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이야기

다문화 교육 중국어로 실현하다

글. 박훈정(서울문성초등학교 교감)

“중국어를 정확한 표준어로 말하네요.”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중국인 아주머니가 아이의 엄마에게 말을 건넸다. 그리고 신기하다는 듯 중국어로 아이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 학교 학부모님이 학부모 회의에서 자랑하듯 한 이야기다. 그러자 또 다른 학부모님도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가족이 함께 학교 주변의 식당에 가서 음식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아이가 중국인들과 자연스럽게 하는 한두 마디가 무척 놀랍고 대견스러웠다고 한다. 학교에서 배운 중국어를 학생들이 생활에서 실제로 쓰고 있는 것이다.

우리 학교는 금천구 독산동에 재래시장이 있는 다가구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중국인들이 거주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중국인이 주민의 30%에 육박한다. 우리 학교도 다문화 학생의 비율이 30%에 이른다. 갈수록 늘어나는 중국인을 보면서 선주민(한국인)들은 걱정이 앞섰다. 선주민들은 문화가 다른 중국인들의 낯선 행동에 이 마을을 떠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고, 실제로 상당수의 선주민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했다.

이러한 선주민 이탈 상황에서 지난해 우리 학교는 다문화연구학교로 지정됐다. 지역과 학교의 이미지를 혁신하기 위해 중국어 수업을 도입하고, 방과후교육이 아닌 정규수업시간에 전체 학생을 대상(1학년 제외)으로 중국어를 가르쳤다. 운영 첫해 결과는 놀라웠다.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고, 주변 학교들의 지대한 관심과 방문뿐만 아니라 신문에도 보도되며 중국어 수업을 하는 초등학교로 알려졌다.

다문화 학생들과 일반 학생들이 서로 도우며 성장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중국어 학습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체험활동을 꾸준하게 추진했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 나라의 문화, 생활양식, 생각하는 방법 등도 함께 배운다. 학생들은 중국어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인 친구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 중국 문화에 대해 공부하면서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더 깊이 있게 이야기하고 공감하게 됐다. 학부모님들은 학생들이 중국어를 쉽고 즐겁게 배우는 것에 대해 매우 만족해했고, 중국어 특화 교육에 대해 주변에 자랑하기도 하면서 우리 학교는 가고 싶은 학교가 됐다.

다문화 학생들은 중국어 수업을 통해 부모님께 들어 조금 익숙하지만 잘 알지 못했던 중국어를 배우면서 학교생활에 자신감을 찾아갔다. 친구로부터 존중을 받는 느낌은 다른 수업시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긍정적인 교육 효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피하기만 했던 부진아 교실에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다니면서 기초학력도 많이 향상됐다. 자신감을 찾은 다문화 학생들은 한국 친구들과 교우관계도 매우 좋아졌다. 다문화 학생이 많아서 기피하는 학교가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경쟁력 있는 다문화 학교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에도 다문화 학생들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작년 91명이었던 다문화 학생 수는 올해 10월 현재 122명으로 늘어났다. 중국에서 전입해오는 학생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한국 학생들의 전출은 그다지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 학부모들이 중국어 수업의 효과를 인식하기 시작했고, 학교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높아졌다. 학교 문화가 변화했고, 학교에 대한 자부심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어 수업을 하는 학교, 서울문성초등학교는 다문화 밀집지역에서 선주민이 다니고 싶은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다문화 학생과 중국어, 중국 문화를 함께 배우고 가까운 미래의 다문화 사회 학교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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