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협력종합예술에서 수업혁신의 해답을 찾다

글. 홍진표(영림중학교 교사) / 사진. 이승준

구로청소년 소리어울관현악단 공연 모습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면서 전 세계 교육 경쟁력 최대 화두는 창의력과 융합교육이 된 지 오래다. 이를 위해 국가교육과정은 지속해서 21세기의 시대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역량을 강조하면서 교과 경계를 넘나드는 내용체계와 교수·학습 방법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았다.

1인 교사가 자유롭게 교과 경계를 넘나들며 수업이 가능한 초등학교와는 다르게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오랫동안 대입 수능 시스템에 따라 내가 맡은 교과가 다른 교과와 어떤 연계성이 있는지 살펴볼 겨를이 없었다. 이러한 때에 주로 중학교 3학년의 전환기 교육과정에서 시도됐던 학급뮤지컬 프로젝트는 교과수업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가져다줬다.

이러한 가능성에 착안해서 2017년부터 도입된 서울시교육청의 협력종합예술활동 사업이 올해로 2년 차를 맞이했다. 또한 내년부터는 현재 중학교 대상에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까지 그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중학교에서 지난 10여 년간 학급뮤지컬 사업을 통해 감동적인 성과를 보여줬던 사례가 교육청 차원에서 정책으로 시행한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는 우려의 마음이 더 컸다. 사실 이러한 성과는 대부분 학교 현장에서 학급뮤지컬 사업을 이끌어온 지도교사의 자발적인 헌신과 기꺼이 동참하는 학교의 지원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과연 교육청의 정책으로 시행될 경우에도 이러한 교육적 성과가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이 정책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일선 교사들의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협력종합예술활동 사업 참여 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컨설팅과 공연 모습을 볼 때 이러한 우려는 양적 평가에서 상당 부분 해결된 것으로 생각된다. 사업 시작 2년 차에 불과함에도 서울시 대부분 중학교에서 이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참여한다는 건 사업 자체의 취지를 학교 현장에서 잘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다르게 말하면, 서울시교육청에서 이 사업을 위해 학교와 교사에게 설득력 있는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위해 학교에 필요한 실천 매뉴얼, 강사 파견, 시설 지원 등과 같은 양적인 지원을 적극적으로 했기 때문에 생긴 가시적인 효과라 볼 수 있다.

산업자본주의 시대는 이미 과거가 된 지 오래됐고, 지금은 지식 기반 사회를 넘어 제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입시경쟁에 따른 대입 수능 시스템은 철옹성처럼 버티고 있어 시대의 흐름과 변화 속도에 조응하기 위한 창의적인 수업혁신을 기대하는 게 쉽지 않은 때에 협력종합예술활동 사업은 절묘한 한 수로 작용하여 학교 교육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아마도 이 사업이 지닌 파급력으로 볼 때 서울시교육청에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도 확대 적용하는 차원이 아니라 전국 차원으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질적 성장보다는 양적 팽창에 기인해서 생기는 사업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먼저 예상해서 대책을 세울 때다. 지난 2년간 서울시교육청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이 사업의 성과는 주로 강사 파견, 시설 공급과 예산 지원에 따른 성과다. 갑자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따라 급팽창한 연극과 영화, 뮤지컬 등의 예술 강사는 학교의 교육적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으며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강사 공급을 통해 협력종합예술 수업을 꾀하는 방식에서 이제는 교사를 중심에 놓고 지원하는 사업으로 전환하는 게 시급한 선결 과제다. 현재 대부분 학교에서 협력종합예술활동 사업은 교사보다는 강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활용된다. 이는 대부분 학교가 교과목과 강사의 협력을 통한 창의적인 수업혁신을 꾀하기보다는 공연을 위한 강사 주도 실기수업 위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서로 다른 교과의 교사가 함께 연구하고 협력하는 다양한 지원방안이 있었으면 좋겠다.

시설 지원 사업 역시 위와 같은 이유로 소극장 지원 사업보다는 협력종합예술활동 수업에 최적화된 교실이나 기자재 확충 지원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 강사 공급 방식도 점차 학교 수요에 따른 공급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협력종합예술활동 사업 본연의 교과협력 수업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수업 기획 단계부터 학교에서 요구하는 강사를 적극적으로 섭외할 수 있게 하고 함께 연구한 내용을 수업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 견인하기 위해서 예산 지원과 집행 방식도 바꿀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강사 파견의 경우에는 수업 투입 전에 교사와 함께 수업을 기획하고 연구하는 활동을 수당으로 지급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이제 협력종합예술활동 사업 3년 차가 내년부터는 무엇보다도 이 사업이 공연이나 영화제와 같은 행사를 위한 지원 사업보다는 교사의 수업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사업 내용에서 공연과 발표와 같이 행사적 성격의 내용은 별도 사업으로 분리해서 지원하거나 학교 자체 계획을 통해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효과적이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시작한 협력종합예술활동 사업은 이제 서울시교육청의 대표 브랜드로 많은 이들에게 각인되고 있는 것 같아 서울시 교사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이 사업이 앞으로 더욱 성공적으로 발전하여 21세기 인공지능 시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관통하는 학교 교육의 혁신모델로 안착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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