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탐방

하루하루 함께 완성해나가는 ‘우리’의 학교

하늘숲초등학교의 개교 이야기

2019년 3월 구로구에서 첫발을 내딛는 학교가 있다. 바로 하늘숲초등학교다. 개교 준비에 한창인 18명의 개설 교사는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를 통해 함께 서로의 경험과 의견을 공유하며 학교의 ‘빈 공간’을 채워가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학교. 하늘숲초등학교의 개교 이야기를 들어본다.

글. 신병철 / 사진. 김동율

‘함께’라서 더욱 기대되는 ‘우리’의 학교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언제나 그리고 누군가에게나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새 출발은 새로운 각오와 다짐의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설렘과 함께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미 틀이 갖춰진 기존의 질서는 익숙함에서 비롯된 안정감을 안겨주지만, 전에 없던 새로움은 그만큼 무질서하고 불안정함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지, 그렇게 완성된 그림이 어떤 명작으로 탄생할지 부푼 기대를 갖게 한다는 점이다. 이제 곧 힘차게 첫발을 내디딜 하늘숲초등학교(교장 최성희)와 개교 준비에 한창인 교사들의 이야기가 바로 그렇다.

하늘숲초는 오는 3월 개교를 앞두고 있다. 취재를 위해 학교를 방문했을 당시 학교는 본격적인 학생맞이를 위해 ‘빈 공간’ 채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시설공사부터 각종 집기 준비, 교육과정 구상까지 어느 것 하나 ‘완성’됐다고 말하기에는 아직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채우지 못한 빈 공간이 있다는 것은 ‘부족함’이나 ‘모자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떻게 채워나갈지 기대를 갖게 하는 긍정적인 ‘결핍’이다.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무한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한다. 아직 아무런 밑그림도 그려지지 않은 새하얀 도화지는 지금 당장은 아무런 가치가 없을지라도, 누군가에 의해 어떻게 채워지느냐에 따라 불후의 명작으로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늘숲초의 빈 도화지를 채워나가는 화가는 바로 교사들이다. 현재 18명의 개설교사가 저마다의 ‘도구’로 이 빈 공간을 채워나가고 있다. 그동안 각자의 교실, 학년, 학교에서 학생들과 교육에 힘을 쏟았던 교사들은 ‘우리의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함께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1월 중순, 인근에서 개교를 준비 중인 또 다른 학교인 항동초등학교의 교사들과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를 구성하여 학교의 철학과 방향을 이해하기 위한 연수를 가졌다. 이 연수는 학생들의 발달과 성장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학교에서 어떤 배움이 일어나야 하는지 등을 논의하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이다. 3일 동안 혁신학교의 철학과 민주적 운영,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함께 살아가기, 교사와 학생이 성장하는 수업 나눔, 서로 나누고 함께 결정하기, 아이들의 발달과 감각 따라잡기 등 5개 과목으로 구성된 연수에서 교사들은 자신의 의견을 구체화하고 모으며, 아이들의 발달특성을 이해하고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의 성장을 도모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학교와 교사 자신을 채워가는 과정

교육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길러내야 하는가? 어찌 보면 가장 기초적이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교육의 근본이다. 하늘숲초의 교사들은 이 근본적인 물음에 답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학교만의 교육철학과 교육목표를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과정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교를 준비하는 과정은 학교의 공간을 채우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다.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와 연수를 통해 교사들은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보고 교사로서의 내면을 채워나가는 기회가 됐다고 말한다. 각자의 삶의 방향과 교육철학을 공유하며 하늘숲초라는 이름 아래 한 방향으로 모아가는 하루하루의 과정이 학교를 온전한 모습으로 완성해나감과 동시에 교사로서 한 걸음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개교를 준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걸 알아가는 과정이 힘들기도 하지만 하나하나 채워가는 과정을 거치며 저도 성장한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다른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정말 많이 배웠고, 지금도 계속 배우고 있어요. 짧든 길든 이런 시간이 저 자신을 돌아보게 해요.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지만, 제가 선택한 길인 만큼 책임감과 기대를 갖고 개교를 준비하고 있어요.”

이제 곧 하늘숲초의 교실과 운동장 곳곳이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찰 것이다. 아직은 빈 공간이 많지만, 꼭 그렇게 될 것이다. 근거 없는 헛된 기대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학생들을 위한 마음, 교육은 변해야 한다는 마음을 담아 하늘숲초라는 캔버스를 쉬지 않고 채워나가고 있는 교사들의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성장하는 학교 그리고 교사들. 오는 3월 하늘숲초의 개교와 힘찬 발걸음으로 걸어나갈 앞으로의 모습이 지금의 바람과 같고 분명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해도 좋은 이유다.

최미영 선생님

최미영 선생님은 개설 교사로서 현재 하늘숲초등학교의 개교를 준비하고 있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을 알고 있었지만, 최미영 선생님은 하늘숲초의 개교 업무를 희망했다. ‘우리’의 학교를 만든다는 기대감이 무엇보다 컸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왜 굳이 개교 학교로 가려고 하느냐는 질문을 여러 번 받았어요. 분명 시행착오도 있을 테고 쉽지는 않겠지만, 새롭게 첫발부터 내디딘다는 즐거움이 더 컸어요. 선생님들마다 각자의 경험이 있고 철학도 다르지만,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첫발을 잘 내디뎌보자는 생각이에요. ‘우리’의 학교를 처음부터 만들어보자는 열망이죠.”

최미영 선생님 역시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연수를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교사의 소명의식을 다시 깨달을 수 있었고, 마음을 다잡는 기회가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인터뷰 내내 최미영 선생님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연수가 마치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 같았어요. 선생님들과 함께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기대되는 한편, 너무 많은 걸 함께 하려고 욕심내지 말고 균형을 맞춰야겠다고 느꼈어요.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나 자신을 잘 들여다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금 힘들어도 따뜻하게 동행할 선생님들이 있어 새집을 어떻게 꾸밀까 설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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