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탐방

역사와 전통, 새로운 미래를 덧입다

경기고등학교의 과학중점학교 운영

경기고등학교는 과학중점학교로 자리 잡으며 다양한 특색 활동과 활발한 동아리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학습경험을 통해 스스로 배움을 깨닫고 미래사회의 과학 인재로 성장한다. 역사와 전통의 학교는 이제 ‘미래’라는 옷을 덧입고 새로운 앞날을 맞이하고 있다. 과학중점학교, 경기고의 창의성·주도성 함양 교육을 소개한다.

글. 신병철 / 사진. 김동율 / 사진제공. 경기고등학교

창의성을 키우는 다양하고 실제적인 경험

10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가 미래사회 과학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 잡았다. 경기고등학교(교장 최광락) 이야기다. 경기고는 지난 2011년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된 이래 올해로 8년째에 접어들면서 과학 분야의 다양한 특색 활동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경기고의 여러 특색 활동 중 한 축을 담당하는 활동은 ‘토요 아카데미’다. 토요 아카데미는 인문학적 소양과 예술적 감성을 함께 기르기 위해 유명 대학 교수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강연을 듣는 활동이다. 특히 강연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꿈을 어떻게 펼쳐나가야 하는지 생생한 조언을 듣고 진로 선택에 큰 도움을 받는다. 주중 방과 후에는 융합인재교육(STEAM) 활동이 이루어진다.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실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실험반이 운영되고,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는 진로와 연계하여 물리, 화학, 의생명, 공학과 관련한 전공심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과학·수학과 관련한 다양한 교내 대회도 주목할만하다. 경기고의 연간 일정표에는 과학포스터대회, 발명품대회, 과학창의력대회, 이공계동아리발표대회 등 다양한 대회들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과학창의력대회가 가장 대표적이다. 과학창의력대회는 ‘화성에서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기지 설계하기’와 같은 특정 주제를 세부 과제 조건에 맞춰 해결하기 위해 제한 시간 안에 팀 단위로 아이디어를 내어 각종 도구와 재료를 이용해 순수 창작품을 완성하고 발표하는 대회다. 한가지 특징은 이러한 대회가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 소위 스펙을 쌓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제를 매년 바꿔 대회 당일 공개하고, 창작품을 완성하는데 사용되는 도구와 재료는 학교에서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순수한 사고력과 창의력에 기반하여 창작품을 완성하게 되고, 직접 발표까지 함으로써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 여기에 발표력까지 키워나간다.

자발적인 동아리 활동을 장려하는 학교 문화

경기고에서는 동아리 활동이 그 어느 학교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일반동아리, 자율동아리, 상설동아리, 각종 프로젝트 동아리 등 그 수만도 140여 개에 이른다. 모든 동아리는 학생들이 역할을 분담하여 스스로 결정하고 운영한다. 학교는 동아리 구성과 운영에 간섭하지 않으며, 지도교사는 활동을 촉진하는 최소한의 역할만 맡는다. 자기주도성의 발현을 위해서다. 각종 실험이나 동아리 운영 등 모든 과정에서 겪는 실패도 온전히 학생의 몫이다. 실패하더라도 누군가가 해결방법을 던져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있어야 비로소 주도적인 역량을 함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고의 수많은 동아리 중에서도 화학반 KCC(Kyeonggi Chemistry Club)는 자칭 타칭 으뜸가는 동아리로 꼽힌다. 3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도 그 이유이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이 활동 목표와 내용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스스로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매년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발성과 적극성은 동아리 내 활동뿐만 아니라 대외 활동을 통해 더 빛이 난다. KCC는 학교 축제 ‘화동제’ 기간 동안 6~8개가량의 체험부스를 만들어 운영하고, 부스를 찾는 학생들에게 직접 과학 원리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한다. 또한 여름방학 기간에 지역 아동센터를 찾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공계동아리 재능 나눔 활동에서는 스스로 2~3개의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참여한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여름에 직접 실험도구를 챙겨 대중교통을 이용해 학교와 아동센터를 오가면서도 누구 하나 불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경기고의 다양한 특색 활동과 활발한 동아리 활동은 학교의 든든한 지원을 기반으로 한다. 자기주도성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경험을 장려하는 학교 문화는 학생들의 자발성과 적극성이 자라는 양분이 됐다. 단순히 더 많은 지식을 머리에 넣기보다 경험을 통해 스스로 깨닫는 배움. 역사와 전통 위에 ‘미래’를 덧입을 수 있었던 이유다.

이호건 학생, 황재웅 학생

이호건 학생(오른쪽)과 황재웅 학생(왼쪽)은 각각 KCC의 부장과 차장을 맡고 있다. 두 학생 모두 동아리에 들어오기 전부터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문을 통해 KCC에 대해 익히 잘 알고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입부를 희망했다고 한다. 동아리에 들어오게 된 계기나 활동을 하며 느낀 점은 서로 조금씩 달랐지만, 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같았다.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과 활발한 동아리 활동 장려 문화가 큰 동기부여가 됐다는 점이다.

2학년 이호건 학생“KCC가 가장 실험도 많이 하고 활동 수준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입부하게 됐는데, 직접 동아리에 들어와서 보니 기대 이상이었어요. 몇몇 학교에서 교내 동아리 활동 시간이 실제 활동은 하지 않고 자습시간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실험도 많이 할 수 있고 선배들에게 보고서 작성도 도움받으며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어요.”

2학년 황재웅 학생“KCC 말고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동아리가 정말 많고, 학교에서도 그런 동아리 활동을 아낌없이 지원해주고 있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돼요. 다른 동아리들의 활동을 보면서 저도 나태해지지 말고 동아리를 더 잘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아리끼리 서로 은근한 라이벌 관계가 형성되기도 하는데, 이런 건강한 경쟁이 큰 자극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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