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서울교육

학교에 민주주의가 꽃필 때 더불어 행복한 세상이 열린다

2018 학교민주시민교육 포럼

오늘날 민주시민교육은 필수불가결한 교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한 이유를 더 나열하거나 덜 나열한다고 해도 그 중요성에는 변함이 없다.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 그 내용과 방법을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학교민주시민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기 위해 서울시교육청 교육연수원에 교육 전문가, 교사 그리고 학생이 모였다. 2018 학교민주시민교육 포럼, 그 열띤 현장을 소개한다.

글. 신병철 / 사진. 김동율

왜 지금 민주시민교육인가?

민주시민교육의 현재를 짚어보고 지향점을 알아보기 위해 11월 10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연수원에서 ‘2018 학교민주시민교육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은 연구자, 정책담당자뿐만 아니라 교사, 학생까지 다양한 교육주체가 참여하여 성평등, 다문화 등을 비롯해 해외 민주시민교육 사례까지 다양한 발표가 이어졌고, 참가자들은 수업연구활동과 학생자치활동 사례 등을 공유하며 학교민주시민교육의 방향을 고민하고 지혜를 모았다.

특히 이번 포럼은 ‘참여 학생’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학생들의 참여 권한을 일부분에 한정했던 다른 포럼이나 행사와는 달리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참여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더했다. 전국에서 모인 학생들은 독립적으로 마련된 학생 세션을 통해 ‘학생이 만드는 학교, 학생자치의 활성화’를 주제로 자신들이 느낀 학교 속 민주시민교육과 자치활동에 대해 직접 발제하고 사례를 나눴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조희연 교육감은 축사를 통해 “세계적인 차원에서 봤을 때 현재는 민주주의의 후퇴기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예외인 곳으로, 세계에 영감을 주는 촛불혁명을 이루며 민주주의가 대약진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민주주의토론교육이 다양한 교과와 연계하여 교실에서 훨씬 더 폭넓게 이루어져야 한다”며, “학교는 학생들이 교과서를 통해 민주주의를 암기하는 곳이 아니라 체험하고 숨 쉬며 민주주의를 만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에서 민주시민이 자라려면

포럼은 오전과 오후 크게 두 개의 세션으로 나눠 열렸다. 먼저 열린 오전 나눔은 ‘학교민주시민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하여 김영희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장원규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의 ‘학교민주시민교육 실천과제와 체계’, 김태준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의 ‘해외의 민주시민교육 동향’, 허진만 학교시민교육 전국네트워크 대표의 ‘학교민주시민교육의 현황’ 등 발제가 진행됐다.

첫 발제자로 나선 정원규 교수는 “민주주의 탄생과 전파는 인류의 진보를 특정 짓는 정치적 위업이 분명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단순히 정치체제로서 민주주의가 막을 수 없는 문제들이 존재한다”며 그 예로 최근 부쩍 심해진 빈부격차, 난민 문제 등을 꼽았다. 또한 “현 정부 들어 다행히 민주시민교육의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올해 1월 교육부 내에 민주시민교육과까지 신설됐지만, 그 이후에는 거의 아무런 일도, 계획도 수립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기성세대가 제대로 된 시민교육을 받아본 일이 없어서 시민교육을 ‘반공교육’ 혹은 ‘의식화 교육’으로 오해하고 있고, 학교를 폭력이 만연한 ‘지긋지긋한 곳’으로 인식하고 있어 시늉만 내고 시간을 보내는 시민교육에 대한 무용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원규 교수는 이제는 ‘신민교육’에서 ‘주권자교육’으로 민주시민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여기에 덧붙여 민주시민교육을 민주적으로 추진하는 세 가지 원칙으로 자율적인 민주시민교육의 시행을 위해 ‘보조성의 원리’를 적용할 것, 입시로부터 자유로운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 특정세력에 의해 좌우되지 않도록 정부가 교재를 개발하고 공영제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조율할 것을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태준 선임연구위원은 오스트리아, 벨기에를 사례로 들어 해외 민주시민교육의 동향을 살펴봤다. 김태준 선임연구위원은 “오스트리아는 1978년 ‘범교육과정교육원칙’으로서의 시민교육 조례를 마련한 뒤 2007년 총선에서 선거연령을 낮추고 의무교과의 관점에서 교육과정을 재개편하여 선거연령인 16세 이전에 시민교육을 시작하는 등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민주시민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정권 교체에 따라 변화해왔다”며, “학교민주시민교육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민주시민교육이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 및 비전 공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허진만 학교시민교육 전국네트워크 대표는 서울과 경기, 충남, 경남의 사례를 중심으로 학교민주시민교육의 현황을 발표했다. 허진만 대표는 “서울시교육청은 민주시민교육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자기 설득의 과정을 차분하게 진행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학생의 자치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도입한 학생참여예산제는 스스로 사업을 정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경험을 해보지 못한 학생들에게 신선한 경험이자 그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로 작용하여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오전 나눔에 이어 오후 1시 30분부터 5시까지 열린 오후 나눔에서는 장소를 세 곳으로 나눠 학교민주시민교육 쟁점 토론 및 현장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노동인권과 평화교육 등을 통해 본 학교민주시민교육에 대한 토론, 현장 교사들의 학교 수업 사례 발표, 학생들의 학생자치활동 우수학교 사례 발표 및 정책제안이 진행됐다.

교육은 개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사회발전의 토대를 만든다. 앞으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수준은 바로 오늘의 학교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쉼 없이 이어졌던 이번 포럼에서는 학교에서 민주시민이 자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 그리고 질문들이 쏟아졌다. 당장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그러나 공유된 다양한 사례와 치열한 고민은 분명 학교가 민주시민교육의 장이 되고 그 안에 민주주의가 제대로 자리매김하는 데 밑바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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