없이 지도에 열과 성을 다한다.

용공모터스의 존재가 만족스러운 건 학생들뿐만 아니라 이곳에 정비를 의뢰하는 고객도 마찬가지다. 그 바탕에는 학교기업이라는 신뢰가 깔려 있다. 정비료가 저렴하고 불필요한 정비를 권하지 않는 정직한 자동차정비소라는 신뢰는 용공모터스가 10년 넘도록 운영을 이어가는 힘이 됐다. 탄탄한 운영의 성과는 다시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간다. 용산공고 자동차과 학생들은 한 해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각종 자동차 관련 전시회나 박람회, 선진화된 정비공장 등 찾아 견문을 넓힌다. 학생들에게 이토록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게 예산 등 현실적인 여건상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용산공고에서는 용공모터스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역사회에까지 녹아들어 학생과 고객 모두가 윈윈하는 학교 기업이 바로 용공모터스다.

이론에 경험을 더하는 교육 현장

졸업 전 혹은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나서는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경험’은 크나큰 자산이 된다. 물론,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학교 안팎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이제 곧 맞이하게 될 직업 현장을 생생하게 경험할 기회는 드물다. 현장실습의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일분일초가 바쁘게 돌아가는 실제 직업 현장은 학생들이 보고 싶은 걸 보고, 듣고 싶은 걸 들으며 배울 수 있을 만큼 여유롭지만은 않다.

그래서 용공모터스에서의 경험은 무엇보다 값지다. 이곳은 실제 작업이 이루어지는 직업 현장이자, 이론에 현장 경험을 더하는 산교육의 장이다. 소위 허드렛일만 하느라 소중한 현장실습 시간을 허비하는 일은 없다. 학생들은 충분히 볼 수 있고, 충분히 들을 수 있으며,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 ‘학교’ 기업이기 때문이다. 직업 현장을 학교 안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장점이다.

학생들은 용공모터스에서 마음 편히 배우고 경험한다. 이는 익숙한 공간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한다는 심리적 안정감에서 비롯된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선생님에게는 이론을, 전문 정비사에게는 실질적인 기술을 익히며 학생들은 이론과 현장 경험이 융합된 배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특히 올해부터는 용공모터스에서 반복적으로 훈련하고 숙련도를 높이며 더욱 효과적인 배움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실습교재까지 직접 제작했다.

의문이 풀렸다. 학교가 기업을 운영하고 학교 안에 자동차정비소가 자리하는 까닭은 바로 생생한 교육을 위함이다. 실습시간이 되자 자동차과 학생들이 교복 대신 작업복을 입고 용공모터스를 찾아왔다. 오늘도 학교 한쪽에 자리 잡은 용공모터스에서 이론과 경험이 조화를 이루는 배움의 하모니가 들려온다.

3학년 박준현 학생

3학년 박준현 학생은 졸업을 앞두고 현재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누구보다 더 현장실습을 희망했다. 이미 여름방학에 용공모터스 현장실습을 경험했지만 배움을 향한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했고, 학기 중 한 달 동안 진행되는 현장실습을 다시 한번 신청했다.

“방학에는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취업 전에 더 많은 실무 경험을 쌓고 싶었어요. 아직 배울 게 더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현장실습에서 그동안 배운 걸 체계적으로 복습하려고 해요. 취업하면 가장 먼저 맡는 일이 엔진오일 교체 같은 기초 경정비인데, 이곳에서 실제 차로 실습하며 기초 실무를 탄탄히 다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박준현 학생에게 실제 정비가 이루어지는 현장에서의 실습은 하나같이 모든 게 새롭다. 하지만 낯설거나 긴장되지는 않는다. 용공모터스에서라면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용공모터스는 박준현 학생에게 최고의 실습 공간이다.

“실습차로 여러 번 해본 작업이라도 실제 차는 그 느낌부터가 달라요. 똑같은 작업이라도 새로 배우는 것 같았어요. 아마 용공모터스가 아니었다면 낯선 공간에 혼자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가르쳐주시는 걸 온전히 다 배우지 못했을 것 같아요. 항상 생활하던 공간인 용공모터스에서는 마음부터 편안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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